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을 정확하게 하는 사람을 부러워한다.
말이 빠르다보니 어쩌다 내 말이 엉키고 발음이
샌다는 느낌을 알면서 말을 할 때 부끄럽다.
경상도 억양에 발음까지 새어버리거나 겹치면
좀 무식해 보이기도 하고 상대방에게 인상을
좋게 심어주기 힘들다는 생각을 자주했다.
깍듯하게 발음을 할 수 있다면 아나운서는 아니라도
상당히 지적으로 보일터인데 말이야.
우연히 친구병문안 간 병실에 앉아 하릴없이
유선 TV만 쳐다보는데 정은아와 박미선이 나와서
보험회사 광고를 하는 중이었다.
늘 박미선이 왜 수많은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서
하고 나이와 미모와 상관없이 다수 출연일까?를
의아해했던 적이 있기에 유심히 보게되었다.
그때 알았다. 그녀의 발음이 얼마나 정확한지.
아나운서인 정은아보다 훨씬 분명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발음을 하고 있었다.
서울대를 보낸 성아엄마가 점심초대를 했다.
학교엄마들과 친하게 지내는 편이 아닌내가 유일하게
만나는 팀들인데 4명으로 딸의 남자친구들 엄마이다.
한 명은 서울대를 한 명은 광운공대를 한 명은 3수를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남자아이들을 둔 엄마들이다 보니
군대이야기는 필수이다.
ㅎ엄마가 아들 ㅎ가 신검을 받으러 가서 3급 정도가 나올
아이인데 ㅎ가 군의관에게 자기는 군대를 가고싶으니
1급을 달라고 했다는 말을 해서 1급을 받았단다.
그냥 듣고 있으면 될 걸 내가 재빠르게 그럴리가 없고 그렇게
얼렁뚱당 급수를 주는 게 세상에 어디있느냐 일급을 받을만하니까
준거다 라고 말실수를 했다.
ㅎ 엄마가 갑자기 어린 애에게 하듯 꽥~ 하면서 아니란다.
(그때 일행 모두 깜짝 놀랐다. 절대 시어머님 깜으로는 안돼에~~)
자기 아들은 3급인데 1급을 달라고해서 받았단다.
우기는 거 이제 하지않기로 한지 오래다.
네—-그렇군요….그랬썼썼군요.
성이엄마랑 걸어서 집으로 가는 길에 산길을 택했다.
늘 말이 없이 들어주기만 하는 성이 엄마는 가면서
차분하게 자기 이야기를 한다.
시어머님을 오래 모셨고, 3명의 시누이가 잘 모시지
못한다며 어머님을 모시고 나가서 작은 집을 하나 얻어
일하는 아줌마를 붙여주고 밖에는 일체 나가지 못하게
한다는데 치매가 왔다는 이야기이다.
몇 십년을 모시다가 나가신지 4년째인데 자기는 편해졌지만
어머님은 힘드실 거라면서 씁쓸하게 웃는다.
효자로 소문난 아들은 어떤 심정일까 하는 게 내 맘에 인다.
내 일이 아니기에 뭐라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다 이런 류의
일들로 골치를 앓는다.
상처받고 상처주고 그 와중에 늘 나이드신 부모님이 있다.
점점더 설자리가 없어지는 노인문제가 남의 일도 아니고
내 일이라는 생각이 들자 앞으로 살아갈 일들이 까마득하다.
나도 미래노인에 내 아이들의 부모이니까.
성아엄마는 국제결혼가정에 한국어를 가르치러다닌다.
일주일에 네 집을 돌고 한 달에 약 80만원을 나라에서 받는다.
그러니까 한 집을 한 달에 4회 방문해 2시간 공부를 한다.
한국어 3급 자격증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몇 해동안 봉사한
점수가 플러스되어 그 일을 맡게 되었는데 보람있어한다.
성이엄마는 한지공예 선생님이시다.
갈수록 한지공예를 배우는 이들이 적어 강사로 나가던 자리가
다 없어지는 지경이란다.
ㅎ엄마는 영어선생님이다.
과외를 하면 스트레스를 받고 학원강사로 나가면 편하고
돈은 많이 버는데 몸이 축난다면서 쉬운 일이 없단다.
놀고 있는 나도 쉽지않다고 말해서 다 웃는다.
돈벌이는 없으면서 늘 놀면서 돈을 써야하니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자 돈이 나가는 건 누구나 다 마찬가지이고 잘 놀기라도
하면 그게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니 돈 버는 것이다라며
나를 위로 아닌 위로를 한다. 에구~~쪽 팔려라.
도토리
2012년 3월 15일 at 4:05 오전
우째 여태 아무도 답글을 안 달았을까.. 의아해하면서……^^*
Lisa♡
2012년 3월 15일 at 8:59 오전
의아함에 의아해하면서~~
봄날입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요.
슈에
2012년 3월 15일 at 9:03 오후
발음정확하게 하려고 어떤 친구는 혼자 전화붙들고 연습한다네요.^^
여기저기서 친구들에게 지적을 많이 당하다보니 …
발음뿐만 아니라 강약을 확실히 줘서 이야기하면
더 감칠맛이 있는것같아요.^^
Lisa♡
2012년 3월 15일 at 11:44 오후
슈에님은 발음 정확하잖아요.
저는 늘 제 발음에 곰플렉스를 갖고 있어요.
그리고 나도 모르게 떠들다보면 발음도 포함해
부끄러워지거든요.
정확한 발음법을 갖고 있다면 자신감도 더 생기겠죠.
벤자민
2012년 3월 16일 at 2:43 오전
아이구 그눔의 사진 들여다보느라
발음이고 뭐고 ㅎㅎ
난 요즘 잇빨교정하고나니
발음이 어두룩해졋어요 마치 영구처럼^^
Lisa♡
2012년 3월 16일 at 4:38 오전
벤자민님.
저 정도의 사진갖고…
순진하셔라~~’일부러 순진한 척?
교정을 늦게 하시네요.
김진아
2012년 3월 16일 at 10:19 오전
아이 낳고 어금니 하나가 빠지니까, ㅋ
발음이 영 아니올시다예요.^^
…여기저기 모두 다 고민은 엇비슷하구나 합니다. ㅠㅠ
Lisa♡
2012년 3월 16일 at 11:15 오전
아…………진아님도……….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