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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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신문지같은 옷가지들을 벗기고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 뿐이다

또다시 낯선 땅 후미진 구석에 순한 너를 뉘였으니 어찌하랴

좋던 날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만 네 노고의 헐한 삯마저

치를 길 아득하다 차라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채

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묻는다.

어떤가 몸이여

김사인-<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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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를 잃은 목소리를 내는 친구에게

우스개를 하거나 나만 발랄한 척 하자니

캥긴다.

분명히 기가 죽은 목소리를 내는데는 이유가 있다.

느낌에 남편 사업이 안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내가 나서서 도와줄 능력도 안되고

냉큼 나오라고해서 근사한 식당이나 가자고

하기도 주변파악 못하는 여편네같아 그냥

어줍잖은 잔말만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직장인은 퇴직위기나 승진이 미루어지면

어두운 분위기이고 고3 수험생집은 대학과

관련이 있으며 사업하는 집은 경기가 문제된다.

이래저래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집에는苦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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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건너 아는 ㅎ 엄마가 남편과 이혼을 하고는

한 집에 같이 살면서 밥은 따로 해먹고 있단다.

나갈 능력이 안되는 남자가 이혼을 한건가?

그래도 큰소리는 혼자 다 친다는데 아이들도

그 전부인도 다 그러던 말던 관여를 않는단다.

이 얼마나 비참한 이야기인지…난 놀랬다.

내가 아는 그 여자가 그렇단 말이야?

평소에 걸죽한 농담은 낯부끄럽게 하던 ㅎ엄마가

나는 여간 민망한 게아니었었다.

남편이 퇴직을 했단 말은 들었지만 사유는 모르지만

어쨌든 한지붕 아래 이혼가정이다.

남자는 놀고 ㅎ엄마는 그래도 이 나이에 직장을 구했다.

경리직이라고 한다.

그러더니 내 알기로 생활이 어렵다고들었는데 돈모아

얼굴성형을 했다니 참 사람 속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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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지인 중에 ㅎ부장이라고 ..

사람좋고, 유머 넘치고, 키작고 대머리다.

명퇴를 울며겨자먹기로 했다.

부인이 암이다.

본인도 몸 어딘가 병이 있어 돈이 많이 든다한다.

퇴직금은 부인만으로도 모자란다고 하니 어째~

아…..미치겠다……

아들과 딸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

그것도 등록금이 제일 비싼 학교에 다닌다.

같이 사업하자고 남편을 자꾸 불러낸다.

난감하다.

거절하자니 죄지은 기분일 것이고 그렇다고

같이 갈 형편도 아니되니 이 일을 어쩌나.

나에게 화수분이라도 있다면 좋을텐데..

추워지니 걱정들이 더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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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omments

  1. 박산

    2011년 11월 14일 at 1:01 오전

    노숙 사업실패 이혼 병

    이런 것들이 나와 항시 이웃한 세상입니다

    날이 추워집니다

    오래 전 나도 이런 것들에 걸려 있었었는데

    지금이요?

    그냥 항시 각오는 하고 있지요

    그 때와 지금은

    나이가 세월이란 무게를 더하고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2. 이영준

    2011년 11월 14일 at 1:18 오전

    리사님

    어제 의왕시 백운호수 부근에 갔더니 "카르페 디엠(Carpe diem)" 상호의 카페가 오픈되

    어 있던데요. 혹 예전에 상표등록 해놓지 않으셨나요?   

  3. 벤조

    2011년 11월 14일 at 2:10 오전

    썼다, 지웠다…아, 그만두자.
    어떤가…몸이여…
    막일이라도 안 할래?

       

  4. 김진아

    2011년 11월 14일 at 6:22 오전

    참, 뭐라….할 말이 없습니다.

    세상은 요지경…입니다.   

  5. Lisa♡

    2011년 11월 14일 at 10:04 오전

    박산님.

    따지고보면 늘 친숙한 이야기들이지요.
    늘 그렇듯이 말입니다.
    인간은 참 외로운 존재예요~~그쵸?
    시간이 약이지요.   

  6. Lisa♡

    2011년 11월 14일 at 10:05 오전

    이영준님.

    그래요?
    본래 유명한 문구라 많이들 사용하죠?
    저는 사업자등록은 했지만 상표등록은..
    아마도 안했지요…?ㅎㅎ
    백운호수 주변에 다녀오시는 분들이
    갑자기 제 주위에 늘어나는데 오늘도
    여기서 뵙네요…ㅎㅎ   

  7. Lisa♡

    2011년 11월 14일 at 10:06 오전

    벤조님.

    막일이라도 해야지요.

    그런데 노숙자들의 50% 이상은
    비정상적인(?) 사고를(혹은 신체상황) 가지신 분들이라
    제대로 생활이 어려운 모양입니다.   

  8. Lisa♡

    2011년 11월 14일 at 10:06 오전

    진아님.

    세상은 요지경이고
    각 사람마다 다르고
    이유들도 다 다르지요.   

  9. 말그미

    2011년 11월 14일 at 4:11 오후

    들여다보면 조금이라도 안 어려운 집이 있을까요?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말 입니다.
    다.    

  10. JeeJeon

    2011년 11월 14일 at 10:03 오후

    마음이 아프네요 ;;;   

  11. Lisa♡

    2011년 11월 15일 at 12:04 오전

    말그미님.

    그러니까요..각자 다 인생의 苦가
    나름대로 다 있더군요.
    진짜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12. Lisa♡

    2011년 11월 15일 at 12:04 오전

    지전님.

    마음이 아픈 게 현실이고
    우리들의 삶인가봐요.
    주변에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들이 많아요…흑흑.   

  13. 무무

    2011년 11월 15일 at 5:31 오전

    사람들이 위로한다고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라고 말하면
    그 말조차 참 듣기 힘들더라구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다~~ 지나갔어요.
    그리고 어느새 저도 남들에게
    똑 같은 말로 위로를 하고 있더라구요.
       

  14. 리나아

    2011년 11월 15일 at 11:14 오전

    글과 흑백사진이 너무 슬프게 와닿아요….
    우울..해…   

  15. Lisa♡

    2011년 11월 15일 at 2:07 오후

    무무님.

    다 지나가는거야 사실이지만
    그 지나가는동안 정말 절망이지요.
    누구에게나…그렇게라도 위로해야지요.
    어째요~~~   

  16. Lisa♡

    2011년 11월 15일 at 2:08 오후

    리나아님.

    우울하면 안되는데..
    어쩌나..앞으로 우울하지않게//   

  17. 배 태윤

    2011년 11월 15일 at 2:17 오후

    그래서 비틀즈가 Let it be, Let it be 한 거 아닌가요?   

  18. Lisa♡

    2011년 11월 15일 at 2:33 오후

    배태윤님.

    그렇구나…………………………….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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