문자를 씹었다.
그리고 또 문자를 씹었다.
마땅히 답해줄 말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나를 섭섭하게 한 이에 대한
미련이 조금도 없는 까닭이다.
아침에 고단한 늦잠을 자는데 깨는 벨소리에 엉겁결에
받고말았다.
"ㅇㅇ 어머니, 왜 제 문자 씹어요?"
참 용감하다.
제가 달리 할 말이 없고 그런가보다 했거든요.
그녀는 나에게갚아야 할돈이 있는데 그걸 빨리 안줘서
그러는 걸로 오해하고 있는 듯 했다.
"10월 안으로 빨리 드릴께요~~너무 미안해요."
그러세요.
제가 좀 피곤해서 다음에 또 전화합시다.
돈을 주겠다는데도 그닥 반갑지가 않다.
나 성격 더럽네.
간혹보면 자기는 전화 절대 먼저 하지않는다며
그걸 자랑처럼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 거 뭐..자랑아니다.
가끔 친한 사람 안부도 물어주고, 먼저 전화해서
목소리도 들려주고 들어주고 하는 게 사는 거지
내가 절대 먼저 전화하지 않아야지 한다는 자체가
속 좁은 걸 드러내는 말이다.
그런데 먼저 전화하지 않으면 정말 절대 하지않는
사람들 있다.
거의 대부분이 다 그렇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는 그럼 어떤가?
나도 뭐 그리 친절한 리사씨는 아닌 것 같다.
앞으로 친절하게 살아봐야겠다.
나도 사실 아이들이 없으면 그렇게 전화올 때가 없다.
그러다 머피법칙처럼 누구를 만나고 있을 때 하필이면
줄줄이 쓰잘데기없는 전화가 연이어 온다.
누가보면 마치 늘 그렇게 전화에 매달려 사는 사람처럼.
정말 요근래 하루에 한 통도 안오는 경우 종종있다.
문득 겁이 나기도 한다.
이러다 영영 내 전화벨소리 듣는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닐까?
모임에불러도 안나가다보면 그 모임에서 부르지 않는다.
부를 때 나가야 그나마 인간관계 유지하고 산다.
이렇게 사는 게 힘들다.
사회인으로 적당히 섞여서 사는 게 그렇게 힘든걸까?
아이들도 대학생이 되더니 나랑 카톡하는 재미가 떨어지는지
거의 먼저 하는 일이 없고 그나마 답변도 잘 안한다.
점점 내 위치가 궁색해진다.
숙이 남편은 같이 있으면 20 번도 더 전화질이다.
정말 열불나서 봐주기 힘들 정도이다.
무슨 말을 좀 하고 있을랴치면 바로 전에 전화하더니
다시 전화한다.
할 말도 짜다라~~ 없으면서 병이지 싶다.
나는 보자..남편이 종일 전화 한 통없다.
오면 내가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별용건아니면
전화하지 않는 게 우리사이기본사이다.
이러다 전화 목소리 잊는 게 아닐까?
가끔은 말야~~근사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잘못 건
전화라도 좀 걸어주면 좋을텐데 말이야.
뭐? 전화번호 알려달라구요?
오공
2011년 10월 3일 at 7:43 오전
전화 대신 댓글 1등 놓고 갑니다.~~~^^
무무
2011년 10월 3일 at 11:09 오전
‘정마~~알~~?’ 하던 콧소리 약간 섞인
전화목소리 들으면서 나혼자 웃었더랫어요.
아~!귀여워…ㅎㅎㅎ
저는 그런게 도대체 안되거든요.
Lisa♡
2011년 10월 3일 at 11:25 오전
오공님.
ㅋㅋ…전화대신 댓글도 위로가 됩니다.
Lisa♡
2011년 10월 3일 at 11:25 오전
무무님.
제가 그랬나요~~~~
진쫘……………?
벤조
2011년 10월 3일 at 12:29 오후
전화번호 알려주쇼~~ㅎㅎ
수다도 자꾸 떨어야 더 떨 꺼리가 생기는 것 처럼
전화도 자주 거는 사람끼리만 걸게 되더라구요.
아이들,
돈 떨어져야 전화 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 되구요.
Lisa♡
2011년 10월 3일 at 2:37 오후
우리 애들도 이젠 필요할 때만
목소리 듣게 생겼어요~~
사고픈 거 있거나 용돈 필요할 때..
미리 용돈 통장에 충분히 넣어준 제가
바보네요~~~ㅎㅎ
빈추
2011년 10월 3일 at 10:45 오후
제 휴대폰에는 곰팡이가.
Lisa♡
2011년 10월 3일 at 11:09 오후
빈추님.
거미줄이 아니고 곰팡이가?
킄킄….드라이하세요.ㅎㅎ
푸나무
2011년 10월 5일 at 12:34 오전
친절한 리사씨,^^*
오십넘어서 남편과 친한척 하면
안친한척 하는 사이보다 더 안친하대요.
울둘이 카톡 할까요? ㅋㅋ
Lisa♡
2011년 10월 5일 at 2:04 오전
푸나무님.
글쿤요~~
안친한 척 할까?
친한 척 할까 고민됩니다.
카톡…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