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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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12키로나 빼고 나타난 경아는 다시 모델처럼 되었다.

5년만인가 남편의 이종사촌 여동생을 만났다.

키가 170이 넘는 아이라 살을 쏙 빼니 나이와는 무색하게

근사하다. 워낙 세련되었다보니 그 깔이 어디가나..

쿠키와 이태리요리 클래스를 운영하다보니 자기도 맛을 보고

미식을 탐하다가 절로 살이 부풀어 올랐다는 것이다.

살은 TV에 나오는 유명한 의사를 찾아가(대기만 6개월)

시키는대로 했더니 6개월만에 12키로 감량에 성공했단다.

경아가 다이어트를 하게된 이유는 지방간이란다.

술도 안 먹는 아이가 늘 지방간이 계속 되고 비만이었는데

살을 빼고 나니 지방간이 거짓말처럼 없어졌단다.

다이어트를 도울 겸 샐러드만 먹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커피와

샐러드만 주문했더니 샐러드를 다 먹은 경아가 언니,시킨

샐러드는 언제 나와? 한다.

경아야, 이 게 다 나온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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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과 밤새 수다를 떨고 싶다.

오랜 친구로 지내면 인생이 늘 유쾌하고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나이도 비슷하고 파마머리에 여친처럼 지내도 될텐데..

그의 책에서 시립미술관이나 덕수궁미술관에 들러 좋은 전시회라도

보는 게 낫다면서 눈과 귀로 느끼는 문화적 경험은 침대에 늦게

누워 TV 채널이나 돌리는 것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면서 하는 말이

여자속옷광고 홈쇼핑에 채널 멈추고 집중하다 제풀에 흠칫 놀라는

촌스런 행동은 이제 그만하자는 거다.

우리 주위에 그런 야한 속옷 어울리는 여자는 이제 없다.(이 부분에 넘어갔다)

아니..과거에도 없었다.

미안하다.(깔깔깔)

이렇게 재미있고 유쾌한 남자를 만나서 밤새 수다 떨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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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떨어지는 메모지에 내가 메모한 흔적들이 깔렸다.

‘목에 칼이 박힌 듯한 유년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라는 메모가 무섭게 눈에 들어온다.

목에 칼이 박히게선연한 유년의 기억이라는 게 있다는 거

쉬운 인생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있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유년의 기억들은

이사간 기억, 동네 골목에서 사먹던 과자라든가, 사랑받던

기억들이 주류를 이루는데꼭 영화나 소설에 보면 그 유년이

상당히 철이 든 것 마냥 나오기도 한다.

난 어제 일이 기억이 나지않는터라 유년의 기억이라고는

이사간 기억과 달고나와 전분이 가득 들어간 쨈을 부풀려

먹던 그런 기억, 아버지가 일본에 갔다오면 사오던 과자?

아빠 냄새, 엄마의 회초리와 먼지털던 기억 밖에 나질 않는다.

내가 너무 밋밋한 삶을 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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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잠깐 동네 아낙을 만났다.

동네 아낙과는 그다지 친한 사람이 없는터라 차라리

신선하기까지한 기분이었다.

찹살로만 만든 하얀 떡을 곱게 잘라 랩에 얌전하게

싸서는 몇 개 준다고 들고나왔다.

이런 거 마다할 내가 아니지..이런 거 담에 만들면 또 주세요.

좋아한다.

어렴풋하게 품고있던 오해 비스무리한 것도 풀고 이야기를

차근차근 듣고 있자니 그간 그녀가 얼마나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나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당신은 열이 있으면 하나도 보여주질 못하는 사람이네요.

먼저 흥분부터 하니까요~~아깝게스리~~스리~~하자 웃는다.

헤어질 때 뭐 긴히 할말이 있는 건 아니죠? 하길래

내가 말했다.

"그동안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그게 나의 할말입니다"

까만 하늘에 유별나게 빛나는 두 개의 별이 나란히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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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Hansa

    2012년 3월 13일 at 1:50 오전

    저도, 딸아이와 국립중앙박물관 관람을 예약해두었답니다.
    따뜻한 봄날에,, 하하

       

  2. 슈에

    2012년 3월 13일 at 7:05 오전

    리사님 ..김정운 아저씨 정말 너무 웃겨요.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옴.

    몇년전 아침마당에 나와 강의를 하는데 옷차림에서부터 파마머리

    완전 개그맨 저리가라 웃기더라구요.ㅎㅎ ㅎㅎㅎ

       

  3. Lisa♡

    2012년 3월 13일 at 7:19 오전

    한사님.

    국립중앙박물관요…아고 부러워라.

    박물관 근처 숲길도 걸으셔야해요.   

  4. Lisa♡

    2012년 3월 13일 at 7:20 오전

    슈에님.

    개그맨이 따로 없어요.
    파마머리를 하기 전과 한 후로
    인생이 바뀌었다네요.
    완젼 욱겨요.
    너무 조아~~너무 조아~~어캐~~   

  5. 김진아

    2012년 3월 13일 at 2:30 오후

    아, 어제 저녁…밤 하늘에 유별스리 반짝이던 두 개의 별을 한 참이나 바라보고 있다보니
    집이였어요….

    유년의 기억…힘들어요. 잊자고 해도, 어느 순간 툭 튀어 나오는 몹쓸 기억들이 말이죠.   

  6. Lisa♡

    2012년 3월 13일 at 3:19 오후

    진아님.

    그 두 별이 오늘 밤도 있어요~~~

    유난히 반짝여요.

    유년에 힘드셨군요.

    하지만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또 있잖아요.
       

  7. 말그미

    2012년 3월 13일 at 5:34 오후

    ㅎㅎㅎ…김정운. 그 분은 입이 ‘말샘'(알아들으실라나 몰라요)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끊임없이 말이 쏟아지는 폭포라고 해야할까요?
    유쾌하지요?   

  8. Lisa♡

    2012년 3월 13일 at 11:48 오후

    방송 찾아서 죄다 봐야할까봐요.

    꽂혔거든요.   

  9. 뽈송

    2012년 3월 14일 at 2:20 오전

    갈수록(?) 글이 좋아집니다.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그렇게 매일 쓰면서도 조그만 여자의 어디에서 그런 기가
    쏟아져 나와 그런 글빨이 있는지요.
    오늘은 그게 무척 궁금하네요. 한 수 배우고 싶습니다만…   

  10. Lisa♡

    2012년 3월 14일 at 6:53 오전

    지금 저 부끄러워서 몸 비비꼬고 있는데

    안보이시죠?

    클났네요~~누가 보면 안되는데…빨리 넘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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