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40분.
눈을 떴다.
왜 2시간 30분을 자고 눈을 뜨는걸까?
어제와 마찬가지로.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잠으로.
시를 썼다.
꿈 속에서.
그리고 바로 깼다.
..축축한 실내였다..로 시작되는 시였다.
시 한편을 바로 완성했지만 깨고 나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생생하게 기억하리라고 어슴프레 자신있었는데.
시인이 아니니까 아쉬울 것도 없다.
그녀가 숨기고 있는 걸 굳이 알고 싶지않다.
캐묻는 건 지치는 일이다.
그냥 그런가보다 한다.
거기에 내가 끼어 있어도 끼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런 모든 게 하찮아진다.
알게되면 내가 화를 낼지도 모르지.
그러면 내가 후회를 하겠지?
후회를 하다보면 기가 죽겠지?
그러다보면 인간이 싫어지겠지?
인간이 싫어지면 외롭고 쓸쓸하겠지?
쓸쓸해지면 괜히 안 그런척 하겠지?
아닌 척 하다보면 어느 새 나도 변하겠지?
변하다보면 나를 잃어버리겠지?
안돼~~에 나를 잃어버린다는 건 슬픈 일이잖아.
수영이 자기 오빠가 만든 청국장이라면서 꽝꽝 얼린
청국장 덩어리를 건네 준게 엊그제다.(오빠가?)
오늘 아침에 청국장을 끓였다.
고기와 김치, 무우를 썰어넣고 다박다박하게 보글거리게
청국장을 끓여 두부를 숭숭 썰어넣고 맛있게 끓였다.
온 집안에 청국장의 구수함이 돌고 돈다.
어제 ㅅ에서 무우말랭이를 먹었는데 상당히 맘에 들었다.
이내 그 무우말랭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무우는 좀 크게 썰어서 말려서 고들할 때 무쳤나..?
나름 생각을 정리하다가 ㅅ에 전화를 해서 레시피 아니라도
좋으니 엄마에게 물어봐서 전해달라고 했더니 흔쾌이
오케이한다.
내가 무우말랭이에 연연해하는 이유는 딸이 좋아하고 나도
제일 먼저 젓가락이 가는 반찬이라서이다.
가늘고 긴 무우말랭이보다는 좀 뚱뚱하고 큰 무우말랭이가
더 먹음직하고 씹을 때 무우맛이 나는 게 더 좋아 반드시..
전해서 듣고 해보고 말테다.
3월 시낭독회 준비를 하면서 늘 그래왔듯이
남자시인-여자시인 순대로 하였는데 여자시인 섭외가
그리 쉽게 이루어지질않았다.
섭외담당 ㄱ이 힘들어하길래 남자시인으로 하면 어때서
우리가 꼭 순대로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정해진 시인이 장석주 시인이다.
박학다식하고 재미있다고 소문나 그와의 만남이 기다려진다.
뭐든 순서나 규칙대로 그대로 진행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3년을 규칙대로 하고 나니 올해는 정해진 날짜가 휴일이거나
혹은 금요일이거나 주말이다.
하는 수없이 고수하던 16일이라는 날짜를 바꿔야 할 운명이다.
3월은 일단 21일로 정했지만 전달하는 내 입에는 16일이
붙어있어 어제도 K에게 오라고 하면서 모르고 16일이라고 했다.
버릇이 고치기 힘들다는 걸 다시 느꼈다.
Hansa
2012년 2월 23일 at 12:44 오전
오호, 이번에는 책 좋아하는 장석주 시인이군요..
재미있을 듯! 하하
Lisa♡
2012년 2월 23일 at 12:45 오전
네—-그 분 모르는 게 없다시네요~~
기대됩니다.
김술
2012년 2월 23일 at 1:24 오전
여전하시군요.
그간의 리사님 글들은
찬찬히 되집어 보기로 하고
안부만 전하고갑니다.
벌써 올레도 잘다녀오신 것 같군요.
그 에너지, 부럽습니다.
Lisa♡
2012년 2월 23일 at 1:55 오전
술님.
방가방가워요.
자주 뵈어요.
많이 바쁘신 모양입니다.
슈에
2012년 2월 23일 at 2:06 오전
무 말랭이 좋아해요..늘 엄마가 말려서 보관했다가 주신곤했는데
마침 오늘 볕이 좋으니 말려나 볼까봐요.. good idea~!!^^
뽈송
2012년 2월 23일 at 3:17 오전
저는 시골에 계셨던 장모님한테 무말랑이를 내내 갔다 먹었는데
이젠 그 무형문화제급에 해당하는 그 무말랑이를 다시 먹기 힘들게 되었지요.
그래도 집 사람이 요즘 그걸 다시 익히고 있으니 다행이지만요.
그런데 Lisa님 댁은 여전히 아니 더하면 더 했지 기가 넘쳐납니다.
다녀간 집에도 기를 남기고 가시니까요…
벤조
2012년 2월 23일 at 3:22 오전
"그녀가 숨기는 걸 구지 묻고싶지 않다.
…………………………………………..
안돼, 나를 잃어버리는 건 슬픈 일이잖아…"
요 부분 쓰는데 시간 얼마나 걸렸어요?
김진아
2012년 2월 23일 at 5:02 오전
무 말랭이에 침이 고입니다. ^^
오늘 곤지암 나오면서 묵은지로 반찬 만들어 놓곤 ..먹어 보지도 못하고 나왔거든요.ㅎㅎ
햇볕이 좋아서..먼지 조심하면서 무 말랭이 반찬에 또 욕심 내 보게 됩니다.
*^^*
빈추
2012년 2월 23일 at 6:04 오전
햇빛을 아직도 사냥중일까요?
완전주의자의 꿈은 아직도 깨어나지 않고서 꿈속에서 헤메고 있을까요?
토요일 오후에는 짜장면을 아직도 드시고 계실까요?
ㅎㅎㅎ. 장석주식 주기도문….ㅋ
무무
2012년 2월 23일 at 8:03 오전
무우가 제일 맛있을 때인 가을에 무를 굵게 썰어서
날 좋은 날, 바람 서늘한 곳에서 말리면 됩니다.
햇볕을 보면 색이 가무스레해지죠.
굵은 무말랭이를 좋아하시면 아주 굵에 썰면됩니다.
마르면서 쪼그라드니까요.
굵은 무말랭이가 쫀득하게 씹히는 맛이 있게 무치려면
물에 불리실 때 첨벙 담가 불리지 말고 먼니 씻어 내듯이 헹구시면
됩니다. 양념은 ㅅ에게 물으시고.ㅎㅎㅎ
Lisa♡
2012년 2월 23일 at 8:38 오전
슈에님.
거긴 볕이 항상 좋으니
걱정없죠?
Lisa♡
2012년 2월 23일 at 8:39 오전
뽈송님.
그 무우말랭이 먹어보고 싶으네요.
정말 맛있을텐데—
기가 넘친다시니 정말 좋습니다.
제가요..기가 왕성합니다.
그게 참 신기해요.
자–뽈송님 기 받으세요~~~
Lisa♡
2012년 2월 23일 at 8:40 오전
벤조님..거짓말없이 약 1분…?
다음엔 시간 재어볼께요.
후후..제가 아시겠지만 후다닥 쓰고 후다닥 나간답니다.
거의 매일 나가니까요~~뭐그리 할 게 많은지.
Lisa♡
2012년 2월 23일 at 8:41 오전
진아님.
그묶은지 반찬요.
나 진짜 그것도 잘 해보고파요.
살짝 씻어 짠 다음에 기름넣고 볶나요?
기름 아무거나?
Lisa♡
2012년 2월 23일 at 8:42 오전
빈추님…쫌 하십니다..ㅋㅋㅋ
정말 장석주식이네요.
재미있구요.
계속 그렇게 해주세요~~~호하호하..
Lisa♡
2012년 2월 23일 at 8:42 오전
무무님.
양념도 적어주시지….
고추잎도 불려서 넣죠?
아주 말려요?
쫀득하게 말려서 물에 불려요?
무무
2012년 2월 24일 at 4:06 오전
무말랭이를 말릴때는 바싹 말려야 합니다.
그래야 곰팡이가 안생겨요.
바람불고 그늘진 곳에서 말려야 색이 곱구요.
무말랭이를 반찬으로 해 놓았을 때, 너무 퍼지면 맛이 없죠?
약간 씹히듯이 쫀득한 맛을 원하시면
무말랭이를 물에 풍덩 담궈서 불리지 말고
헹구듯이 씻어 내시면서 불려 보세요. 두세번 헹궈보시면
대충 감이 잡히실거예요.
씻어서 물기 있는 채로 더 불리면 딱딱하진 않을거구요.
그래도 약간 딱딱하다 싶을 땐
양념에 물을 조금 넣어 무치면 되니까 괜찮아요.
제가 하는 양념은
고운 고춧가루에 물엿 마늘 진간장조금 참기름 통깨정도예요.
참쌀풀을 물엿대신 넣기도 하더라고요.
진간장이 비법이라면 비법?ㅎㅎㅎ
Lisa♡
2012년 2월 24일 at 11:14 오전
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