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푸차레 BC에서 잠을자다가 별을 보러
나왔더니 날이좋치않았다.
어제 올라가던 사람들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갈길이 먼 우리는 새벽에 다시 출발.
도반에서 점심을 먹고 밤부를 거쳐 시누아에서
다시 하루를 묶어야 한다.
온천이 있는 지누까지는 아직도 하루를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이 지겨웠다.
내려오는 길에는 아무도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사진을 찍지 않았다.
한 사람이 바지가 작아서 터지려고 한다며
다 죽어가는 시늉을 했고 내 짝도 얼굴이
무섭게 부었다.
오빠의 눈에는 다래끼가 난줄 알았다.
내가 나를 볼 수 없음에 안도를 느꼈다.
눈이 안떠질 정도로 얼굴이 부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시누아에서 우리가 식사를 한 식당이다.
저런 식탁 아래로는 카펫같은 게 쳐져 있고
그 아래기름난로를 피워준다.
일인당 100루피로 16명이면 1600루피를 낸다.
그 열기가 대단해 아주 따스하고 옷을 말리기도
좋지만 냄새가 지독해 옷에 배이고 머리가 아프다.
우리는 두 번 난로를 피웠다.
시누아에서는 촘롱이 보이고
촘롱의 야경은 나름대로 아늑했다.
하지만 카메라도 그 무엇도 만지기도싫었다.
정말 단 한 사람도 내려오면서 카메라를
꺼내는 이를 못봤다.
그만큼 내려오는 길은 지쳐있었다.
W샘이 자꾸 미끄러졌다.
자기는 이트레킹을 위해24층의 아파트 계단을
하루에 10번씩 오르내리고, 헬쓰에서 다리 힘을
키우기 위해 엄청 운동을 했는데 이럴 줄은
몰랐다며 다시는 이런 무모한 도전은 않겠다고
이를 갈았다.
저 롯지에는 맨유와 바르셀로나 기가 걸려있었다.
여기서 문득 아들 생각!
얼굴이 너무 부은 내 룸메.
그 앞의 준혁이도 만만치 않다.
저 개는 우리가 다니는 동안 줄곧
따라다녔는데 우리와 같은 시간을
먼저 앞서가며 걸었다.
소세지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징어는 먹지 않았다.
나중에 우리가 버스를 타면 아무 창에
들러붙어 얼굴이 납작해지도록 뛸지
모른다는 상상을 하자 웃음이 터졌다.
동갑내기 두 여자.
오른쪽이 킬리만자로와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를 다 다녀온 승영씨다.
다음 달에 랑탕을 간다고 한다.
아무래도 전생에 산신령이나 산꾼이었나보다.
남자친구도 네팔인이다.
우리 팀의 두 패셔니스타들이다.
쥐고 있던 권총을 내게 겨누던 뒤돌아 선 꼬마.
좀 있다가 넘어져서 엄청 울었다.
멀리서 촘롱을 본다.
저 집들에 하나 둘 불이 켜지기 시작할 때
우리는 저녁을 먹고 나는 이른 잠에 빠진다.
도덕호
2012년 2월 25일 at 4:52 오전
힘든 여정이지만 모두들 행복한 표정이 너무 보기좋습니다.~~
Lisa♡
2012년 2월 25일 at 5:01 오전
네–팀웍이 아주 좋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