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

imagesCA00I96P.jpg

톡톡 튀는 글솜씨는 자랑하는 김애란 작가를

좋아하기에 그녀 책이 나왔다면 읽고 싶어진다.

그녀의 책을 처음 접한 게 단편집 <달려라, 아비>

였다.

낄낄거리며 읽었지만 그녀에게 감탄사를 보내며

반해버렸다고 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 후 단편집 <침이 고인다>를 내었고 장편은

<두근두근 내 인생>이 첫 작품이다.

2011062929441_2011062970471.jpg

17살에 만난 한대수와 최미라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다.

한 아름.

그러나 그 아들은 조로증을 겪는 17세 인생을 산다.

아름이가 병원비를 벌기 위해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면서

소설은 클라이막스에 도달하게 되는데방송 출연 후,알게 된

이 서하라는 또 다른 병을 앓고 있는 소녀로 부터 위로를

받고 생에서 최초로 생각지도 못한 두근거림을 알게된다.

외모는 80세 노인에 친구라곤 이웃집 장씨 할아버지가 전부인

아름이가 같은 나이의 소녀에게서 메일을 한 통 받고는

그것이 아름이 세상의 전부가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pimg_740621157697298.jpg

인생을 살면서 두근거리는 일 한 두번 경험해보지 않은 이 있을까?

나의 두근거림은 수없이 많았고 그런 두근거림은 결혼 후에도 알게

모르게 여러 번 있었고 보면 인간에게 두근거림이 주는 희열은 그 무엇보나

인간이 살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나 또한 두근거림이 있을 때마다 무지 행복했고 때로는 그 두근거림을

즐기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갈수록 두근거림이 줄어드는 나이가 되면서 우린 슬퍼지고 고달파지지만

아직도 어쩌면 주변에서 다가올 것 같은 두근거림이 존재한다.

그 두근거림이란 사랑일 수도 있겠고 기다리던 성취일 수도 있고 청춘을

다시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다른 그 어떤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언제나 그 두근거림을 기다리고 있고 두근거릴 준비가 되어있다.

imagesCA36USIA.jpg

아름아…넌 언제 살고 싶니?

–우리집엔 황토쌀독이 하나있어.

이른 아침, 아머니는 밥을 하려고 거기서 쌀을 푸곤 했는데,

그때 나는 어렴풋이 부엌에서 새어나오는 독 뚜껑 닫히는 소리가

좋았어.

그 소리를 들으면 살고 싶어졌지.

상투적인 멜로영화 예고편, 그런 것을 봐도 살고 싶어지고.

아! 재미있는 오락프로그램에서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재치있는

에드리브를 던질 때, 그때 나는 살고 싶어져.

동네 구멍가게의 무뚝뚝한 주인아저씨,

그 아저씨가 드라마를 보다가 우는 것을 보고 살고싶다 생각한 적도 있어.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여러가지 색깔이 뒤섞인 저녁 구름, 그걸 보면 살고 싶어져.

처음 보는 예쁜 단어, 그걸 봐도 나는 살고 싶어지지.

다음은 막 떠오르는 대로 나열해볼께.

학교 운동장에 남은 축구화 자국, 밑줄이 많이 그러진 더러운 교과서,

경기에서 진 뒤 우는 축구선수들, 버스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여자애들.

어머니의 빗에 낀 머리카락, 내 머리맡에서 아버지가 발톱깍는 소리,

한밤중 윗집 사람이 물 내리는 소리, 매년 반복되는 특징 없는 새해덕담.

오후 두시 라디오 프로그램에 전화흫 걸어 말도 안되는 성대모사를 하는

중년남자, 내 상상의 속도를 넘어서며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전자기기들,

한낮의 물리치료실에서 라디오를 통해 나른하게 들려오는 복음성가, 집에 쌓인 영수증…..

어쨌든 내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게 나를 두근대게 해.

아, 그리고 하나 더 있어.

네가 보낸 편지.

imagesCAH0R490.jpg

8 Comments

  1. 벤조

    2012년 2월 21일 at 4:43 오전

    리사 방 문을 열때.
    두근두근.
       

  2. Lisa♡

    2012년 2월 21일 at 6:34 오전

    벤조님.

    레알?

    요즘 이 말이 유행입니다.

    ㅋㅋㅋ   

  3. 나를 찾으며...

    2012년 2월 21일 at 11:41 오후

    레알요..ㅋㅋ

    저도 이 집 들어설때면 괜히 두근두근^^   

  4. Lisa♡

    2012년 2월 21일 at 11:49 오후

    확실히 내가 매력이 있나보네..

    흠…앞으로 외모에 신경 좀 써야겠는 걸~~~   

  5. 청목

    2012년 2월 22일 at 3:51 오전

    똑 같은 병을 앓고 있나봐…
    아직도 이팔청춘처럼 느끼고 있다면 병 치곤 중증이고, 주책이지라…

    지난 설에 제주에 가서 Lisa♡님이 추천하신 진주식당엘 가서 오분자기를 시켰는데 못먹고 오질 않았지 뭐유. 뭐 요즘은 안 잡힌다나 뭐라나..
    먹어보고 맛 없었으면 Lisa♡님께 식대 받으러 갈려 했는데…앵통해 죽겠네…   

  6. Lisa♡

    2012년 2월 22일 at 9:34 오전

    청목님.

    요즘 오분재기는 거의 없답니다.
    전복탕 드시지 그랬어요?
    근데 먹어보면 확실히 오분재기가 맛있어요.
    저도 그후에 가서 못먹었답니다.   

  7. 서니베일 체리

    2012년 3월 24일 at 5:06 오후

    정말 글 잘 쓰는 작가지요 .저도 좋아하고 기다려요 .다음 걸작을 …   

  8. Lisa♡

    2012년 3월 25일 at 12:17 오전

    톡톡 튀어서 더 좋답니다.

    재미는 물론이구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