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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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을 산책했다.

오랜만에개인적으로 만난 O언니와 함께.

언니는 늘 이야기를 몰고온다.

오공이 언니더러 스토리텔러라고 말한 거 맞다.

신기하다.

그런 사람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늘 지겹지 않음이 반갑다.

오래도록 한국이라는 현실과 떨어져 있던 그녀라

처음엔 실제하는 인간이 맞나 하리만치 동떨어져

사랑만 먹고살 것 처럼 보이더니 이제 조금씩

자리잡아가는폼이 비친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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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질어질한데 약속을 취소하긴 싫었다.

1시까지 오라고 신신당부하던 그녀가 갑자기

12시40분쯤 와서는 닥달이다.

부랴부랴 나갔더니 한강변의 전망좋은 식당이다.

소란스러움이 주는 약간의 짜증도 어지러움에 한몫을

했지만눈웃음치는 O언니 얼굴은 모든 걸 제거하고 말았다.

어지러움도, 소란스러움도, 옆자리 아기의 째지는 외침도.

우리는 늘 만나면 신난다.

그리고 여러 이야기를 한다.

날더러 왜그리 신선한 뉴스가 없냐고 채근질이다.

없다.

난 늘 나 즐기기에 바빠 뉴스를 만들지 못한다.

그리고 크게 자랑질 할 것도 없어서 그녀의 감탄사도

만들어 내질 못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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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말없이 걷기만해도 좋은 날씨에

좋은 공원에 흐뭇한 사람이다.

무슨 말이라도 허물없는 친구가 곁에 있다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이고 행운이다.

두 명이 아니면 어때?

너 하나라도 행복하거든.

한때 사랑하다 죽어버려라~~가 생각나던 소설 주인공같던

여자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안되나요?

하고 내가 말해주고픈 여자다.

약지도 못하고 현실감각 제로여서 동생인 내가 늘

언니같다고 느꼈던 그녀.

하지만 한 해라도 더 산 사람이 낫다는 걸 증명하던 그녀.

죽어가는 노인은 불타던 도서관과 같다는 말이 떠오른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하필 우리 옆자리 86세 노인들이 우리더러 젊다고 부러워하니까.

우리도 당신들에게 배울 게 있잖아요~~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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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날 준다고 오래 전부터 벼르던 매실엑기스를 들고왔다.

"리사야~~ 이거 매실 엑기스구, 이 건 조선간장이야"

솔직히 언니는 매실을 누가 줬는데 자긴 잘 이용을 못한다고

날더러 준다는 것이다.

항상 놀라운 것은 여자라고 다 같은 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녀가 매실이라고 내게 준 것은 오디엑기스였다.

척봐도 색이 다른 걸 그녀는 보면서도 까맣게 모르고 매실이란다.

미친다.

아무렴 그녀에겐 매실이나 오디나 매한가지인 걸..뭐.

O 언니는 그런 여자다.

덕분에 땡잡았다아~~~~~~

마지막으로 우린 올림픽아파트 주차장에 2시간 이상 세워둔

주차비를 내지않고 경비가 안볼 때 도망쳤다.

물론 순전히 내 아이디어였고 언니는 그냥 가도 돼?

하면서 진짜 그냥 갔다.

멀리서 구리 모델하우스에 난 화재연기 거스름이 하늘에

퍼지며 근심을 키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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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Comments

  1. 김술

    2011년 10월 7일 at 12:14 오전

    리사님이 신선한 뉴스가 없으시다고?
    제가 보기엔 매일매일이 뉴스 덩어리신거 같은데.
    가을 오후의 공원은 참 보기에 좋군요.
    근데 올림픽 공원 주차장은 시간관계없이
    한 번 들어가면 삼천원이면 주차비가 땡인데
    거기서도망치셨단 얘기?
    아님 올림픽아파트상가 주차장서?
    리사님답다.ㅋㅋ   

  2. 웨슬리

    2011년 10월 7일 at 12:53 오전

    CCTV~~~   

  3. Lisa♡

    2011년 10월 7일 at 1:02 오전

    술님.

    3500원으로 올랐고
    한 시간 주차하고 내기엔 아깝고
    또 올림픽주차장은 왜냐면
    산책 후 파리크라상에서 빙수먹기로
    해서 겸사겸사…ㅋㅋ
       

  4. Hansa

    2011년 10월 7일 at 1:02 오전

    아이들하고 몇번 가본 공원이므로 정겹습니다.
    가을꽃들, 꽃밭이 이쁩니다. 하하

    올림픽공원은 근처사는 분들께는 복덩어리지요.
    멋지고 훌륭한 공원입니다.

       

  5. Lisa♡

    2011년 10월 7일 at 1:02 오전

    웨슬리님.

    왜?

    뒷모습?

    ㅋㅋ   

  6. Lisa♡

    2011년 10월 7일 at 1:03 오전

    한사님.

    정말 좋은 공원이죠.
    도심 한가운데 주택지..
    그 동네 복받은 거 맞습니다.
    제 집에선 10분 거리지요.
    제 집은 그대신 자연적인 공원이
    많아서 더 좋기도 해요.
    그래도 올림픽을 자주 가는 편이구요.   

  7. 푸나무

    2011년 10월 7일 at 1:41 오전

    0언니면 난데….^*
    좋은사람 곁에두고 행복하 리사님
    역시 좋은 사람!

    가을 참 좋지요?   

  8. 오공

    2011년 10월 7일 at 2:25 오전

    오언니 하나^^로 포스팅 두 개(수다와 음식남녀카테고리) 나왔으니
    오언니라는 사람자체가 이야기거리네욤^^

    저도 언젠가는 올림칙 공원을 샅샅이 헤집어봐야겠어요.   

  9. 김진아

    2011년 10월 7일 at 3:26 오전

    올림픽 공원은 아주 오래전에 아이들 어렸을 때 가 본 이후엔 가까이에 있어도 못가보는 곳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길을 고만고만한 녀석들이 깔깔거리면서 뛰어다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ㅎㅎㅎ

    아름다운 분들은 미소가 다 그렇게 고우신거예요? ㅎㅎㅎ   

  10. 봉쥬르

    2011년 10월 7일 at 3:37 오전

    가을여인들!
    다들 잘 계시는군요.
    아….나도 저렇게 거닐고 싶어라~~   

  11. 2011년 10월 7일 at 5:53 오전

    항상 멋집니다~~~~~~!!!!

    베리 굿~~!! (완존 짱~!!)

    톡톡튀는 명랑한 아줌….화이팅~~!!!!ㅎㅎㅎㅎ   

  12. Lisa♡

    2011년 10월 7일 at 6:59 오전

    푸나무님.

    올림픽공원에 함 오세요.
    식사대접 할께요.

    가을여인이 되고프시다면..가을에.
    혹은 눈내린 날 엄청 멋지답니다.   

  13. Lisa♡

    2011년 10월 7일 at 7:00 오전

    오공..그러잖아도 우리 도시락 포트럭해서
    자기랑 같이 와서 밥먹으며 왕수다떨자했어.
    직장다니는 사람이야 그렇지만 우리는 100수잖아.
    언니 비번인 날…
    ㅋㅋ…좋은 자리 찜했어.
    준비만 하시압.
    10월 중에…올림칙~~   

  14. Lisa♡

    2011년 10월 7일 at 7:01 오전

    진아님.

    아이들 데리고 그림 그리러 함 와요.
    멀지 않고 안에 자전거 스케이트 다 탈 수 있고
    연날리기 등…몽촌토성 밟는 재미도 있고
    아이들 놀기엔 그저그만..넓은 잔디밭 개장했잖아요.   

  15. Lisa♡

    2011년 10월 7일 at 7:01 오전

    봉쥬르님.

    부럽죠?

    본래 질투하면 안되고 부러워하는 고야요~~~ㅁ   

  16. Lisa♡

    2011년 10월 7일 at 7:02 오전

    어==폴님.

    오랫만입니다.
    방가방가워요.
    자주 좀 들르세요.
    놀러 갈께요~~   

  17. 오공

    2011년 10월 7일 at 9:05 오전

    네~
    저는 11.13.14일 빼고 모두 콜.

    올림칙에서^^ 뵈요~   

  18. 웨슬리

    2011년 10월 7일 at 1:54 오후

    마지막 O언니 사진이 좋네요. 옛날 KAL 선전 Welcome to my world~~~   

  19. 오드리

    2011년 10월 7일 at 2:22 오후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안되나요? 제발 …. 플리즈~~~
    흐흐 울트라 캡쑝 리사. 맘에 쏙 드네요.    

  20. 산성

    2011년 10월 8일 at 12:54 오전

    음…리사님 방에 오언니가 도배를 했군요.
    가을도배^^

    덕분에 이 가을,올림픽 공원으로…! 합니다.

    그 주차비, 소마미술관쪽은 더 비싸더라는 기억 나는군요.
    같은 공원 안인데도…
       

  21. Lisa♡

    2011년 10월 8일 at 1:09 오전

    오공…..그 날은 나도 안됨.
    그러니 그 후로~~ㅎㅎ

    16일 이후…콜~   

  22. Lisa♡

    2011년 10월 8일 at 1:10 오전

    웨슬리님.

    제가 사실은 언니 손바닥 위에
    커다란 나무를 올리려고 하는데
    언니가 너무 몸치인 겁니다.
    괜히 쭈삣거리면서…ㅋㅋ
    손바닥만 앞으로 뒤집지 않았어도
    성공인데~~   

  23. Lisa♡

    2011년 10월 8일 at 1:11 오전

    오드리언니.

    사랑만 하고 살아도 모자란 세상.
    하지만 이 세상엔 마음대로 사랑하게
    두질 않는 법칙들이 너무 많더군요.
    마음 떠난 사람도 정인이라고 다들
    꼬옥 붙잡고 놔주질 않으니..
    일등만 알아주는 더라운 세상~~~
    결혼만 하면 죄인이 되는 아니꼬운 세상~~~ㅎㅎ
    하지만 지켜야할 건 지키고 봐야져~~~쩝!!   

  24. Lisa♡

    2011년 10월 8일 at 1:12 오전

    산성님.

    소마쪽은 미술관을 가시거나
    혹은 거기 커피#에서 커피를 마시면
    아마도 3시간은 무료일 겁니다.
    아니면 무조건 3500원하는 곳으로…
    올림픽 아파트도 경비가 삼엄해졌더군요.
    올림픽공원 강추!!
    제 집앞 단풍도 이제 거의 물이 다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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