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우산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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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치아가 없어뵈는 할머니 한 분이 길을 묻는다.

가르키는 방향으로 가지않고 반대방향으로 간다.

"할머니, 어딜 가시는데요?"

"핵교"

"어느 학교요? 근처에 학교가 많아요"

"이짜녀~~ 중핵교"

그리고는 더 이상 물을 수 없었다.

반대방향으로 휘적거리며 가는 사람, 말릴 수 없는 노릇.

같이 따라갈 수도 없고…자꾸 뒤돌아보는데 그 할머니는

여유자적하게 휘적휘적 작은 우산들고 잘도 걸어간다.

핵교~학교~해꾜~~하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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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신하게 차려입고 봄비를 마중 나간 길.

부부가 나란히 서서 약간은 초보적 자세로 손님을

맞던 빵집을 갔다.

초보적 자세는 어느 새 즐기는 자세로 약간은 변해있다.

소보루 빵에 생크림이 잔뜩 든 빵 없나요?

잠깐 기다리라더니 금방 만들어주겠단다.

새로 온 제빵사가 아주 마음에 든다면서 크림을 많이

넣어달라고 하자 그럴 거라며 뒤에 대고 소리친다.

헉…빵이 크림에 둘러쌓였다.

걸어오면서 이 빵집에 가서 책을 좀 읽을까 하다가

소보루 생지에 크림을 잔뜩 발라 먹고싶어졌다.

걷는내내 생크림만을 상상하며 걸었다.

몸에 단 것이 필요한 시기? 수시로 그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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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주문을 받은 아가씨가 책을 찾느라 컴퓨터로

책 제목을 치는 순간 얼핏보니 할인해서 9400원이 뜬다.

본래 가격이 13000원인데 9400원?

이 서점에서 주문하고 현금을 내면 20% 할인하니까 10400원.

그럼 내가 1000원 손해를 본다는 건데잠시 고민 좀..

1000원을 아끼는 짠순이가 되어야 해..너 이제 잘 살기로 했잖아.

아니야 이왕에 기분좋게 왔으니 1000원 손해보고 그냥 주문해.

두 가지 의견 사이에서 5분을 오락가락하다가 결론은 다른 신간을

20%에 사면서 그냥 거기서 주문하기로 했다.

집으로 와서 곧장 컴퓨터로 들어가 그 책을 찾아보자 어디서도

9400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에궁~~ 하길 잘했지.

인터넷에서가격적으로 기회를 잡으면 꼭 필요한 경우엔 무조건

사야지 잠시 주춤하는 사이 놓치기 쉽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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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서 쿠폰을 매달 보내준다.

그 쿠폰에 있는 할인된 상품들을 잘 산다.

어제도 유기농 쌀과 유기농 오렌지 쥬스를

각 30%, 20%에 사고 또 밤 9시 이후에 가면

생선들과 각종 나물들은 거의 30% 이상

할인이 되어 그 시간에 자주간다.

아구를 한마리 3000원대에 사고, 취나물을

싸게 사서 들깨가루 잔뜩 넣고 볶았더니

들큰하니 아주 맛있다.

아구는 무우와 콩나물을 넣고 나중에 미나리와

두부를 넣고 간은 멸치액젓간장으로 슴슴하게 했다.

아침에 아구탕과 취나물 들깨가루볶음에 맨죽방멸치를

그냥 고추장에 찍어서, 물다시마는 숭숭썰어 초고추장에

살짝 찍어서 뚝딱 차려먹었다.

건강이 쑤욱 내 몸으로 들어오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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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안영일

    2012년 3월 24일 at 11:53 오전

    청량제같은 *주인장의 수필을* 읽었읍니다, 항상 읽으며 마음속 깊은곳에서 애 3 멀

    리떠나 공부하고 뒷치닥거리하는 삶의모습 좋게만 생각하는 동네이웃입니다, 그래

    도 항상 운전 차조심 ,또한 저는 소식에 박식 (맛이없는 거친음식)을 권함니다, 70

    이 다되어도 고추가루 파 마늘 후추등 양념울 거둬내는 부억이라곤 언제나 혼자

    몇십년을 도와주고사는 동네 사람이 왜 그리 사먹는것을 그리좋아들 하는지 ? 아마

    자란 환경탓이아닐가, ? 생각하며 이제 곧여름 아이들도 같이생활을하는 여름이 오겠

    읍니다 *항상 그집아이들 건전하게 잘자라기를 기훤하는 동네사람의 *오늘 글을 읽

    고서 답글 적어 봄니다, 항상 건강 하십시요,   

  2. Lisa♡

    2012년 3월 24일 at 12:08 오후

    네–제가 요즘 보리밥을 먹습니다.

    꽁보리밥요~~ 입안에서는 놀지만
    아주 꿀맛입니다.

    음식은 좀 거친 걸 좋아합니다. ㅎㅎ   

  3. 말그미

    2012년 3월 24일 at 1:16 오후

    사람이 나이를 먹어가면 바로 가르쳐줘도
    왜 그리 엉뚱한 길로만 갈까요?
    웃으면서도 두렵습니다.
    세월이 무섭습니다.   

  4. 나를 찾으며...

    2012년 3월 24일 at 1:29 오후

    아구탕에 들어간 멸치액젓간장이 모에요?
    그런 간장도 있나요????????ㅎ   

  5. Lisa♡

    2012년 3월 24일 at 1:55 오후

    말그미님.

    그 할머니 제가 신경써서 데려다 드리려고 했는데
    그래도 말을 듣지않고 그냥 반대로 가는 거 있죠.
    근데 왜 물어보시는지….ㅎㅎ
    합죽이 할머니.   

  6. Lisa♡

    2012년 3월 24일 at 1:56 오후

    나찾님.

    멸치액젓간장이나
    홍게간장이 맛간장 같은 건데
    그냥 조선간장 대신
    쓰는건데 아주 괜찮아요.
    주변에 물어보시고
    홍게간장은 아마 무무님께 부탁드리면
    들어주실 겁니다.
    15000원이라던가?
    암튼…   

  7. 색연필

    2012년 3월 25일 at 8:08 오전

    핵꾜~에 완전 넘어 갑니다^^
    우리 할머니 생각도 나고~ㅋ

    할인쿠폰 무시하다가
    공항에서 남들 다~2-30%혜택 보는 것
    온 돈 다 주고 사야만 했다는 아픈 추억 있습니다.

    버려지는 쿠폰도 다시 보자로
    삶의 태도 바꿨습니다^^
       

  8. Lisa♡

    2012년 3월 25일 at 8:26 오전

    봄 아가씨…색연필님.

    간만…..잘 지내죠?
    할인쿠폰은 일단 잘 챙기고 봐야해요.
    저는 그런 쿠폰들을 잘 사용하는 편인데
    인터넷 상으로 받는 쿠폰을 많이 놓친답니다.
    그래서 제가 복합기 필요하다고 하는 거구요.
    근데 누가 준다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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