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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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열차 타고 옥천장터 공짜여행하세요. >

라는 글을 손풍금(안효숙)님이 올렸다.

손꼽아 기다린 날이었던 건 행사에서 하는 정지용일대기

연극에서 손풍금님이 극본을 쓰고 모든 걸 지휘하기때문이기도 했다.

어느 새 옥천에서 손풍금님 빼면 앙코없는 찐빵처럼 되어버린 걸까?

우리의 손풍금님은 새벽 6시 열차를 타고 서울역에 나와있었다.

같이 가는 시인 도종환씨와 허영란교수 접대까지 맡은 손풍금님은

우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주최측 메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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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여명이 서울을 출발 두량의 기차에 나누어타고

옥천역에 도착했다.

비오는 날 여행하기 딱 좋은 분위기였지만 행사 진행자들

입장에서는비가 모든 걸 뒤엎어버린 날이기도 했다.

그러나 빗물이 창에 번지는 기차여행은 아주 운치가 있었고

딱딱하게 두어번 웃기는 허영란교수와 시종일관 정지용 향수와

시인에 대해 진지하게 강의를 하신 도종환시인의 ‘향수’에 관한

변천사는 정말 재미있었다.

장도 완벽하게 서질 못했고 마당에서 할 예정이던 행사를

급히 실내로 옮겨서 하느라 미숙한 부분들이 눈에 확연했지만

본래 아마추어가 하는 예쁜 행사였고 그 미숙함에서 묻어나는

우스꽝스러움마저 예뻐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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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장터 안에 마련된 식탁이 길게 줄서있고 사람들은

둘러앉아 밤과 팥이 들어 간 찰진 밥과 구수한 시래국,

취나물, 고사리, 무우나물, 콩나물, 잔치국수, 막걸리 등으로

마음껏 먹고 시장구경을 했다.

같이 간 친구들 말이 용인에서 얼마전에 50000원주고 산

도라지보다 더 깨끗하고 질좋은 도라지를거의 같은 양을

20000원에 샀다며 더덕과 배를 사서 다 택배로 부친단다.

나는 말린배와 부추장아찌, 뽕잎장아찌,은행을 샀다.

마음같아서는 다 사고픈 것들이었지만 비도 오고 여의치않은

날씨탓을 하며 무거운 걸 생각해 그만큼만 샀다.

데레사님 뭐 좀 사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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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표정은 날씨야 스산하던 말던

다 훈훈했고 즐거워하는 듯 했다.

시장 아줌마들도 다 반가워하고 구수한

말투로 우릴 반겼다.

"서울서 오셨쑤~~ 잘 왔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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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심좋던 장터 아줌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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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를 말고 오신 앞의 할머니는 밥과 국수는반만

덜어서 드시고 내게 그 반을권했다.

그리고는 계속막걸리만 드셨다.

서울손님들 사이에 끼어앉은 자그마한 할머니

참 귀여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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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하는 배우들.

멀어서 겨우 찍었다.

정지용의 일본유학시절을 표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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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은 12살에 결혼을 했다.

지금보기엔 아주 어린 나이다.

결혼식 장면 재현.

우리는 모두 1915년쯤으로 돌아가 있었다.

비로 인해 극조차 마음대로 되지않아 손풍금님은

거의 울상이었지만 우리는 그런대로 그 시절을

즐기고 있었다.

"어떡헌댜~~어떡한댜~~"

풍금님 가만 보다보니 피오나를 닮았다.

슈렉에 나오는…우리의 피오나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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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찬미를 부르는 가수.

옥천에 사는 이들로 구성된 가수, 합창단 들이다.

장터 합창단은’ 울밑에선 봉선화’와 마지막엔 ‘향수’를

불러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했다.

저 시대극을 보면서 윤심덕의 ‘사의 찬미’를 듣자니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간 듯 있지도 않은 감회가 인다.

노래도 잘 하고, 춤추는 할머니의 꼬부라진 손도 좋았고

흐트러진 무대를 가리는 빗물에도 젖고 엉망이던쳐진 커텐까지도

우리가 거기 그 자리에 있는 느낌을 가지게 했다.

어디서 이렇게 뭔가 어수선하고 모자란듯하고 그러면서도 끝까지

연습한 걸 다 잘 해내는지..기특하기마저했다.

여전히 잠도 못자 눈이 빨개진 안효숙 풍금이님은 안절부절 중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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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진지하게 극을 바라보던 파마를 말고 온

아줌마.

나중에 열렬한 박수마저.

중간에 들어와 서서 극을 보던 비닐우의 아줌마는

파란 비닐 옷으로 인해 눈에 확 띄었다. 아래는 공연을 보러 온건지

싸우러 온건지 분간없이 떠들다가 싸움까지 하던 아저씨들.

나중에 나눠 준 시집마저 엉덩이에깔았다가 두고 나가셨다.

옥천군에서 문화부와 손잡고 장터 알리기 행사였는데

하필이면 그날따라 비가..손풍금님 용띠 아녀?

12월22일 KBS인휴먼다큐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느라 계속 촬영기사가

시종일관 따라다니는 옥천의 유명인사다.

옥천은 정지용과 자전거길이유명하다.

언제 하루 날잡아 다시 내려갈 예정이다.

도라지도 좀 사고, 부추장아찌도 다시 사고…

안효숙님 수고많이했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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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김진아

    2011년 12월 1일 at 2:21 오후

    궁금했는데…리사님…^^

    감사합니다.

    데레사님 블로그에도 낮에 곤지암에서 다 읽지도 사진도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ㅜㅜ
    이제사 돌아 보고 있어요. 울 손풍금님…생각하니..아유우…참…쓰러지신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ㅠㅠ   

  2. Lisa♡

    2011년 12월 1일 at 11:42 오후

    진아님.

    요즘 MBC에서 빛과 그림자 한다고 하더군요.
    영화 써니에도 있는 그런 분위기 만끽했어요.
    특히 비오는 날이라 기차여행이 운치가 있었구요.
    장터에서 주는 밥이 기가 막혔지라~~   

  3. 손풍금

    2011년 12월 2일 at 3:03 오전

    감사한 리사님
    빗속에서도 힘들텐데 환하게 웃으며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으로 있어 큰힘이 되었어요
    리사님은 에너라이저같아요
    그리고 제가 피오나공주를 너무좋ㄴ아하는데
    그렇게 이쁜별명을 붙여주시다니 ㅎㅎㅎ
    행복한걸요
    리사님 포스팅보고 첨으로 장터에 앉아 아이폰으로
    글써봅니다
    그리고 제가 주최는 아닙니다
    장꾼의 한사람으로 참여한거에요 ㅎㅎ
    아무튼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4. 루미너스

    2011년 12월 2일 at 9:55 오전

    리사님..^^*

    인기가 넘 대~단하신분이군요

    훈훈한 인정과 리사님의 열정!!
    앞으로 쭉~~~ 많은것을 배우고 싶네요

    좋은 내용들 가득하고…암튼 한참을 보고 갑니다

    행복한 주말되세요…^^
       

  5. Lisa♡

    2011년 12월 2일 at 10:05 오전

    손풍금님.

    피오나 맞죠.
    딱 맞아요.
    너무 닮았답니다.
    다행입니다.
    좋아하셔서
    저도 상당히 좋아합니다.
    수고하셨어요.   

  6. Lisa♡

    2011년 12월 2일 at 10:06 오전

    루미너스님.

    일행 중 한 분?
    맞져?

    내 에감대로라면~~
    반가워요.   

  7. 밤과꿈

    2011년 12월 6일 at 2:18 오후

    언제 이런 행사가 있었다지요?
    헐~~~~~~~
    이런 게 있다면 얘기라도 해주실 것이지………

    자주 들르지 못한 제 탓입니다ㅠㅠ~   

  8. Lisa♡

    2011년 12월 6일 at 3:30 오후

    제가 오래도록 공지했어요~~

    진쫘…..같이 갈껄~~~요.   

  9. 말그미

    2011년 12월 10일 at 2:22 오후

    리사님,
    그 공지를 왜 못 봤을까요?
    안타깝습니다. 재미있으셨지요?   

  10. Lisa♡

    2011년 12월 11일 at 12:43 오전

    네—-재미있고

    운치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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