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가 신을 믿지않는 죄로 심판을 받게 되었을 때
그는 자기를 고발한 자들을 향해 ‘daimon’ 즉 ‘스스로에게
경고하는 내면의 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신과 인간사이에 존재하는 초월적인 힘을
뜻하는데 소크라테스의 다이몬은 철학계에서는 하나의
상용어로 통한다고 한다.
‘스스로에게 경고하는 내면의 소리’라는 말에 꽂혔다.
사실 살아가면서 이것 때문에 그나마 바로 서있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치 우리에겐 내면의 소리가 있다.
한살한살 나이가 들수록 이 소리는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나이가 들어서 늦게 아들을 본 남자가 있다.
이 남자가 언제부턴가 얼굴을 자꾸 가리고
시선을 피하곤 하더란다.
아들의 결혼식날 그 실체가 밝혀졌는데알고보니
아버지가 지나치게 늙어보이면 아들에게 구설이
따를까봐 얼굴을 당겼다고 한다.
가족모임에서 얼굴을 가린 이유는 잘못당겨서
한쪽이 좀더 올라가게 되어 입이 비뚤어지는
통에 바로 내려올 때까지 손으로 입주변을
가리고 있었던 이유다.
여자들이 얼굴을 당겼다는 말은 들어도 남자가
그랬다는 이야기는 또 처음이다.
성형이라면 고개젓는 나도 얼굴 당기는 건 약간
관심이 있는데 그 남자 정말 대단하다.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김사인<조용한 일>
종이신문이 봐지질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주로 인터넷에서 내가 보고싶은 기사만
발췌해서 본다.
그러다보면 거기서 연계되는 기사를 또
만나게 되고 주로 관심이 가는 기사만을
따라가게 된다.
데미무어의 쳐진 얼굴- 에쉬튼 커쳐 이야기부터
다시 그들의 지난 과거 결혼식 사진까지..이런 식.
애정남은 지나간 과거 이야기는 주례사에서도
금지라고 했건만..
나의 이런 타락한 기사읽기에 신물이 난다.
오늘부터는 종이신문의 그 신선한 잉크냄새를
다시 킁킁거리리라~~(내면의 소리)
Hansa
2011년 11월 15일 at 12:51 오전
김사인 시인의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표현이 좋군요.
Good Morning! 리사님 하하
Lisa♡
2011년 11월 15일 at 1:07 오전
그 분의 스타일과도 맞는 답니다.
한사님 ~~~^^
굿 모닝~~~~
리나아
2011년 11월 15일 at 11:12 오전
정말 종이신문 안보게되네요..
하염없이 새벽이면 문앞에 오곤하고..들여다놓곤하고….
다행히 남편은 이른 아침마다 현관문을 열고 신문들여오고 읽고보고…
이상한 사람으로 변해가고 있는것만 같은 나 @@…….책도 읽기싫고……..
오로지 컴속의 글자와만…
내면의 소리가 약하게 들리고…
Lisa♡
2011년 11월 15일 at 2:09 오후
리나아님.
저도 그래요.
큰일이지요.
남자들은 그래요..
좀 덜한가봐요.
책읽는 속도가 느려져요.
차분하거나 진득하게
읽질 못해요.
herine
2011년 11월 15일 at 3:03 오후
아무도 없을 때에도 내곁에 남아주는 그 마음이 고마울 때가 많더라는거..
이런것을 알게 된것을 보니 저도 늙엇다는…
근데요.왜 남자들은 나이들면 여성성이 강해지는지..쪕::::
잠시 머물다 갑니다.
Lisa♡
2011년 11월 15일 at 11:24 오후
herine님.
아무도 없을 때 곁에 있어주는 이는
믿을만한 사람이지요.
그걸 알게 되는 건 현명해지는 거구요.
나이들면 현명해지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쵸?
남자들은 여성호르몬이..여자들은 남성호르몬이..
그러니까 60대 이후에는 거의 중성화로..
남녀구분이 없어지는 거지요.
편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ㅎㅎ
김술
2011년 11월 16일 at 9:21 오전
내면의 소리에 너무 귀기울이다 보면
제 경우에는 그게 소심함으로 빠져서…
어쨌거나 중용을 잘 지켜가야겠죠.
Lisa♡
2011년 11월 16일 at 10:19 오전
극소심 술님.
내년부터는 소심탈출 한번
시도해보심이 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