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이 내가 눈밭에서 쓰러져 장난치고 있는동안
내 배낭을 매고 조용히 올라가고 있다.
저 때 나는 머렐 등산화를 벗고 K2가죽등산화를
신고 있었고 만약을 대비해 등산화를 매달고 다녔다.
오른 쪽 위로 수만과 오빠가 일착으로 올라가는 게
보인다.
나는 일행들을 기다리며 쉬다가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
온 몸이 눈에 묻혀 엉망이 되었지만 재미있었다.
저 아래로 MBC가 조금 보인다.
MBC는 생각보다 크고 시설이 좋다.
롯지 방이 아주 많았다.
사진은 윗부분이다.
저렇게 보여도 내려가는데 2시간이
걸리는 위치다.
안나푸르나를 등에 대고
수만이 오빠에게 근처의 산들을
설명해주고 있다.
귀여운 수만..보고싶다.
ABC에 도착해서는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려고 했다.
카메라가 얼어서 나는 급한 김에 부엌으로 뛰어들어
손짓발짓으로 설명을 해서 가스를 켜고 그 위에서
카메라를 녹였는데 그게 쉽게 녹지를 않았다.
만약을 위해 나는 밧데리 두 개와 16기가 칩도 하나 더
사가는 센스를 발휘했지만 그런 게 다 무용지물이었다.
너무나 지쳐서 이제 ABC에 왔다는 안도감과 함께 나는
의자에 드러누워서 일어날 수 없었다.
정말이지 이 게 꿈이면 좋겠다 싶었지만 추위에 그것조차
편하게 허용되지 않았다.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물은 100배 이상의
차이와 느낌이 난다.
너무나 아름답고 어마어마하다.
어린 것들이 더 느리다니까..
두 명 정도가 꽤 고생했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어~~~
ABC롯지가 바로 저긴데
5분이면 갈 것 같은데 1시간이
지나도 거기서 거기다.
도대체 왜 이런거야?
신기루야?
가도가도 가깝던 롯지는 멀기만.
다같이 단체사진을 찍는다해도
죄다 귀찮기만 하다.
오빠가 지쳐서 ABC를 눈앞에 두고
쉬고있다.
오빠는 내내 "우리동생 어딨어요?"
로 많은 이들이 저런 오빠 없다고
입모아 부러워했다.
ABC에서 내려가는 길엔 강풍이 몰아쳤다.
그때 올라오는 한 무리의 한국인들…..
네—안됐습니다.
보지도 못하고 그 다음날까지 눈이 내리고
앞이 안보였다.
우린 럭키팀이 되었다.
너무 무리해서 내려왔는지
밤새 아팠다.
끙끙 앓는 소리에 내 룸메가
많이 걱정을 했다.
내려갈 일이 끔찍했다.
눈길을 밟는 기분은 괜찮았다.
사그락사그락~~사박사박~~
제일 앞의 빨간 점퍼 경은 힘들어했다.
모두들 우모복을 준비를 했는데
나와 오빠와 룸메는 띠용~~~그게 뭥미?
캐나다구스다운이 제일 비싸고 따스하다는데
산을 많이 다닌 승영씨 말로는 그냥 오리털이
많이 든 우모복이 최고란다.
우모복은 ABC같은데 갈 때는 반드시 필요하다.
아니면 저체온증이 오면 바로 죽음이다.
나와 오빠는 여러 개를 껴입으며 견디었다.
어지간해서 얼굴 안가린다.
이상한 마스크 여기까지 쓰고 온 여성도 있었다.
사진을 찍어주려다가 그만두기 일쑤다.
목이 너무 아파 목을 가리며 얼굴까지…
너무 눈부시고 얼굴도 부시잖아…
오 나의 사랑 룸메야~~
(에고 어지러워~~~)
승영씨가 날 잡고 늘어지길래
나도 에라 모르겠다.
너 죽고 나 살자~~며 넘어지는 순간.
팀들은 아직 저 아래~~
위에선 오빠가 날보며 걱정을 하고.
저러다 한군데 빠져서 혼났다.
카메라 얼기시작~~
에궁~~ 완전 얼려고 하네.
다음 사진은 아예 까맣게..
다음 날 아침도 5시에 출발이라네///
이제 좀 편해지려나 싶었더니…
하지만내려가면 샤워를 할 수 있다는
즐거움에…기대가 한껏.
모두들 제일 하고픈 거 일 위는
찜–질–방—-
milky way
2012년 1월 27일 at 10:06 오후
이런 멋진 경험, 제가 내 남편과 함께 했다면, 평생 뜯어 먹고 살았을 것 같아요..
예전에 타즈마니아 산행하러 갈 때, 공항에서 보니, 처음부터 아예 호주 젊은 아이들이
배낭에 저렇게 등산화를 매달고 다니더군요. 하나는 신고…
덕분에 요즘 좋은 게시물 들락거리며 보고 또 보고 읽고 있어요. 고맙습니다.
Lisa♡
2012년 1월 28일 at 12:39 오전
은하수님.
타즈마니아도 한 번 도전하고 싶습니다.
거긴 힘들진 않나요?
모닝캄 잡지에 나와있어서 보게 되었거든요.
호주애들 뿐 아니라 저렇게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데(외국애들) 저도 거기서
착안한 거랍니다.
눈이 와서 씌우개 해도 신발이 다 들어가더군요.
별로 힘안들이고 갖고 다니기 편한 스타일이지요.
milky way
2012년 1월 28일 at 11:27 오전
산은 모두 힘든 것 같아요. 제게는..
어쨌든 체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저도 올라갔었는데,
리사님은 다른 코스들도 분명 가실 수 있을 겁니다..
단지 타즈마니아에는 하이킹 할 산이 무척 많고, 난이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본인 체력 형편에 맞게 계획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간 곳은 ‘크래들 마운틴’에서
중간 정도 되는 코스를 선택했답니다.
어쨌든 그것도 죽을힘을 다해 제 경우는 힘들게 마쳤어요.
그 다음 코스는 산행의 고수나 전문 산악인들이 장비를 모두 짊어지고
많이들 가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제 생각에는 어떤 산이든
산행의 오랜 경험이 있는 산행의 고수들과 동행할 수 있다면,
많이 수월 하지 않겠나 싶어요.
어쩌면 그것이 체력 다음으로 가장 좋은 준비 중에 준비 같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올려 주시는 사진들은 보고 보아도, 모두 작품 사진 같습니다.
볼수록 너무 멋져요.
아무쪼록 리사님.. 그 좋아 하시는 산행 오래도록 다니시려면
꾸준한 체력 관리와 함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Lisa♡
2012년 1월 28일 at 12:01 오후
은하수님.
태즈매니아도 힘든 코스는 아주 힘들군요.
저는 다음에 호도협을 예상하고 있는데
글께 태즈매니아도 가보고 싶어지더라구요.
이젠 겁이 없어졌는지….후후후
산을 그다지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산이 가고파지네요.
강정애
2012년 2월 1일 at 7:23 오전
리사님!
그렇게 추운데서 참
멋진 사진들을 건져오셨네요
내 눈에는
카메라가 얼기 시작하면서
잡힌 장면들이
더 분위기가 있어보이네요
Lisa♡
2012년 2월 1일 at 9:43 오전
정애님 말씀이 맞습니다.
더 언 사진은 더 멋진 부분이
은근 있어요.
그냥 몰래 눈보라 속에서
찍었다고 해도 될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