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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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로 깊은 감동을 주는 영화다.

1996년 3월 일어난 사건은 아직 미궁이다.

알제리 정부와 프랑스 정부는 아직도 이 사건을

풀지 못하고 있다.

알제리 정부군과 이슬람근본주의자들 사이에서

갈등을 하고 번민하고 종교조차 힘들던 그들,

7인의 프랑스 신부 납치사건 이야기다.

아니 신과 인간 사이의 이야기다.

종교영화가 아니다.

성스럽지만 가슴을 울리는 장면과 아름다움,

그리고 여백과 같은 배경들과 성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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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디신부와 의사인 뤽.

(이 사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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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공포와 떨림,존재와 자아조차 분간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그들이 선택하게 되는 건 남아있다는 것이다.

떠나는 것이 곧 죽음이요, 남아있음이 곧 살아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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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후미진 산골마을인 아틀라스의 수도원까지

찾아와전투헬기로 빙빙 돌던 정부군들의 프로펠러 소리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더욱 크게 성가를 부르는 신부님들.

여기 배우들은 실제로 그레고리오 성가대를 통해 훈련을 받았으며

타미에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사들과 함께 생활하고 기도하고

성직자로 사는 삶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매일 실제 기도생활을

했다고 한다.

완벽한 연기로 그 역할에 몰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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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은 수도회를 이끄는 인물로

한 치의 갈등도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알제리 주민들의 편에 서서

흔들림없이 행동하고 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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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뭐예요?

심장이 뛰고 소용돌이 치는 거란다.

난 아직 그에게서 그런 걸 느끼지 못해요.

사랑해보셨어요?

그럼 여러 번 해봤지.

하지만 결국 오래 전에 나는 한 분을 선택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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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갈등이 심했던 크리스토프.

그가 떠날 줄 알았으나대답없는 긴 기도 끝에

"우리는 그때이미 선택했잖아.." 하는 크리스티앙의 말을

듣는 순간 깨우치게 되는 크리스토프.

죽음 앞에 초연하지 못한 자신과 수도사, 그리고 선택했던

종교마저 그에겐 아무 도움이 안되는 순간이었지만 결국

크리스토프는 결국 여기 이 수도원을 선택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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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50명 이상을 돌보는 뤽.

이슬람군이 다쳐서 와도환자는 가리지 않는다.

손뜨개로 짠듯한 뤽의 가디건 스웨터와 조끼가

상당히 포근하게 다가오고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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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하는 크리스토프.

성직자가 아니라도, 아니 성직자라도

죽음 앞에 초연하기는 어렵다.

알제리 정부군의 입장에서는 이들이 불편하고

이용 당할 수도 있고 죽으면 오히려 더 정부가 불리해서

떠나라고 재촉하지만 이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떠나지 않는다.

이슬람군과 알제리 정부군 사이에서 남은 것은 목숨뿐이다.

매일 죽어가는 알제리시민들이 마냥 가슴아픈 크리스티앙과 신부들.

어느날 밤 그들은 이슬람군에게 납치된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가 녹음된 테이프가 프랑스 정부에 넘겨진다.

서로 포로와 교환을 하자는 내용이며 절대 다른 합의는 없다는 것이다.

하루, 크리스티앙은 굳은 눈빛으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

알제리인들을 사랑하고 소통하기 위해 배운 코란과 성격을 함께 구사하던 그.

마지막 편지 끝에 싸인에 앞서 그는 ‘인샬라’를 빼지 않는다.

그 편지에는 자기의 죽음이 발견이 되어도 기꺼이 신의 아들로 두려움없이

갈 것이며 일반인들의 죽음과 같은 죽음으로 공동묘지에 묻어달라고 적혀있다.

따스한 햇살이 있고 그레고리안 성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편지가 읽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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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권인 장면이 있다.

뤽이 저녁식사 자리에 두 병의 포도주를 들고 나타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튼다.

마지막 만찬을 누구나 다 떠올린다.

너무나 아름다운 장면이지만 너무나 아픈 장면이기도 하다.

그들은 이호사에 웃다가 결국 크리스티앙을 시작으로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은 삶에 대한 갈구일까? 아니면 종교에바친 자신들에 대한

연민일까? 아니면선택에 대한 체념일까?

성스럽고 진지하며 감동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보기 드문 장면이다.

122분 중에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잊을 수 없는 보석같은 장면이었다.

나도 같이 울었고 같이 백조의 호수를 들었으며 같이 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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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스페이스, 시네선재 상영 중.

영화자막 번역에는 알제리가 아니라

크로아티아라 번역이 되었다.

6 Comments

  1. 조르바

    2012년 2월 7일 at 1:23 오전

    이 영화 꼭 봐야지…하는 생각이 듭니다. ^^   

  2. Lisa♡

    2012년 2월 7일 at 1:28 오전

    조르바님.

    꼭 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훈훈해지는 가슴을
    경험하실 겁니다.
    게다가 진주같은 눈물이 어떤건지도..   

  3. 강정애

    2012년 2월 7일 at 6:15 오전

    리사님!
    또 좋은 영화?
    딱 내취향이긴 한데요
    뭘 먼저 봐야한담?
    아무래도
    신과인간을
    먼저 봐야겠죠?
    이 영화는 여기서 놓치면
    다시 만나기 어렵고
    밀레니움은 설사 놓치더라도
    다시 볼 기회가 오겠죠?   

  4. Lisa♡

    2012년 2월 7일 at 8:12 오전

    신과 인간 먼저 보시고

    밀레님엄도 꼭 봐야해요.

    미국판도 좋고 스웨덴판은 저도 아직
    안봤지만 분명 좋을 겁니다.   

  5. 김진아

    2012년 2월 7일 at 8:15 오전

    꼭 봐야 할 영화,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메모합니다.   

  6. Lisa♡

    2012년 2월 7일 at 8:16 오전

    진아님…아 이 영화 봐야합니다.

    카톨릭신자가 아니라 어떤 신념을 위해.

    저라도 남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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