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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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도착하니 <환영< 이쁜 언니들> 이라는

팻말을 들고 서 있으며 방긋 웃을 줄 알아마지않았던

혁이아빠가 콧털도 안보였다.

아니 이런 낭패가~~ 급히 전화를 걸었다.

주치할 곳이 마땅찮아 밖에서 돌고 있다고 하며 바로 나오란다.

앗싸라비아~~

공항 밖으로 바로 나가자 까만 짚차가 우리를 향하여~~

그때 띵똥 문자가 왔다.

이교수가 이호해변에 와있으며 말로 된 동상형태의 등대가

있는 태우체험장 앞으로 와서 픽업을 하라는 것이다.

야~~악간의설레임을 감지하면서 우리는 해안도로를 달렸다.

준혁아빠 차에는 희미한 담배냄새가 배여있었다.

5분전부터는 차에서 담배를 피지않았다고 말하는 의기양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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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도로를 달리자 멀리서 이교수가 수수깡 같은 몸매에

스패치와 양손에 스틱을 잡고아무도 없는 시멘트바닥 위에서

어울리지않게 서 있었다.

그곳은 새로 지을 호텔부지라고 했고 바다를 매립해 땅이 다져지길

기다리는 중이라고 한다.

처음봐도 십년된 듯한 이교수와 우리 일행은 해안도로에 위치한

‘닐모리 동동’으로가서 일단 티타임(띠타임~~을 외치며)을 갖기로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닐모리 동동은 유명한 카페로 혁이 아빠가 은근

서울뜨기들을 위해 좋은 장소를 선택하지 않았나 싶은 그 깊디깊은 맘이 보였다.

닐모리동동은 좀…특이했다.

몇 가지의 이유들과 몇 가지의 메뉴들에 의해..

근데 이유를 모르게 첫날 사진을 다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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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중간한 시간인 11시에 나가다보니 아점을 먹었고

닐모리에서 한 병의 맥주를 마셨음에도 배가고팠다.

고등어 횟집인’모슬포해안도로 횟집’으로고고씽~~!!

허름한 외양과는 달리입 안을 깜짝 놀라게 한 식당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한 고등어횟집과는 다른.. 맘에 든다는..

남자 한 명에 여자가 세 명이다보니 그 잘 먹는 여성특유의

심각한 식성이 발휘되고 말았다.

느리고 천천히 음미하는 혁이아빠와는 달리여성들은

모두 허겁지겁하며빛의 속도로 먹어치웠다.

아………………………………..맛있었다.

어중간한 4시경, 들어갈 때는 우리 외에 한 팀이 있었다.

나올 땐 자리를 비껴줘야만 했다.

건너편에 ‘가품’ 이라는 설렁탕집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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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를 다녀 온사뢈 3명과 안나푸르나를 다녀오지

않은사뢈 한 명의 대화는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었다.

드러워도 참아야 하는 절대적인 숫자였기에 우리만 희희낙낙.

2차로는 이교수가 콱 찍어놨다는 모던타임으로 갔다.

얼마나 맘에 들면 바로 옆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했을까?

모던타임은 직접 맥주를 만들어서 파는 집이다.

음….일단은 더블복 한 잔씩~~~헉 맛있다.

망고의 맛과 오래된 과일쥬스같은 향이 나는 ..ㅋㅋㅋ

신의 물방울 흉내를 내는 내게 다들 넘어간다.

더블복 다음엔 깔끔하게 스타우트로 한 잔씩.

췌장이 안좋은 이교수는 알콜금지령이 내렸음에도 우리의

분위기에 뻑갔다고 할까 정말 겁없이 마셨다.

내일 한라산 가는 팀 맞나?

그리고 이교수만 먼저 자러가고안나팀은 3차로 히레사께를

마시러 분위기있어뵈는 오뎅바로 자리를 옮겼다.

안나트레킹 되짚기 알죠?

아—즐겁고 아름다운 밤이예요~~~그리고 게스트하우스의

4인실 방으로 들어갔을 땐 새벽 1시가 넘어있었다.

여행의 방종을 즐기면서 하루가 재빠르게 지나갔다.

잠깐 짐을 두러 간 게스트하우스 남자주인은 떠드는 우리에게

제발 말 좀 하자며 두 번이나 저돌적으로 나와 우린 바로 깔깔~~

암튼 무지 재미난 하루였다.

나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거뉘?

근데근데 13000원하는 게스트하우스에 없는 게 없어도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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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깊어지자 바람이세게 불기 시작했다.

제주도의 푸른 밤을 부른 제주도의 바람부는 밤이었다.

8 Comments

  1. 김진아

    2012년 2월 18일 at 3:49 오후

    오호~! 직접 맥주를 만들어 판다니요. 와우…^^

    바람이 기막히다는 제주에서 멋있는 이야기가…   

  2. 소리울

    2012년 2월 18일 at 6:11 오후

    잘 들 노시고 있네요.제주도에서   

  3. 벤조

    2012년 2월 18일 at 6:46 오후

    리사, 정말 그렇게 놀아도 되는거니? ㅎㅎ
       

  4. Lisa♡

    2012년 2월 18일 at 10:49 오후

    진아님.

    브루어리하우스라서
    맥주가 진짜 맛있답니다.
    그야말로 생맥이지요.
    올릴께요.
    근데 사진이 다 달아났어요.   

  5. Lisa♡

    2012년 2월 18일 at 10:50 오후

    소리울님.

    나 정말 좀 놀죠?
    어제 울신랑에게 제주 이야기 했더니
    빨리 가자고~~주말에 가면 복잡한데.   

  6. Lisa♡

    2012년 2월 18일 at 10:50 오후

    벤조님.

    나 증말 그래도 되는거니?
    내가 봐도 너무 노는 아줌마란 느낌이…ㅋㅋ   

  7. TRUDY

    2012년 2월 19일 at 3:58 오전

    바람, 여자, 돌이 많다던 제주
    여자는 물짓 남자는 집안살림 한다던가.
    인생은 즐거워~~   

  8. Lisa♡

    2012년 2월 19일 at 6:31 오전

    트루디님.

    집안 살림은 잘 모르것꼬요..
    암튼 제주도도 좋구요..인생은
    놀때만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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