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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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앞에서도

극락전 앞에서도

식당 음식 앞에서도

심지어는 운전 중에도

심우장의 방향을 본다면서 심우장 마루에서도

수연산방을 찾아가는 길거리에서도

간송근처에서도

크리스마스 장터를 연 유럽인들 사이에서도

남편은

줄곧 아이폰 4S만 들여다본다.

아—-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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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언니가 고기가 먹고싶다고 했다.

"어떤 고기 먹을래?"

제일 비싼 걸로 시키겠단다.

꽃등심으로.

난 자제해야만 했다.

언니 먹는 속도를 보니 빛의 속도이다.

내 주머니 사정상 난 속도는 커녕씹기조차

힘들어지면서 절로 배가 부르다.

남편은 줄곧 말없이 운전하고 말없이 고기굽고

말없이 먹는다.

목구멍 검사 해보지않아도 되겠지?

가시가 돋은 건 아닐테지.

일요일은 언니 둘이 서울에 온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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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안나푸르나에 대한 정보를 찾느라

정신이 없다.

얼마나 힘들까?

촘롱이라는 곳이 4000계단을 오르내린다는데..

하루에 6-7시간을 에브리데이 걷는다는데..

과연 등산초보인 내가 갈 수 있을까?

주로 그런 생각들로 종일을 보내며 언니들을

즐겁게는 해주어야겠고 머리가 복잡했다.

결국 1월에 안나푸르나를 가기로 했다.

작은 언니는 고민의 와중에 빠졌다.

가려니 지난 번 구채구 황룡에서 생긴 고산증이

끔찍하고 경비행기 탄다는 게 끔찍하다는 것이다.

나는 내 운동실력으로 어림없을 상상에

머리가 다 빠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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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을 꼬불꼬불 돌아 우린결국 점심은 꽃등심으로

저녁은 장충동 족발을 먹게 되었다.

큰언니 말이 족발도 서울 것은 때깔이 다르단다.

차원도 다르고..

부산은 쪽발이고 서울은 족발인가?

아님 부산은 족발이고 서울은 적발인가?

언니 말에 한참 웃었다.

내가 들어간 집이 알기로 원조라서그런지 제일 손님이 많다.

밀집한 식당군 중에 한 집만 손님이 많으면 정말 미안타.

손님 입장에서도 늘 발길이 선뜻 한 곳으로 내키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늘상 제일 유명한 집으로 가고만다.

오른 쪽에서 두 번째 집-원조 1호 족발집.

건너편 태극당의 크림빵이 날 좀 유혹했지만 과감하게

물리친 날이다.

언니들이 하루에 대한 만족을 무지 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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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Comments

  1. 푸나무

    2011년 12월 5일 at 3:08 오후

    안나푸르나 가시게?
    우와 좋겠다.
    나도 더 늙기전에 가얄텐데…..
    왕 부럽삼. 리사님.   

  2. Lisa♡

    2011년 12월 5일 at 3:10 오후

    푸나무님.

    저 사실 에약은 했는데
    가도 될지 모르겠어요.
    다녀오신 분 있으면 정보 좀..
    제가 등산초보인데 가능할지.
    이번에 못가면 끝일 거 같아서요.   

  3. 김진아

    2011년 12월 5일 at 4:01 오후

    원조 족발집은 족발을 못 먹는 둘째 제부가 자주 가는 곳입니다.
    잘 하는 곳은 아무래도 못 먹는 사람도 먹게 만드나 봅니다.ㅎㅎㅎ

    안나푸르나..드디어 가시는 군요.

    늦기 전에 다녀오실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셔요.
    물론…큰 고됨이 있으실테지만,

    현재의 신체 건강상 어느 정도 괜찮으시다면 다녀오세요.

    리사님…화이팅!

    가시기 전에 겨울 등산을 예행연습으로 움직이셔야 하겠네요.   

  4. 비풍초

    2011년 12월 5일 at 5:11 오후

    나는 언제 안나푸르나 가보나…. 음음음…
    에잇 포기할까부다… 쩝..   

  5. 말그미

    2011년 12월 5일 at 5:32 오후

    안나푸르나에, 리사 님?

    그런 곳엔 우리나라에서 제일 이름 난 등산 전문가들만
    가는 줄 알았습니다.
    용감하고 멋있는 꿈에 박수를!!!~~~~~   

  6. 김삿갓

    2011년 12월 5일 at 7:16 오후

    등산? 트래깅? 경뱅기로 시청각 관광?

    암튼 등산이나 트래깅은 조심 조심 하십시요. 이 싸이트 를
    http://www.nepalhomepage.com/travel/places/himal/annapurna.html
    대강 보니 겨울은 물론 봄 까지 길을 닫는데가 있고… 또 길이 있어도 노바디 가
    살고 있다네요. 대개 약 해발 2000 미터 미만 정도 트래깅 들인데 하지만 어떤 곳은
    5천 3백 이상도 있다꼬. 주의 사항은 급격한 기후 첸지, 산소결핍증, 겨울 눈사태 등등..

    전 누가 공짜로 경비 대준다 해도…노 떙큐 임다. ㅋ

    좋은 시간 되세유…. 구~우벅^_________^    

  7. 벤조

    2011년 12월 5일 at 7:20 오후

    우선 꽃등심과 족발을 많이 드셔야하는거 아닌가요?
    난 동생더러 꽃등심 먹고싶다는 말 감히 못하겠던데…
    리사님이라면
    안나푸르나, 정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조블의 이름을 빛내고 오세요! ㅎㅎ
       

  8. 오공

    2011년 12월 5일 at 8:10 오후

    그러니 오언니와 함께 소리울님 펜션 갔을 때,
    두 분 모두 스마트폰만 들여다 보고 계셔서
    제가 얼마나 짜증났었는지 이시겠죠?^^^^   

  9. 화창

    2011년 12월 5일 at 10:21 오후

    안나푸르나…저도 머리속에만 있지 실천을 못하고 있네요~~

    멋진 여행이 될겁니다~~ 하지만 기초체력운동은 좀 미리미리 해두셔야 할걸요?   

  10. Lisa♡

    2011년 12월 6일 at 12:53 오전

    진아님.

    그렇군요.
    오른 쪽(신라호텔쪽)에서 두번째 집입니다.
    ㅎㅎㅎ…
    근데 전 족발을 먹고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는 사람인데 거기건 맛은 있어요.
    많이는 먹기 힘들지만…   

  11. Lisa♡

    2011년 12월 6일 at 12:55 오전

    비풍초님.

    제가 안나푸르나에 가야하나하고
    고민할 때 제일먼저 비풍초님이 떠오르더군요.
    가고싶어하시잖아요.
    저 대신 가라하기도 그렇고..
    저도 거의 불가능인데 오빠편에 끼여서 가는 겁니다.
    작은 언니는 포기했어요.
    어제요…
    스카트폰으로 사진 찍을 건데 어쩌나…죄송해서.
    비풍초님이 가셔야 제대로 찍으실텐데…아까비~~
    죄송해요!!   

  12. Lisa♡

    2011년 12월 6일 at 12:56 오전

    말그미님.

    트래킹입니다.
    박영석 대장이 실종된 곳 바로
    아래 베이스캠프까지만 갑니다.
    걱정이 태산입니다.   

  13. Lisa♡

    2011년 12월 6일 at 12:58 오전

    삿갓님.

    트래킹으로
    2000부터 4300까지 갑니다.
    ABC베이스캠프가 약 4310인가 그래요.
    거기까지 가구요.
    주로 고도가 2000~3000이다가 마지막
    베이스캠프에만 4000이 넘지요.
    3번 정도 고산증 염려가 있구요.
    눈은 오는 날도 있답니다.
    봄부터 겨울까지 다 지난답니다.
    아이젠이나 각반 등을 갖고 가야하고
    짐은 포터가 일인 한 명씩 붙습니다.
    저는 후미팀이구요.   

  14. Lisa♡

    2011년 12월 6일 at 1:00 오전

    벤조님.

    베이스캠프에 조블의 깃발을 꽂고
    기념 촬영하고
    올께요.
    이렇게 떠들다가 가서 쓰러질라~~ㅋㅋ
    저는 평소에 꽃등심 못먹습니다.
    우리언니는 언니가 아니고 원수입니다.   

  15. Lisa♡

    2011년 12월 6일 at 1:01 오전

    오공…ㅋㅋ

    쏘리쏘리…
    내 얼마나 남을 배려하지 못했나~~
    (땅을 치며 눈물 뿌리는 중…)
    근데 우리남푠 진짜 심하게 했다니까..   

  16. Lisa♡

    2011년 12월 6일 at 1:02 오전

    화창님.

    아..저요..2박3일을 고민하고 잠도 못잘 정도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또하다가 결국 가기로 했답니다.
    이제부터 체력단련해야합니다.
    하루에 6-7시간을 걷기에 5번 정도 그런 산행을 하고
    가려구요.   

  17. 오현기

    2011년 12월 6일 at 4:02 오전

    크리스마스 장터…
    일요일 다섯시쯤 저도 들러서 독일 글위와인 한잔 하고 왔는데…
    컵 입에 물고 아이폰으로 사진 찍던 사람이 접니다… ㅋ   

  18. 리나아

    2011년 12월 6일 at 7:12 오전

    안나푸르나…
    왠지 가기만하면 氣가 충~만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능능….
    가기전 많이 걷고 오르고 연습하고 준비하고 …
    잘 해내리라 믿어요.
    화이링….!

       

  19. Lisa♡

    2011년 12월 6일 at 3:24 오후

    오현기님.

    ㅋㅋ…글위와인이 인기 1위더군요.
    저는 커피 마시면서 사진을..ㅎㅎ
    앗..저는 4시반쯤…..진짜~~~   

  20. Lisa♡

    2011년 12월 6일 at 3:25 오후

    리나아님.

    저 너무 걱정되어요.

    사실 간다하고도 잠이 안 올 지경입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그럴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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