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단 한 명의 친구 외에는…
갑자기 생뚱맞게 그동안 연락없던
愛가 문자다.
‘어떻게 지내 연말이라 너 보고싶다’
허걱~~
나 부산에 살짝 내려왔는데 혹시 봤나?
‘나 부산, 낼 볼까?’
그러자 낼은 교회에서 행사가 있어 종일
시간이 안된다고 모레보잔다.
그럼 너 모르는 친구라도 같이 있어도
상관없다면 호텔로 밤에 와.
같이 생맥이나 한 잔 하지 뭐~~
진짜 나랑 인연인가보다.
E가 1999년 밀레니엄 2000년을하루 앞두고
남편이 심장마비로 저 세상으로 갔단 말을 한다.
그동안 친구들에게 숨기고 있었다며 이제야 편히
말할 수 있단다.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지만 약간의 눈치를 채고
있었기에 애써 담담한 척 했다.
그랬구나.
친구들과 연락을 끊고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했단다.
그리고 다니던 종교도 끊고 세상이 싫었단다.
하지만 아이들이 어리니 세상으로 발을 내딛어야 했고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단다.
혼자인 여자를 좋아하는 사회는 없었으며 다들
이용만 하려고 했다고 말한다.
그녀는 피해의식이 아주 커다랗게 자라있었다.
만약에 나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상상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라서인지 슬프지도 않다.
친구의 일상도 그리 슬퍼보이지 않는다.
나는 구태여 슬픈 표정도, 그리고 위로도 하지 않았다.
너가 아니라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그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면서.
너무 냉정했나?
그리고 거기에 얽매이지말고새로운 세상을 찾으라고.
아마 나라면 벌써 결혼하고도 남았고 일 년안에
결혼했을지도 몰라….남말하기 쉽다.
나이탓인지 그렇게 큰 일도 아닌 것 같은데 친구에게
11년 전의 그 날은 지구축이 흔들린 날이었을 것이다.
그냥 맥주나 마셔~~
愛는 아직도 영어에 매달려있다.
언제까지 할래?
말없이 웃기만한다.
숙은 아직도 일어에 매달려있다.
일어해서 뭐할래?
일본여행갈려구?
일본어 잘 하는 할머니 되려구?
내가 놀린다.
놓으면 금방 다 잊을 걸..
일본서 살다온 친구가 어째 살다 온
자기보다 더 열심히 일어에 매달리냐고 웃는다.
10년만에 봐도 20년만에 봐도 늘 아무 말이나
다 할 수 있는 그런 친구 몇있다.
진짜 웃기는 건 또 한 통의 전화.
하단근처 몰에서 옷가게를 하는
희가 전화가 온 것이다.
얘들이 개코아냐?
너무 신기했다.
와라 와~~ 다 와라~~
우리 눈에는 아직도 왜그리 그대로인지.
난 살찐 거, 희는 주름이 좀 생긴 거..
그 외에는 똑같다.
아..愛 팔뚝은 여전했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지명.
‘월전’
E가 드라이브코스라며 해질 녁의 하늘과
바다를 보여주었다.
말없이 받기만~~~그 모든 것을.
김술
2011년 12월 15일 at 7:46 오전
인연에 진짜와 가짜가 어디있겠습니까마는
유독 질긴 인연들이 있지요.
악연이던, 필연이던, 우연이던간에
세상살이가 참 질긴 인연의 끈에 엮여있는거 같습니다.
리사님과도 블로그를 통해 인연을 가지게된 셈이고…
늘 다양한 이야기를 즐겨 읽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Lisa♡
2011년 12월 16일 at 12:07 오전
술님.
우리 인연은 우연이 아니야~~~
노래가사를 잠깐 패러디…ㅎㅎ
진짜진짜 인연인가봅디다.
내 부산 간 거 어찌알고 오래도록
연락없던 두 아이가 연락을 갑짜기..
산성
2011년 12월 19일 at 8:26 오전
일광 가기 전 어디 쯤?
지난 번 간절곶 다녀올 때 눈에 익었던 마을 이름.
좋아하는 노을과 전깃줄(!)이…멋집니다.
김사인 시인과의 인연이 오래오래 이어졌으면 한답니다.
감사드리며…
Lisa♡
2011년 12월 19일 at 10:03 오전
산성님.
언제 같이 만나요.
제가 주선할께요.
가만히…ㅎㅎ
일광 가기 어디쯤 맞나봐요.
저기 월례 뭐 이런 뎁니다.
Old Bar^n
2011년 12월 24일 at 10:23 오전
진짜 인연도 있겠고
진짜 악연도 있겠지요?
함께 오래 살면 진짜 인연
둘 중 하나 일찍 가시면 악연?
애써 살아도 어렵고 쉽게 살아도
어려운 시절 한두번은 겪어……
우리인연은 질긴인연?ㅎㅎ
Lisa♡
2011년 12월 29일 at 3:39 오후
올드반님.
좋은 인연이 되도록 해야겠죠?
이제사 보네요.
잠시 어딜 다녀와서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