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뷰>희랍어시간
진한 연애소설 한 권쯤 읽고 싶었던
초겨울이었다.
‘한강’의 소설을 읽어보질 못했다.
채식주의자를 사람들이 좋아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희랍어시간’을 마주했다.
비오는 날 읽기 좋은 소설이다.
혹은 이별 후..
그리고 혼자 너무 외로울 때..
쓸쓸한 저녁에..
세상에 혼자라고 느낄 때..
읽기 좋은 소설이다.
눈이 멀어져가는 남자와 말을 잃은 여자 이야기다.
난 솔직히 마음에 들진않았다.
지나치게 감성적인 글들에 몰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전하고자 하는 내용에 접근하기 전에 젖어버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헤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질척이는..
어쩌면 하루만에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분량과 내용을 일주일내
붙잡고 있어야 했다.
희랍어 공부를 두고 두 사람은 만난다.
그리고 눈이 멀어져가는 남자가 계단에서
넘어지고, 말을 잃은 여자는 우연히 그 자리에
있게되고 둘은 안경이깨어진 남자의 집으로 간다.
그리고 말없이도 대화하게 되는 시간들..
(주로 남자는 말을, 여자는 속으로..)
그리고 그 둘은 각자 어린 시절을 기억한다.
..내 말이 들리나요?
남자는 계속 물으며 혼자 이야기한다.
여자는 옛기억 속으로 빨려들어갔다가 현실로
돌아오기를 여러 번..읽는 게 힘들었다.
말하기 힘든 여자 주인공만큼..
당신이 보이지 않았어요.
나 자신도 보이지 않았어요.
당신은 소리를 내지 않았지요.
나도 소리를 내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