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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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보수적인 성향이 좀 잘못된 게 아닐까 하는 사고를

자주하게 된다. 이유인즉 동네에서 우아하고 격조있는 이들의

행태를 관심갖고 보게되면 그야말로 이기의 극치이고 한 치의

양보도 않으려는 괘씸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고 그들이 다 기득권

만을 차고 앉아 잃지 않으려는 꽤 행세께나 한다는 이들이라서다.

그들의 사고를 보자면 좋은 게 좋은 거인데 결국 자기 이득에

있어서는 절대, 한사코 양보가 없고 남의 일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한 일면을 자주 보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로운 변화에 대해서는 천박하단 시선을 보내는 게 다반사인데

자기 생이 편하고 자기 자식이 또 자기처럼 같은 길을 가게 되는데

커다란 만족을 느끼고 지구가 별로 변하지 않는 한 그들의 가족들은

영원불멸 기득권자이라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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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운동가도 아니고 내 것을 희생해 남을 돕자는 희생정신이

가득한 아줌마도 아니다.

다만 같이 아파하고, 나설 땐 같이 나서주고, 언제 남의 일이 내 일처럼

될 지 모르니 늘 협조하고 공통 관심사는 같이 논하자는 이유이다.

동네 일로 설문지를 돌리게 되었는데 50% 만 답변이 왔다.

50%…늘 사회의 50%가 문제이다.

내 동네 일만 그치는 일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 사회는 이 말없는 다수의

움직이지 않는 이들이 문제가 된다.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그 쪽으로 눈치만 보다가 행하거나 아니면 뭔가

잃을까봐 가만히 움직임만 주시하거나 나만 괜찮으면 아무렴 어때? 하는

이들이 그 50%이다.

나를 돌이켜 생각해봤다. 나는 어떠했던가.

나는 언제나 부지런하고 다른 사람의 일에 무관심하지않고 같이 나서주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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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어릴 땐 돈을 많이 벌겠다고 했다.

대학생이 되더니 경영학과에서 제 3국 빈곤퇴치에 관심을 갖더니

과를 아예 그런 쪽으로 바꿔버렸다.

그리고는 그런 개발도상국가의 일에 앞장서겠단다.

꼭 그래서는 아니다. 나도 바뀌고 있다.

강아지에게 겁나게 돈을 쓰는 시누이가 갈수록 이상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동네에서 기득권을 지키려고 애쓰는 우아한 아줌마들이

간사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잘 먹고 잘 입다가 가는 것만이 생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사고가

생기면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가에 고민을 하게 되었다.

뭐 진즉에 이런 고민을 하지않은 건 아니었다.

요즘들어 갈수록 그 의미나 비중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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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지나 광고지 혹은 관리비 내용이 적힌 용지가 들어와도

나는 허투루 버리지 않는다.

이면지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이용가치가 없을 때만

버리게 된다. 그러다보니 이면지가 차지하는 공간도 만만치는 않다.

지저분하게 여기지는 부분 또한 없지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이면지 활용이나 쓰레기 재활용 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건넛집 불구경하는 식으로 대충 훑어 보고는 버리는 게

다반사이다. 돈 되는 게 아니라면 또는 공과금처럼 벌금이 부과되는 게

아니라면 거의 관심없이 쓰레기 통으로 직행이다.

이 작은 관심이 어쩌면 쓰레기를 20% 라도 줄일 지 모르고, 그만큼

낭비가 줄어들지도 모른다.

기득권에 안주하려면 공짜로 할 게 아니라 그만큼 사회에 공헌하는 바가

조금이라도 있어야 고개라도 끄덕일 거 아닌가.

작은 쓰레기 하나라도 우습게 볼 게 아니라 그것도 다 공헌이다.

정치가들도 나설 때는 공헌하겠다가 아니라 이미 공헌한 바가 있어야

당당하게 선거에 임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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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훈갤러리에서(찍지말라는 표시 있었는데..)

10 Comments

  1. 커피좋아

    2012년 3월 17일 at 2:46 오전

    짝짝짝
    공감 100%

       

  2. 순이

    2012년 3월 17일 at 3:58 오전

    정말 괜찮은 아줌마!
    아니 멋진 아줌마!

    리사님 같은 분이 많아야
    사회가 좀 더 따듯하고 살만한 세상이 되는데…
       

  3. Lisa♡

    2012년 3월 17일 at 5:32 오전

    커피좋아님.

    정말 나 신 끼 있나봐요.
    조금 전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가
    졸려서 잠시 눈을 붙이려고 책을 놓고
    잡 생각하다가 잠깐 아주 잠깐
    커피좋아님 생각이 나지 뭡니까?
    그때가 아마 11시 46분 쯤일 겁니다.ㅎㅎ   

  4. Lisa♡

    2012년 3월 17일 at 5:33 오전

    순이님.

    저 같은 사람이 많으면 괜찮겠지요?

    헤헤헤….순이님도 참…순이님 같은 분도
    괜찮을 것 같아요.

    주고받기?ㅋㅋ   

  5. 추억

    2012년 3월 17일 at 1:44 오후

    좋은 변신 기대됩니다, 앞으로 리사님의 사고의 변화와 활동을 지켜보겠습니다. 환영합니다. 리사님과 같은 생각의 변하를 하는 분이 이 사회에 좀 더 많이 나오시기를,,,특히 기득권과 경제적 welbeing을 누리시는 분들게,..   

  6. 벤조

    2012년 3월 17일 at 3:13 오후

    맨 끝의 Tipping Point.
    의미가 크네요.
    작은 쓰레기 줍기, 사회정화에 큰 기폭제가 될 수도 있겠지요?
    말없는 다수가 여기에 참여하기를 빌며…
       

  7. Lisa♡

    2012년 3월 17일 at 3:26 오후

    추억님.

    오랜 만입니다.
    잘 지내시져?
    변화라고야 할 것 까지는 없지만
    기득권지들이 각자 사고를 좀 바꿔야 한다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자기 걸 지키기에만 급급하지말고
    좀 더 어우러지는 사회에 참여를 말입니다.
    그게 거창하거나 그런 게 아니거든요.
    그죠?   

  8. Lisa♡

    2012년 3월 17일 at 3:29 오후

    벤조님.

    ㅎㅎㅎ…..

    말없는 다수들의 변화를 준다면 이 사회가
    좀 더 아름다워지겠지요?
    자기안전만 지키기 급급한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지요.
    아래는 썩고 있는데 위만 깨끗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구요.
       

  9. 서니베일 체리

    2012년 3월 24일 at 4:51 오후

    찍지 말라고 해도 찍어 보여주는 프로정신 ! 리사님만 할 수 있는 용기랍니다 .    

  10. Lisa♡

    2012년 3월 25일 at 12:16 오전

    사실은 거의 다 사진을 못찍게 하면 저는 안찍거든요.

    그런데 저 날 사실 아무도 없고 사진 찍어도 되는 줄 알았어요.

    나오면서 보니 아주 조그만 사진촬영금지 그림이 문에 붙어
    있더군요.

    그런데 뭐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거 아니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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