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물건만 전해주고 bye~~하려다가
얼핏~~ 숙의 가방을 보았다.
분명히 짝퉁은아닌데 또 어디서 바가지 홈빡
쓰고 샀는지 내가 미친다, 미쳐~
엄마 시대도 아니다. 할머니 시대쯤 된다.
악어백은 척 보면 안다.
무광도 품위가 있어야지 대체 그녀의 무광백은 정말
척봐도 1950년대에도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다.
보아하니 어디 상가 구석에 쳐박혀 있던 것이거나
외국(빈국)서 누가 사왔다가 맘에 안들어 싸게 넘겼거나
둘 중에 하나이다.
악어백은 짝퉁(가품)이 거의없고 가품은 완전 표가 난다.
멋쟁이들은 악어백 가품은 절대 안든다.
악어백은 제대로 주려면 보통 천만원은 기본이다.
숙은 멋을 부리는 아이도 아니고 도대체 누가 저 오래된
멋스럽지도 않은 악어백 비스무리한 걸 사라고 한 걸까?
아니면 특별한 숙의 안목이 고른 걸까?
숙이 왕방울만한알이 박힌 반지를 끼고 왔다.
저 변두리 금방의 먼지쌓인 진열장에 오래도록
있다가 어쩌다 숙의 눈에 띄여 빛을 본 게 틀림없다.
반지낀 채 한 대 박으면 죽거나 왕방울 혹이 생길 게
틀림없는 공포의 존재였다.
숙은 왜????? 저 반지를 산 걸까?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하고많은 반지를 다 놔두고 하필이면 증조할머니도
끼지않을 반지를 끼고 나타난 걸까?
그리고 그 후에도 번쩍거리는 또 다른 알반지를 다시 끼고
나타난 숙, 우리는 모두 손목 끊어지겠다고 했지만
아랑곳하지않는 숙은 늘 과감한 왕방울 반지를 끼고
나타났다.
궁금했다.
도대체 이 시대에 저 반지를 대체 어디서 구한 것일까?
남편이 사준 모피를 입고 나타난 숙을 보는 순간
영과 나는 기절할 뻔 했다.
분명히 금방 사 입고 온 게 틀림없는데 엄청 튀는
호피무늬가 선연한 밍크였다.
튀는 밍크를 사는 건 멸망의 지름길이다.
몇 번 입으면 질려서 입지도 않지만 품위라곤 없기 때문.
숙은 언제나 줄 돈은 다 주면서 제대로 된물건을
사는 예를 본 적이 없다.
게다가 대학생이던 딸까지 비슷한 걸 사주었다는 것이다.
물론 옷을 자주 사거나 많이 사는 사람도 다 완벽하진 않다.
실수도 하고 시행착오를 거치고 학습을 거쳐야만 제대로 된
물건을 사거나 오래 고민을 하고야 그나마 마음에 드는 걸
사고는 한다.
내 경우는 덜렁덜렁 사고 후회도 않고 대충 입고 살지만.
그 밍크를 숙은 거하게도 입고 다녔다.
호피밍크입고 나오는 날은 정말 나란히 걷기 싫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녀가 호피만 보면 동공확대에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비된다는 걸 알았다.
하루는 숙의대학생 딸이 들어오는데
그야말로 철가방형 은색 각진 백에 전체가
모두 반짝이로 된 크기도 제법 큰 가방을
들고 왔다.
반짝이 철가방?
게다가 노랗게 물들인 머리에 뺨에 동그랗게 바른
볼터치가 연변에서 와도 그렇진 않겠다 싶었다.
뭐라고 해야하나..그냥 취향인데 가만 있어야 하나
고민을 잠시 했다.
엄마가 골라주었을 게 틀림없고 착한 딸은 그대로
들고다니는 모양이었다.
정말 못참고 내가 도대체 저 가방은 뭐냐고 물었다.
막 웃는다.
그 뒤로 다행하게도 반짝이 철가방은다시는 못봤다.
숙은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무무
2012년 3월 11일 at 2:18 오전
그분의 취향이겠죠.ㅎㅎ
디자인을 전공한 언니의 감각은 아주 세련됐어요.
단순한것 같은데 어쩜 그리 자기한테 어울리는 걸 잘 맞추는지.
옛날 이대앞 패션가게 샘플옷 모델도 했을정도니까요.
그에 반해 전 그쪽엔 영 꽝이었거든요.
유관순복장에 고무신 신고 살고 싶다 생각했어요.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요. 그게 제 눈엔 멋져보였거든요.
주관과 소신도 있어 보이고.ㅎㅎ
무엇보다 옷에 관심이 없었어요 전.ㅎㅎㅎ
그러니 숙 그분의 나름 취향일거에요.
리사님의 세련되고 앞서가는 눈 높이엔 못 맞추지만
스스로는 만족하니 그러는거겠죠.
저는 그분 맘 조금 이해되는데…
왜냐면 저희언니가 저를 매일 구박했거든요. 촌스럽다고.
지금은 그냥 나는나, 너는너, 그러고 살아요.ㅎㅎ
조르바
2012년 3월 11일 at 6:22 오전
저도 쩜 친구분 스탈과 비슷할 때가…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구요
걍 눈에 확 티건 말건 내꺼 만드는 쾌감?
생각해보니 뭔가 불만표출이거나 암튼 심리적 정서적 언발란스의 표출 같애요
호르몬의 반란일수도…하하
히안한거만 눈에 들어오구 거 참 미치죠… 한때 딸래미가 저보구 패션테러리스트라고
한동안 검열 받도 옷 입고 나갔다는…ㅎㅎㅎ
조르바
2012년 3월 11일 at 6:23 오전
또 오타 났네…마지막 줄 "검열 받고" ㅋ
Lisa♡
2012년 3월 11일 at 7:38 오전
무무님.
옷 못입고 촌스러운 건 좋아해요.
저도..
근데 제 친구의 경우는 비싸게 주고
남들이 미루고 미룬 걸 좋다고 산다는 겁니다.
그것도 줄 돈 다 주고…ㅋㅋㅋ
구슬만한 산호반지 너무하지 않나요?
그것도 황금색 받침에…크크크.
저는 촌스럽거나 웃기게 입는 거
다 좋아해요.
깨끗하기만 하면 되거든요.ㅎㅎ
Lisa♡
2012년 3월 11일 at 7:40 오전
조르바님이 오타를 내는 거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고 있답니다.
왜냐하면 덜 외롭거든요.
오타내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말이죠.
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는 거 좋습니다.
저도 제 친구에게 이제 뭐 살 때 미리 물어보라고 했어요.
문제는 아무도 사지않는 걸 비싸게 주고 산다는 겁니다.
악어빽 같은 경우는 한두푼이 아니잖습니까?
돈 더 보태 제대로 된 걸 사야지요.
대대로 물려받을 물건인데 말입니다.
호르몬의 반란….에 넘어갑니다.
패션 테러리스트 좋은데요~~(궁금)
벤자민
2012년 3월 11일 at 7:47 오전
얼마전에 죽은 북한기독교연맹 뭐 위원장인가..
강 뭐시긴데
아무튼 이양반이 시드니에 온적이잇는데
어느한국교회에와서 뭐 기도도하고 강론도하고햇어요
건데 통역이라는 여자를하나데리고왔는데
아마 여기호주다른쪽과도 교류가잇엇나봐요
자기딴에는 그래도 쪼금순준이높다고 폼을엄청잡앗는데
들고잇는 한도바꾸가 정말 우리 60년대거였어요
너무촌스러워 마침 그교회에 가방장사하시는분이있어
그다음날 하나를선물하고는
지금여기서 들어잇는거옮기고 그거버리라고하니
무시기소리냐고
이거 지금 공화국에서 얼마나 유행하는건데
왜버리냐고하면서 선물받은건 포장채로갖고갑디다만
가방장사하는말이
저거 들고가도 아마 북에서는 들고다니지도못할것같다고^^
역시 어디던동네수준이라는게잇는가보죠 ㅎㅎ
오현기
2012년 3월 11일 at 8:33 오전
호피 부분 공감이 가네요.
특이한 거는 무조건 좋아한다더니 아닌가베요..
Lisa♡
2012년 3월 11일 at 10:20 오전
벤자민님.
한도바꾸 한참 생각했어요.한도바꾸.
유행하는 건 괜찮아요.
그 동네에서 유행하는 건
그 동네에서 알아주잖아요.ㅎㅎ
Lisa♡
2012년 3월 11일 at 10:20 오전
현기님.
특이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호피같은 건 특이한 게 아니라…후후
나무
2012년 3월 12일 at 3:27 오전
사소한 내용을 흥미롭게도 쓰시네요
그야말로 능력 입니다
Lisa♡
2012년 3월 12일 at 3:54 오전
나무님.
네—-^^**
사소한 내용이지요?
뭐 그렇게 변화를 줄만한
내용도 없고해서 이 거라도..
헤헤 칭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