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버린 믿음

P1000143.JPG

조카가 결혼한지얼마 되지 않았고, 딸을 낳아 딸바보가

되더니 어제 대판 싸움을 했는지..조카며느리가 시어머니인

언니에게 전화를 해 이혼할거니까 당장 아이두고 나갈테니

어머니가 와서 아이를 보라고 하더란다.

언니가 어쩌면 좋으냐고 전화를 했다.

내 첫 말은 "나가라고 해~~" 였다.

그리고는 "언니가 왜 가? 지네들이 싸운 걸 지네들이 해결하라고 해"

라고 말했다.

순간적으로 기기 막혀서 한 말이다.

언니는 옷을 차려입고 나가다가 내 전화를 받고는 내 말이 맞다면서

가지않겠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조카녀석의 잘못이 확실하다.

조카며느리가 화가나서 한 말은 좀 마음에 안들지만

평소 그 아이의 품성을 볼 때 뭘하나 잘못할 아이가 아니다.

P1000117.JPG

아침 일찍 일어나 아들 일로 예약해둔 병원으로달려갔다.

처음 찾는 위치라 우왕좌왕하다보니 늦어 아이 먼저 올려보내고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30대 초반의 남녀가 같이 따라탄다.

멀뚱하게 서 있는데 여자가 갑자기 무슨 할말이 있는지

남자 얼굴에 입술을 대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더니 계속 그렇게 하고 말을 한다.

-1층에서 한 아저씨가 탔다.

아저씨가 타자 잠시 떨어지더니 또 그렇게 얼굴에 입을 붙이고

이야기를들릴듯 말듯 한다.

1층에서 여성이 다시 추가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그 꼴이었다.

좀 가관이었는데 얼굴은 엉망으로 뭐가 나서는 왜그렇게

남들이 보는 앞에서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지..질투?

P1000648.JPG

아들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하루에 4시간씩 고등학교 10학년 아이를 가르친다.

며칠 되지는 않지만 애쓰고 있다.

4시간을 가르치고 10만원을 받는다.

2시간을 하고 조금 쉬기도 하지 쉬지도 않고 가르친다.

아이가 셋이라도 다 다르다.

큰녀석은 돈을 알아서 잘 쓰고, 관리도 걱정이 없다.

나머지 두 녀석들은 내 범위를 뛰어넘는 돈을 써버렸고

오늘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

아빠카드로 날아오는 걸 아빠는 내게 말하지 않았고

나는 아예 알고 있지도 못했다.

너무 화가 나서 아이들에게 이젠 너네들이 알아서 하고

카드고 뭐고 다 정지시키겠다고 말했다.

셋을 공부시키다보면 경제적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근데 철이 없어도 너무 없다.

믿었는데….늘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슬프다.

P1000184.JPG

영락없는 펑퍼짐 아줌마로 이젠 돌이킬 수 없는 형편이 되었다는 걸

절실하게 느낀다.

나조차 어떤 희망이나 부끄러움,또는 여성스러움을 잊어간다.

얼굴에도 자세에도 말투에도 다 나타난다.

어쩌면 좋을까?

매력이라곤 눈뜨고 찾아봐도 없다.

허리사이즈는 더더욱 풍만해지고 얼굴은 눈에 띄게 쳐져가고 포기할까?

그냥 엄마로 아내로..아줌마로 살아가야 하는걸까?

노력이라는 점이 부족한 것도 알지만 노력 자체가 어렵다.

갈수록….

미안하고 창피해서 이젠 다이어트계획도 그 어떤 외모에 대한 계획은

세우기도 싫어진다.

이래서 많은 걸 포기하고 살아가나보다.

그래도 옷장안의 옷을 생각하면 마음이 달라진다.

옷을 포기할 수 없기에 내년에 다시 한번 열혈 다짐을 해봐?

P1000169.JPG

10 Comments

  1. 리나아

    2011년 12월 30일 at 8:46 오후

    살다보면 대판싸우기도 하고..거기까지는 과정이고.. 정상범주로 봐 주는데,
    왜 자기네 일을 시어머니한테 전화해 그런 말(이혼..아이봐라..) 하는지는 이해불가…
    이혼하자 말자는 말 뿐일수도 있고..흔히 물거품이기도 한데…
    하긴 요새 애들 도통 이혼알기를 우습게아니 이혼율이 높겠지요? 하여간 남의 일 이라도
    떨쳐지질않네요.
    근데 엄마로 아내로 아짐마로 말고..뭐있나요…처녀로?는 아닐텐데… ^^
    아직은 ㅎㅎ 엄살…    

  2. 나를 찾으며...

    2011년 12월 31일 at 12:27 오전

    아~오늘 얘긴 너무나 실감나는 이야기들로만…ㅍㅎㅎㅎ
    너무 재미있었어요.
    내 얘기가 아닌가해서~ㅎ   

  3. Hansa

    2011년 12월 31일 at 12:55 오전

    여인나이 40대는 <화양연화의 시절>이므로 엄살 피우지 마실 것!
    역시 아름다운 50대 여인들이 열받습니다. 하하

    새해에도 건강과 미모가 함께하시기를.

       

  4. Lisa♡

    2011년 12월 31일 at 1:18 오전

    리나아님.

    그니까요—
    더구나 뒤에 알고보니 조카도 장모에게
    전화를 해서 싸웠다고 했나봐요.
    아이들이 자기해결 능력이 부족한 거 같죠?
    언니도 순진해서는 떨면서 속상해하며
    갈 준비를 햤다니까요.

    내가 말하는 아짐마 아시잖아요….ㅋㅋ   

  5. Lisa♡

    2011년 12월 31일 at 1:19 오전

    나찾님.

    다 해당사항인가봐요.
    아이들을 출가시킨 부모는 그런 걱정으로.
    아니면 또 아닌 걱정으로..
    내 애기 해당사항에 펑퍼짐 아줌마 이야기는
    제발 아니길….나 말고는 그런 사람 없기.   

  6. Lisa♡

    2011년 12월 31일 at 1:20 오전

    한사님.

    이럴 땐 가만있어야 하죠?

    ㅎㅎㅎ   

  7. 안영일

    2011년 12월 31일 at 12:58 오후

    아이들이 참으로 잘자라는것같습니다, *제동네한분 이놈의시키들 전화를 사주어 항

    상 전화해라 캇는데 ,전화만하면 끈다나 ? 아이들 생활과는 거리가먼 빨리오라 돈 적게

    써라 모든 잔소리에 아이들은 씰은데 ? 엄마한테 이야기안했다, ? *그또한 성숙하는 과

    정으로 생각하면 내가 편해지고 하늘은 공평하여서 자식들이 부족한듯한곳 아버지가

    채워주고 그자식들이 지금 정상적으로 자라고있는것입니다, 어른들이 잊지안을것 모든

    것 , 곷평하다 .어느놈이고 지자식같고서 작난노는 년놈들 은 교육요, 그어린손주얼국

    레 눈물이나게한다면 저는 용서 하기 힘니 들것 같습니다, *제식구도 바지는 0번인

    지? 지에미옷입는것보며는 무어라 쫑알거립니다, 좋은새해를 맟으십시요,   

  8. Lisa♡

    2011년 12월 31일 at 2:42 오후

    안영일님.

    새해에 더 건강하시고
    손주들 무럭무럭 잘 크고
    할아버지 말 잘 듣는 아이들 되길
    바래봅니다.    

  9. 청목

    2012년 1월 1일 at 6:00 오전

    요즘 애들이 거의 그래요. 있어서 호강스럽게 큰 애나 없어서 제대로 못 보고 못 배운 애나…그래도 전화로 상황을 신고(?)한 정도면 양호한 편이죠. 물론 당돌하게 저네들 멋대로 이혼하니 어떻니 하는 건 시집 오기 전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온 아이로 치부될 수 있지만…
    저의 경우엔 며늘 애가 문자로 <우리 이혼하기로 했다>고 통고(?)하고는 내가 거는 전화도 안 받고 했는데…
    요즘 젊은 친구들 정말 보고 배운 게 너무 없어 보입디다.
    그나저나 잘 수습되는 듯 하니 다행입니다.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가르치는데 듣고 배우는 아이면 희망이 있습니다.
    내 경우엔 며늘 아이가 하도 싸가지없이 굴길래 내 손으로 잘라 버렸지요. 친정이 잘 산다고, 남편 알기를 우습게 알고, 그 아들을 제대로 교육 시킨 시아버지까지도 얕보고 당돌하게 대꾸하던 아이가 눈에 선 합니다. 바깥 사돈과도 의논해 봤는데, 자기도 타일러 봤는데 말을 안 듣는 걸 어떻게 하냐고 나몰라라 하는데 화가 치밀어 내가 소송을 걸어 둘의 관계를 정리케 했었지요. 그렇게 이혼하겠다고 큰 소리 치던 아이가 막상 소송을 거니 그때는 또 이혼을 못해 주겠다는 겁니다. 내 성질에 눈 앞에 있으면 당장 때려죽이고(?) 싶더라니까요. 소송 기간 2년 여를 마음 상해 한 걸 생각하면 두 번 다시 그런 애를 만날까 두렵습니다. 인생살이엔 역경이 있게 마련인데, 인내를 가르쳐야지요. 그리고 그 말, 함부로 하는 <태도>를 바로잡아야 되겠더군요. 박경철이 <자기혁명>에서 <태도>를 중요시 한 것이 새삼 가슴에 와 닿았더랬습니다.
    조카도 또 따끔하게 가르쳐 바른 사람으로 만들어야지요.

    세월 가면 노화가 오는 건 의학의 상식. 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선 개선될 수 있기는 하지만서도… 순명하는 자세로 살아간다면 새해엔 더욱 기쁘고 행복한 일이 있을 겁니다.

    제가 보고 느끼기론 어느 집, 어떤 사람에게도 근심은 있고 시련과 고통은 있게 마련이었습니다.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제일 따름이지요. Lisa♡님 댁에선 그런 일 없으시지요?
       

  10. Lisa♡

    2012년 1월 1일 at 11:09 오전

    청목님.

    그런 아픔이…있었군요,
    며늘 아기 아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수태 들어온 주변의 이야기랍니다.
    요즘 아이들 괜찮은 아이들도 많지만 그 반대의 아이들도
    너무 많기 때문이지요.
    정말 큰일인 건 요즘 아이들이 이혼이라는 걸 쉽게 안다는
    것이지요….정말 저도 놀랬답니다.
    누구보다 조신하고 살림 잘 하던 조카 며느리가..말이지요.
    그런데 저도 이젠 마음이 어떻게 변했냐하면 이혼하면
    뭐 하는 것이고..이렇게 변해버렸답니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