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로 재직 중인 친구들과 여름방학에 한 번,
겨울방학에 한 번 만난다.
그게 엊그제였는데..(나 때문에 늦어졌다)
현이 작은 건물을 샀다고 말을 하며 대학 앞이라
원룸으로 연세를 받으니투자금액의 연 8%의 수익은
날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그러자 선이 옆에 있다가 관심을 보이며 세세히
묻더니 자기도 하나살까~ 하는 뜻을 내 보였다.
건물을 하나 소유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번화하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의 건물이야 워낙
비싸고 내놓지도 않으니 사기 힘들지만 관리나
월세나 모든 사항들이쉽게 풀릴 수 있다.
하지만서울도 아닌 좀 떨어진 곳일수록 관리가
힘들 수도 있다.
벌써 보일러 기름을 56만원어치 가득 채우고 온
다음날 새벽 기름을 몽땅 도둑맞았다.
CCTV를 달 거라는 말을 들었다.
뭐든 쉬운 일은 없다치면 건물을 하나사서 지내는 건
어쩌면 다른 일에 비해 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도 함정은 있다.
지방대학들이 점점 쇠퇴해가고, 경기가 나빠지면서
1시간 거리의 학생들은 집에서 통학하는 경우가 생기고
그러면서 집을 사서 원룸을 하던 사람이 망하는
일도 있었단다.
하지만 나는 현이가 건물주인이되고, 옆의 선이마저
그럴까 궁리를 하는 걸 보니 부러웠다.
나는 그렇게 모아 둔 돈도 없고 그럴 돈이면 어서어서
미국의 아이들 학비로 보내야하기에 마냥 부럽다.
만약 30억이 있다면 10억하는 건물을 사서
아이들 셋에게 하나씩 나누어주고공부는 대충
알아서 하고 재산을 그렇게 물려주는 게 나을까?
아님 일인당 10억을 들여 좋은 환경에서 신나게
청춘을 보내고 공부를 해서인생을 풍요롭게 살게
하는 게 나을까?
물론 집도 사주고 공부도 잘 하면 좋겠지만 여기선
그 두가지만 놓고 생각해본다면..
처음에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후자를 선택했고 후회도 없다.
그래도 친구들이 하나씩 노후대책을 저리 빵빵하게
해두는 걸 보면 은근 나에 대한 노후가 걱정이다.
다들 자식 잘 해줘봐야 배반만 당한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는 주변이 다 잘 되는 게 서로 좋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니 내 처지가 뭔가 싶기도 하다.
바로 아이들에게서 책값이랑 어쩌구 저쩌구
드는 비용들이 청구된다.
무섭다.
사실 유학을 보내고보면 몇천만원은 금방 달아나고
한 번 턱 깨면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빈 구멍이나
깨진 틈을 향해 바로 스며들고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이렇게 살아야 하는건가..싶을 때도 많다.
그래도 인생은 일장일단이 있다고 본다.
다 좋은 것만 내게 생길 수는 없다.
친구들과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결국 우리가 자식 잘 된 선이가 제일 부럽다는 결론도
내렸는데 선이는 딸이서른이 되어도 짝이 없다며
또 다른 고민을 이야기한다.
아들 딸 둘 다 어려운 시험에 척척 붙고 대학갈 때부터
수시로 턱턱 붙더니 모든 시험을 잘 통과하는 자식을 둔
선이가 늘 그렇듯이 제일 부러운 건 사실이다.
말그미
2012년 2월 5일 at 3:41 오전
개인 마다 사정이 또 주관이 다르겠지만
리사 님 선택이 참으로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하나도 아닌 세 아이들의 장래가 참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노후대책도 물론 중요하지요.
그러나 비중이 아이들의 장래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누구나 하루 세끼니면 충분할 것이고 넘쳐도
다 두고 떠납니다. ㅎㅎ
Lisa♡
2012년 2월 5일 at 8:14 오전
말그미님.
아이들이 제게 어떻게 하든간에
그네들이 살 길이 마련되고 또
마음이나 머릿속이 풍요롭길 바랍니다.
제가 아이들을 너무 생각하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만…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