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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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룸메 빵꾸똥꾸가첫날 커다란 봉지 하나를

꺼내들며 날더러 먹으라고 한다.

그 속에는 메추리알과 육포,맥반석 오징어와

쵸콜렛과 맛밤과 버터구이 오징어가 들어있었다.

"이 거 10일 분 행동식이야?"

아니란다.

하루 분이라며 그런 걸 10봉지를 갖고 왔단다.

이 걸 누가 다 먹냐고 하자 나눠먹잔다.

결국 그 오징어와 육포들은 酒님을 모실 때 중요하게

안주거리로 쓰이곤 했다.

그녀는 커다란 플라스틱 통을 두 개나 가져왔는데

밤에 화장실이 멀면 요강으로 쓰려고 가져왔다했다.

오마이가뜨~~

결국 한 번도 쓰질 못하고 포터에게 선물로 주고갔다.

암벽등반을 했다는 빵꾸똥꾸는 결국 스틱 하나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완벽한 트래킹을 소화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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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짜리 아들과 같이 온 우리멤버의 꽃 준혁이 아빠.

제주에서올라와 다음에 귤 한상자를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더구나 우리의 해단식은 아직 미루어졌고 한라산 등반으로

해단식을 하자고 입모았고 그때 준혁아빠가 방어를 한 마리

낚시로 잡은 걸 어째 사보기로 했다.

10만원 짜리 사면 우리 일행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단다.

그는 얼리어뎁터로 이상한 제품들을 많이 들고왔다.

카메라도 라이카 디카로 골동품 같았고 지금 저 사진에

들고 있는 소형기계도 무비카메라다.

게다가 안경도 바람막이 안경을 끼고 왔는데 양가에 바람이

들지않게 막혀있는 멋진 안경이었다.

그는 지난 해 아들과 랑탕을 트래킹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는데

에브리데이 酒님을 모시기 위해 플라스틱 병에 든 한라산

소주를 20병을 가지고 왔으나 3일만에 동이 나고 결국 양주로

대체를 해야만 했으며 하루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3인방이

酒님을 모시고 지냈으며 담배도 끊지않는 과감함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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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릉빵.

마치푸차레BC에서 먹었다.

울산서 온 가족들이시켜 먹는 걸 보고

조금 얻어먹어보니 너무 맛있어서 우리도

10개를 시키고 말았다.

아무 맛도 나지않는 게 맛인데 그나마히말라야에서

맛볼 수 있는 피자와 더불어 간식거리가 되어주었다.

반 개를 먹고 조금 더 뺏어먹었다.

울산서 온 가족들은 딸과 엄마는 고산증으로ABC를

못 올라가고 아들과 아빠만 올라갔다고 했다.

ABC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의 준말이고 MBC는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의 준말이며 EBC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의 준말이다.

오빠가EBC다녀온 승영에게 왜 방송국을 갔다왔다고 하지?

해서 한참을 웃기도 했다.

안나푸르나 트래킹에 오면서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고 온 이가

반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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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밀크티.

트래킹내내 우리 주변에 머무는 설탕과 컵이다.

때로는 블랙티로, 블랙커피로, 혹은 생강차로

내용물은 바뀌지만 저 컵은 헤어지는 순간까지

우리와 함께 트래킹을 하고 저 설탕은 우리에게

달콤함과 유기적인 느낌을 함께 준다.

아직은 정제가 덜된 저 설탕이 주는 느낌이란 마치

네팔리들의 느낌과 비슷한데 아주 순수함이다.

그냥 먹고파서 손으로 짚어 먹기도 하는 설탕.

네팔에서는 설탕이나지않는 걸로 아는데 수입을 해도

정제과정이 아직 덜 발달된 덕에 우리에겐 더 좋았다.

마치 비싸보이는 설탕이라 사실 좀 사오고 싶었다.

아….세르파들이 새벽 5시에 굿모닝과 함께 우릴

깨우면서 "띠~~" 하던 그 소리가 그립다.

기상과 동시에 문을 열고 저 컵에 담긴 티를 받아

마셔야 아침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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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 무슨 발자국이야?

내가 빔에게 묻는다.

"히말라야, 따이거~~"

처음에 호랑이라고 했다가 개라고 했다가

내가 입고 간 잭울프스킨의 마크랑 같으니

늑대라고 했다가 결국 우리를 시종일관 따르던

개가 아닐까 했다가 그 개를 능가하는 커다란

저 발자국을 발견하고는 우리는 결론을 그냥 내렸다.

히말라야 타이거.

사실 살고 있다고 하며 크기는 우리 호랑이보다 작단다.

그러자 j샘이 호랑이 똥을 보고싶단다.

취향도 참….

하얀 눈밭을 새벽에 가는데 저 발자국이 무수히

찍힌 걸 봤다.

나는 한없이 높은 바위산을 바라보았다.

혹시나 움직임이 있기라도 하려나 싶어서.

8 Comments

  1. 도토리

    2012년 1월 25일 at 10:22 오전

    우와~~~!!!!

    감탄사 밖엔 할 말이 없음…^^   

  2. Lisa♡

    2012년 1월 25일 at 11:29 오전

    도토리님.

    감탄은 나중에 하셔야 하는데…
    미리 하면 안되는데…후후   

  3. 리나아

    2012년 1월 25일 at 5:04 오후

    그럼..좀 더 가봅시다    

  4. Lisa♡

    2012년 1월 25일 at 11:54 오후

    리나아님.

    그럴까요?   

  5. 뽈송

    2012년 1월 26일 at 3:17 오전

    하루에도 세번씩이나 포스팅을 하시니
    따라 올라가기에도 숨이 찹니다.
    이번엔 인물사진만 나왔네요.
    맨앞 사진이 리사님이시든가요?   

  6. Lisa♡

    2012년 1월 26일 at 3:37 오전

    저 없습니다. ㅎㅎㅎ   

  7. 강정애

    2012년 1월 27일 at 7:01 오전

    리사님!
    트레킹과정뿐만 아니라
    스텝멤버들의 면면과
    에피소드 또한 흥미진진하네요
    여행체험과 더불어
    ABC동아리도
    덤으로?   

  8. Lisa♡

    2012년 1월 27일 at 8:29 오전

    우린 완전리 동호회였거든요.

    그런 분위기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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