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글솜씨는 자랑하는 김애란 작가를
좋아하기에 그녀 책이 나왔다면 읽고 싶어진다.
그녀의 책을 처음 접한 게 단편집 <달려라, 아비>
였다.
낄낄거리며 읽었지만 그녀에게 감탄사를 보내며
반해버렸다고 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 후 단편집 <침이 고인다>를 내었고 장편은
<두근두근 내 인생>이 첫 작품이다.
17살에 만난 한대수와 최미라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다.
한 아름.
그러나 그 아들은 조로증을 겪는 17세 인생을 산다.
아름이가 병원비를 벌기 위해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면서
소설은 클라이막스에 도달하게 되는데방송 출연 후,알게 된
이 서하라는 또 다른 병을 앓고 있는 소녀로 부터 위로를
받고 생에서 최초로 생각지도 못한 두근거림을 알게된다.
외모는 80세 노인에 친구라곤 이웃집 장씨 할아버지가 전부인
아름이가 같은 나이의 소녀에게서 메일을 한 통 받고는
그것이 아름이 세상의 전부가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두근거리는 일 한 두번 경험해보지 않은 이 있을까?
나의 두근거림은 수없이 많았고 그런 두근거림은 결혼 후에도 알게
모르게 여러 번 있었고 보면 인간에게 두근거림이 주는 희열은 그 무엇보나
인간이 살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나 또한 두근거림이 있을 때마다 무지 행복했고 때로는 그 두근거림을
즐기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갈수록 두근거림이 줄어드는 나이가 되면서 우린 슬퍼지고 고달파지지만
아직도 어쩌면 주변에서 다가올 것 같은 두근거림이 존재한다.
그 두근거림이란 사랑일 수도 있겠고 기다리던 성취일 수도 있고 청춘을
다시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다른 그 어떤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언제나 그 두근거림을 기다리고 있고 두근거릴 준비가 되어있다.
아름아…넌 언제 살고 싶니?
–우리집엔 황토쌀독이 하나있어.
이른 아침, 아머니는 밥을 하려고 거기서 쌀을 푸곤 했는데,
그때 나는 어렴풋이 부엌에서 새어나오는 독 뚜껑 닫히는 소리가
좋았어.
그 소리를 들으면 살고 싶어졌지.
상투적인 멜로영화 예고편, 그런 것을 봐도 살고 싶어지고.
아! 재미있는 오락프로그램에서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재치있는
에드리브를 던질 때, 그때 나는 살고 싶어져.
동네 구멍가게의 무뚝뚝한 주인아저씨,
그 아저씨가 드라마를 보다가 우는 것을 보고 살고싶다 생각한 적도 있어.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여러가지 색깔이 뒤섞인 저녁 구름, 그걸 보면 살고 싶어져.
처음 보는 예쁜 단어, 그걸 봐도 나는 살고 싶어지지.
다음은 막 떠오르는 대로 나열해볼께.
학교 운동장에 남은 축구화 자국, 밑줄이 많이 그러진 더러운 교과서,
경기에서 진 뒤 우는 축구선수들, 버스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여자애들.
어머니의 빗에 낀 머리카락, 내 머리맡에서 아버지가 발톱깍는 소리,
한밤중 윗집 사람이 물 내리는 소리, 매년 반복되는 특징 없는 새해덕담.
오후 두시 라디오 프로그램에 전화흫 걸어 말도 안되는 성대모사를 하는
중년남자, 내 상상의 속도를 넘어서며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전자기기들,
한낮의 물리치료실에서 라디오를 통해 나른하게 들려오는 복음성가, 집에 쌓인 영수증…..
어쨌든 내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게 나를 두근대게 해.
아, 그리고 하나 더 있어.
네가 보낸 편지.
벤조
2012년 2월 21일 at 4:43 오전
리사 방 문을 열때.
두근두근.
Lisa♡
2012년 2월 21일 at 6:34 오전
벤조님.
레알?
요즘 이 말이 유행입니다.
ㅋㅋㅋ
나를 찾으며...
2012년 2월 21일 at 11:41 오후
레알요..ㅋㅋ
저도 이 집 들어설때면 괜히 두근두근^^
Lisa♡
2012년 2월 21일 at 11:49 오후
확실히 내가 매력이 있나보네..
흠…앞으로 외모에 신경 좀 써야겠는 걸~~~
청목
2012년 2월 22일 at 3:51 오전
똑 같은 병을 앓고 있나봐…
아직도 이팔청춘처럼 느끼고 있다면 병 치곤 중증이고, 주책이지라…
지난 설에 제주에 가서 Lisa♡님이 추천하신 진주식당엘 가서 오분자기를 시켰는데 못먹고 오질 않았지 뭐유. 뭐 요즘은 안 잡힌다나 뭐라나..
먹어보고 맛 없었으면 Lisa♡님께 식대 받으러 갈려 했는데…앵통해 죽겠네…
Lisa♡
2012년 2월 22일 at 9:34 오전
청목님.
요즘 오분재기는 거의 없답니다.
전복탕 드시지 그랬어요?
근데 먹어보면 확실히 오분재기가 맛있어요.
저도 그후에 가서 못먹었답니다.
서니베일 체리
2012년 3월 24일 at 5:06 오후
정말 글 잘 쓰는 작가지요 .저도 좋아하고 기다려요 .다음 걸작을 …
Lisa♡
2012년 3월 25일 at 12:17 오전
톡톡 튀어서 더 좋답니다.
재미는 물론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