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보인다.
봄비 사이로파랗게 올라오는 봄이 보인다.
잔디밭 한 귀퉁이는 어느 새 봄이 쫙 깔렸다.
분명 어제도 저 길 거닐었는데 밤이었을까? 새벽이었을까?
아무도 몰래 숨어있다가 자태를 드러낸 봄이다.
나무가지에도 봄이 문을 조금씩 열고 있다.
노오란 혹은 부끄러운 자색들로 노크 중이다.
지난 겨울은 어땠어? 속삭이면서.
창을 열자 훅 끼치는 봄비향이다.
기분색깔이 쟈스민색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어제 본 식당 아줌마가 종일 기억나질 않는다.
분명히 많이 본 얼굴이고 그녀 또한 나에 대한
기억이 선연한데 우린 서로 장소기억 부재 중이다.
그 머리, 그 웃음, 그 치아….어디서 알았더라.
핑크색이었어.
앞치마를 두른 채..거기 아닌 다른 식당에서.
깨끗한 제스춰로 눈에 띄이던 여자.
나는 식당의 손님으로, 그녀는 거기 종업원으로.
하지만 우린 서로 기억을 담았는데 말이야.
어디더라….많은 시간을 기억 끄집어내기에 할애했건만
결국은 아직도 헤매고 있다.
어제는 종일 피곤함에 시래기처럼 절어 있었다.
며칠 전 힐링캠프에 차인표 편을 보면서 가슴에서
뜨거움이 올라오지 않은 이가 어딨으랴.
나도, 연호네도, 권샘도 다 그랬다.
아들이 제 3세계에 관심이 많아서 찾아서 보라고
일렀다.나의 이런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부를지는
모르지만 일단 이런 남자의 뜨거운 가슴을 전해주고싶었다.
아들이 문자다.
너무 많이 울었다고…차인표 괜찮은 남자라고.
내가 아들의 갈 길을 떠미는 건 아닌지.
하지만 그렇게만 살라고 해…그래도 치우칠까봐
너의 길은 분명히 하되 그렇게 남을 돕고 살면
인생은 성공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너무 올인하는 게 싫은걸까?
차인표의 말 중에 어느 순간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그 무엇이 달라졌다는 부분이 가장 와 닿았다.
슬리퍼를 끌고(아마 하얀색 벌킨스탁쯤 되겠지)
베이지색 반바지를 입고 늘어진 카키색 베네통 티셔츠를
입은 채 머리도 감지않고 집에서 나와 물건을 받아가던
나의 그때 모습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그 남자는
회상한다.
그러자 옆의 원이가 "쳇—-그 무우다리?" 그런다.
그래 나 무우다리다. 어쩔건데…그래도 마음만은
홀쭉하고 날씬한 다리라니까.
상대방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란 의외로 별로
꾸미지 않은 소탈한 모습일 때가 대부분이다.
수요일 하지않던 화장을 좀 한 날…동해씨가 어제
전화로 말하길 맨날 선머슴처럼 하고 다니지말고
그 날처럼 좀 꾸미고 다니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화장을 하면 피부가 숨을 쉬지
못하는 느낌이 들고 눈이 아프고, 먼지가 더 많이 얼굴에
묻는 것 같아 빨리 세수하고 싶던데..말야.
김술
2012년 3월 23일 at 12:57 오전
시래기처럼 절어 있었다
-시래기는 절이지 않고 말리는 것이다
섬머슴
-선머슴(혹은 풋머슴),차분하지 못하고 덜렁대는 아이
차인표
-정말 괞찮은 남자라 생각되었다.
편견을 버리고 다시 보게된 사내!
Hansa
2012년 3월 23일 at 1:04 오전
해남에도 봄비가 내립니다..
Lisa♡
2012년 3월 23일 at 1:27 오전
술님.
시래기 소금말고
햇볕에 말려 물에 불려 절어진…
ㅋㅋ
선머슴은 오타….땡큐~~
Lisa♡
2012년 3월 23일 at 1:28 오전
한사님.
해남에 봄비는 아주 어울립니다.
ㅎㅎ
나의정원
2012년 3월 23일 at 3:32 오전
봄 비가 내리는 날에 아름다운 한 편의 글을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벤자민
2012년 3월 23일 at 3:44 오전
차인표가 누구에요?
무무
2012년 3월 23일 at 3:51 오전
진주에도 비옵니다.
촉. 촉. 히
Lisa♡
2012년 3월 23일 at 4:32 오전
나정님.
비가 촉촉하네요.
지금 우체국을 걸어갈까?
동사무소도 들러야하는데..
고민 중이랍니다.
그냥 비를 보며 걷고 싶어서요.
Lisa♡
2012년 3월 23일 at 4:33 오전
벤자민님.
인터넷 찾아보세요.
한국에 있는 괜찮은 남자랍니다.
Lisa♡
2012년 3월 23일 at 4:33 오전
무무님.
해남에도
진주에도 부산에도 어제부터..
줄줄이 비 소식입니다.
비 좀 보러 나가야겠어요.
걸어서 …. 동사무소 찍고 우체국찍고.
ㅎㅎㅎ
도토리
2012년 3월 23일 at 7:49 오전
비오는 날 신으려고 예쁜 장화 사놓고 비 기다렸었는데
깜빡 잊고 안 신고 나왔어요.
.. 이제사 생각이 나네요…ㅋ
Lisa♡
2012년 3월 23일 at 10:45 오전
제가 그러다가 장화 다른 사람 줬거든요.
그리고 미국갔을 때 헌터가 근사한 신형이 나와서
다시 샀어요.
근데 오늘 또 안신고 나갔어요.
우리 어째요~~
뽈송
2012년 3월 23일 at 12:13 오후
잉~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요…그래 내가 뭐랬나요. 어렵다 했지요…ㅎㅎ
저도 어제 힐링캠프(재방송) 차인표 편을 보면서 가슴을 많이 쳤습니다.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지요. 나 혼자 잘난척 하면서(우리집 사람 얘기) 살지만
단지 부끄러운 존재였었다는 걸 모르고 살았던 겁니다.
다시 보고 구두닦는 목사님의 제목으로 블로그에 올릴까 싶은 생각입니다만
나보다는 리사님이 올리면 너무 멋질 것 같습니다…
Lisa♡
2012년 3월 23일 at 12:19 오후
아니예요~~
뽈송님이 올려주세요.
저 그런 글 잘 못쓴답니다.
아…..부끄럽더군요.
나를 찾으며...
2012년 3월 23일 at 2:03 오후
차인표 … 연예인이지만 참 괜찮은 남자에요.. 연예인 같지가 않아?요~울집 아이들 말쌈이에요..요즘 아이들도 인정하는 남자 .. 더군요..^^
Lisa♡
2012년 3월 23일 at 2:19 오후
나찾님.
요즘 그 남자 인기 짱입니다.
그렇게만 자라준다면 우리 엄마들이
자랑스러울텐데~~말입니다.
말그미
2012년 3월 23일 at 3:14 오후
확실히 봄이 왔지요, 이제?
봄비는 가을비보다 반갑습니다.
차인표, 괜남(괜찮은 남자)에다가 착남까지?
동감입니다. 게다가 아주 범생이까지…
Lisa♡
2012년 3월 24일 at 12:35 오전
말그미님.
오늘 아침에 비그치니 더 파릇파릇 합니다.
봄나물로 아침 식탁을 준비했어요. ㅎㅎ
TRUDY
2012년 3월 24일 at 11:12 오전
내가 만났을 땐 외모에 엄청 신경쓴 흔적이 뚤 하시덩뎅
귀거리, 목거리 치렁치렁대던 옷차림 – 짧고 숱이 적던 파마머리.
오래전이라 지금은 취향이 많이 바뀌신거 같군요.
블록에서 느낌이 – 머리만 그대로 고수?
무다리? 라고 흉볼수 있는 친구가 옆에 있는것 행복한 불평?
나도 그렇게 생각 했는데 결코 표현할수 없었거던요.ㅎ
Lisa♡
2012년 3월 24일 at 12:11 오후
아하~~ 트루디님.
저는 본래 치렁치렁한 옷은 입지 않습니다요~~
ㅎㅎㅎ
귀걸이와 목걸리는 꼭 합니다.
왜? 많으니까…가 아니고 하는 게 저한테 좋다네요.
머리는 그대로입니다.
외모에 엄청 신경 쓰던 때가 있었지요~~
요샌 완전 등산복 차림으로..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