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이 넘는 커피를 마시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다.
5센티가 넘는 굽의 구두를 신지 않은지도 제법 된다.
머리에 퍼머를 하지않은지도 거의 일년이 다 되어간다.
몸에 착 들러붙는 옷을 걸친 기억은아예 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나는 자유를 느끼는 요즘이다.
마음이 이렇게 평화로울 수도 없고, 주변이 고요하다.
어젠 2만원을 주고 산 형편없을지도 모를 중고 밤색 우단
코트를 걸치고 아무렇게나 찾아 낸 스웨터를 입고 목에는
약간의 내의가 보임에도 불구하고 내 멋대로 챙기고 배낭을
매고 영화를 보러갔다.
뉴욕에 사는 조카가 긴 꽃무늬치마에 운동화를 신고 머리를
거의 밀레니엄에 나오는 배우처럼 짜르고 다니는 것과 나의
요즘 일상과 비슷하다.
그 아인 그렇게 화려하게 살던 인생에 어릴 적 부터 진저리가
난 것일까? 그렇게 빨리 자유를 느끼고 싶었던 걸까?
디아워스라는 영화에서 동성애 관계에 있던
두 남자 중에 떠난 남자가 이야기하길 자기는
연인을 떠나 혼자 유럽횡단열차를 탔을 때
비로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 때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늘 떠들었다.
하지만 요즘에야 내가 자유스러운 상태이고 그 자유는
밖으로 드러나는 게 아닌 마음 안에 있는 것임을
새삼스러이 깨닫고 있다.
대부분의 것을 용서할 줄 알고 어쩌면 죽음조차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일 때 자유가
왔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도달하지 않았어도 마음의 번뇌를 내려놓고
다 이해하고 버릴 때 자유는 온다.
나는 거기까지도 가진 못했지만 비슷한 상태 언저리에
놓인 듯 마냥 자유스럽다.
어쩌면 흉내를 내고 있는지 모르지만 흉내라도 후회없으리~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 계단에 앉아 있어야만?
뉴욕 타임스퀘어 중심에 서서 화려한 전광판의 CF들
사이에 서서 여기가 세계의 중심이다~~라고 외쳐야만?
아프리카 마사이 족들과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어야만?
빅토리아 호수에서 더 이상 아무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느낄 수 있어야만?
와호장룡 속에서 한없이 떨어지던 장 쯔이 마냥 날아야만?
포르투갈 깨스까이드 절벽에 서서 "자유다~~" 소리
질러야만 자유를 찾는 건 아니다.
그냥 오롯이 내 마음 안에 그 모든 걸 담는 것이다.
그런 자세? 예쓰~~~O.K
바로 그 거야, 그거라니까!!
바위섬
2012년 2월 22일 at 1:06 오전
자유에 대한 단상이 참 좋습니다…
혹 이 말씀은 어떨런지요…
진리를 알찌니..진리가 너희를 자유케하리라…
진리란???바로 그 분 이십니다..
Lisa♡
2012년 2월 22일 at 1:14 오전
바위섬님.
앗…실시간으로..서로..
진리를 알면 바로 자유죠?
바로 그 분요…알겠습니다.
네잎클로버
2012년 2월 22일 at 1:59 오전
아무래도 리사님이 안나푸르나를 다녀오신 후
도 닦으신 듯.. ^^
많이 공감하며 읽었어요~
Lisa♡
2012년 2월 22일 at 2:52 오전
도 닦은 거 같죠?
너무 닦아도 안 되는데..
세속적인 것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고나 할까요?
벤조
2012년 2월 22일 at 3:29 오전
본인이 자유로워지면 보는 사람도 그렇게 보입니다.
바야흐로 ‘명품탄생’인가요?
Beacon
2012년 2월 22일 at 6:15 오전
자유시간,, 평화롭다..
대한민국의 아줌마가 다 됐다는 이야기 아닌가요?,, ㅎㅎ
Lisa♡
2012년 2월 22일 at 9:35 오전
벤조님.
본인이 명품이면 다른 이도 명품처럼
보인다는 말?
Lisa♡
2012년 2월 22일 at 9:35 오전
비컨님.
대한민국 아줌마가 아니라 할머니가…
아줌마들 초월한 거 같아도 속엔 욕심이 그득해요.
소리울
2012년 2월 22일 at 9:38 오전
어울린다고 생각해도 되지요?
Lisa♡
2012년 2월 22일 at 12:24 오후
됩니다…..
빠르십니다….
Hansa
2012년 2월 23일 at 12:47 오전
마음이 편안하면 스스로와 세상이 모두 편안하게 보입니다. 하하
Lisa♡
2012년 2월 23일 at 12:56 오전
그래요~~
요새 이래도 되는건지..
모든 것에 욕심이 사라지는 중입니다.
당분간이라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