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궐의 소설을 세 번째 읽었다.
처음엔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그 다음엔 필을 받아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읽었으며 이 번엔조선일보 올리뷰덕분에
<해를 품은 달>을 읽게되었다.
정은궐의이 세 가지 소설은 모두 궐과 관련된
스토리인데 작가의 이름에 궐이 들어가서인가?
셋 다 아주 재밌다는 말 밖에 없다.
상, 하 두 권씩인 점도 세 소설이 다 똑같다.
밤을 새면서 읽게 되는 종류의 소설이다.
마침 드라마로 TV에방영되는 바람에 견주어 보는
재미도 있다.
책과 드라마는 언제나 그렇듯이 조금은 다르다.
기승전결의 의미나 내용은 같으나 각색될 수 밖에
없는 게 드라마이다 보니 책이 좀 더 은밀하고
속도감과 긴장감이 더 하다.
정은궐의 소설엔 나도 모르게 품게 되는 남자가있고
누구나 다 좋아하고마는 여자가 등장한다.
그러니까 가장 이상적인 남녀가 등장하는데 좋은 것은
압도적으로 완전 멋진 남자 주인공의 등장 횟수가 많다.
주로 4명 정도의 남자 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하나같이
어쩜 그리도 멋지기만한건지.
현실에서는 보기힘들어서인지 대리만족을 하면서 읽고
또 흠모의 정마저 가지면서 읽게 된다.
그 4명의 주인공 중에는 완벽한 남자 한 명과 견주는
남자 한 명, 그리고는 서자이거나 혹은 양반이 아니거나
한 가지씩 모자람이 있으나너무나 뛰어난 주인공이
꼭 등장한다.
게다가 그들은 의리까지 남다르고 믿음이 강하다.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남자가 다 들어있으며 여자 주인공
또한 어디 하나 버릴데가 없는 여성으로 단아함에 귀엽고
섹시하기까지한 인물로등장하지만 식상되지않음은 어느 새
내가 혹은 우리가 그런 인물들에게서 위안을 얻는지도 모른다.
<해를 품은 달>은 세자빈으로 책봉되었다가 음모에 의해 무녀로
인생이 바뀌는 여성과 그녀만을 사랑하는 세자의 이야기다.
처음으로 액받이 무녀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성수청이니 소격서니
하는 궐내의 복과 안녕을 비는 곳과국무(나라무당)가 허가받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주인공 훤과 제운, 염 그리고 양명군 이 네 남자의 멋진 언행에
마음마저 설레면서 읽었다.
네 명 중에 누가누가 더 멋진가를 나홀로 고르면서.
권선징악의 대표적인 내용에 기막힌 사건들이 겹치면서
결코 가볍다고만 볼 수 없는 소설이다.
다음 정은궐의 소설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