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져서 가는 중년남녀의 경우 부부인 경우가 많다.
버스 정류소 가는 길, 103호 아줌마가 약간 머뭇거리며
가다말고 주춤하면서 나더러 먼저 가라는 몸짓이다. 아니
버스타러 가는 길 아닌가요? 맞단다. 그럼 저기로 같이
걸어가야하는 거 아닌가해서 내가 제스춰를 취하자 고개짓
을 하면서 날더러 먼저 가란다.나를 싫어하거나 뭐 이유가
있으려니 하고 5미터 앞 정류소로 가니 그녀 남편이 기둥
뒤에 숨듯이 서 있다. 앗..깜딱이야.
여기 왜 따로 이러고 있으세요? 저기 아주머니랑 같이 어디
가시나봐요? 아니란다. 자기는 압구정동에 친구들과 낮술
하러 가는 길이고 부인을 턱으로 가르키며 갈 길이 다르단다.
버스가 오자 다같이 버스를 탔다. 아줌마는 제일 앞 운전석
뒤에 나는 뒤편에 아저씨는 어기적거리며 내 옆으로 온다.
도대체 왜 그러는 검미? 자주 싸우는 건 알고 있었다만.
오빠들이 주로 올케랑 뚝 떨어져서 걸어가곤 한다. 난 그걸
볼 때마다 웃기기도 하고 멋대가리없기는 싶기도 하다.
어쩌면 저러는지 고쳐지질 않고 올케들도 당연 그러려니 한다.
그래도 차를 타거나 하면 같이 앉는 건 기본이고 자리가 많은
버스의 경우엔 따로 앉기도 하지만 요 위 언급한 부부처럼은
정말 아니다. 어디 여행을 가면 부부가 꼭 죽어라 붙어 다니는
팀이 많은데 보기에 나쁘지 않다. 여행버스에 자리가 많아도
둘이 떨어지면 큰일나는 것 마냥 꼭 붙어앉아 답답하기도 한데
그게 정석이다. 오빠들도 올케들에게 등 한 번 두드려주거나
손 한번 잡는 걸 본 적이 없고보니 예전의 부부들과 요즘 부부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우리 부부도 손잡고 다니지는 않지만
거의 어깨를 부딪히듯 하고 걷는데 그렇다고 죽고 못사는 건
아니지만…너무 남보다 못하게 그러니 보기가 불편한 건 사실이다.
친하다고 할 수 없는, 게다가 만난지 10년도 더 지난
부부에게서 아들이 결혼한다는 청첩장이 날아왔다.
보낼 때 그들도 초대범위를 고민하지 아니한 건 아니겠
지만 약간 뻥 찐다고나 할까? 남편과 상의해야겠지만
초대에 응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어중간한 상태다. 어쩌면
그 댁에 손님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미치자 가야할
것 같고 우리와 어울리지않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자
가지않아도 될 것 같고 대략난감하다.
요 위에 언급한 부부의 경우도 아이를 셋을 결혼을 시켰고
그때마다 다 결혼식에 참석을 했다. 하지만 내 장담하는데
우리아이 결혼식에는 오지도 않을 것이며 그땐 그들은 멀리
이사를 가 연락도 않고 지낼 사이인 것이다. 나 또한 나도
했으니 너도 해라 스타일이 아니라 연락도 않을 것이 뻔하다.
초대받은 집도 마찬가지 아마 나는 기억도 못할 것이다.
좋은 게 좋다고 예전같으면 덜렁 갔을텐데 요즘은 사리게 된다.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뉴욕에서 다녔고 보면 세계
중심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고 할 수 있지만
아는 것만 보게 되어있다고 그때는 그렇게 몸에
뉴욕이 와닿지 않았나보다. 며칠 전 큰 아이가 봄
방학을 맞아 뉴욕으로 놀러를 갔다. 텀이 있을 때
뉴욕으로 간 게 두 번째인데 이번엔 느낌이 달랐는지
문자가 오길 ‘엄마, 뉴욕에 와서 보니 나이가 들어서인지
보이는 게 다르고 돈 벌고 기회가 되면 나중에 뉴욕서
살아야겠어. 문화와 예술의 도시라는 게완전 느껴져’
여기서 -나이가 들어서인지-가 너무나 웃겼다.
지금 21살이다. 30대가 되면 또 엄청 나이 든 척을 할
것이고 40살이 되면 다 산 척 할 게고, 50세가 되면
지금의 나를 이해할까?
나무와 달
2012년 3월 30일 at 12:21 오전
남녀는 유별…이라는 오래된 유교관습에서 나이든 부부들의 모습이 보여지는게 아닐까 싶어요.
젊은이들의 길거리 사랑을 보면서 혀를 쯔쯔 차시곤 하니까요…^^
리사님의 정도가 보기 좋은게 아닐까요….ㅎㅎㅎ
무소뿔
2012년 3월 30일 at 12:35 오전
Lisa♡님 오렌만에 들립니다. 안녕하시지요.
늘 일상생활에서 일들을 재미있게 쓰시는 멋쟁이이십니다.
Lisa♡
2012년 3월 30일 at 12:38 오전
나무와 달님.
길거리에서 추태를 떠는 어린 것들이야
꼴불견이지만 젊은 부부들 사이좋은 거
보면 정말 보기 좋더라구요.
저희 부부도 약간 시큰둥해요..ㅋㅋ
그래도 추우면 팔짱은 끼지요.
Lisa♡
2012년 3월 30일 at 12:39 오전
무소뿔님.
환영합니다.
에구 차라도 한 잔 대접해야 하는건데.
멋쟁이 되고 싶어요~~~~
Hansa
2012년 3월 30일 at 12:43 오전
유리 잔, 작은 사발?
이쁩니다. 하하
빈추
2012년 3월 30일 at 2:41 오전
꼭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고가는 중년(?)들 보기는 어떠신가요?
밖에 나가기만 하면 꼭 옆에서 잡아땡겨서…ㅎ
말그미
2012년 3월 30일 at 3:08 오전
오래 살수록 가까워야 하는데 왜 그리 덤덤해질까요, 부부들은…
꼭 우리 집 일만도 아닌 듯합니다.
우리도 가깝지도 멀지도 않습니다. 리사님네처럼…
Lisa♡
2012년 3월 30일 at 3:08 오전
한사님.
그릇들이나 작은 사물들
혹은 건물들…가끔은 그것들에서
美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Lisa♡
2012년 3월 30일 at 3:09 오전
빈추님.
보기 좋아요.
옆에서 잡아 땡기는대로
땡기십시요…ㅎㅎㅎ
나야 뭐 그러고 싶지만 안 땡겨서.
손잡고 다니는 예쁜 분들 있어요.
Lisa♡
2012년 3월 30일 at 3:11 오전
말그미님.
다들 그런 거죠.
뭐 한 이십년 살다보면 무엘그리
좋기만 하겠습니까?
같이 다니기도 싫을 때가 더 많지요.
가끔은 엄마가 뿔났다 처럼 안식년도
필요하고 혼자만의 공간도 필요하다고
자주자주 생각합니다.
나의정원
2012년 3월 30일 at 4:43 오전
우스개소리고 붙어다니는 중년들 보면 필시 대부분이 부부가 아닐 것이란 말이 있쟎아요?
어찌 보면 노년의 정 같은 것이 새록새록 들어가는 노 부부의 모습도 보기 좋던데, 아직까진 우리네 부부의 정서상 익숙지 않은 탓도 있겠지요.
그대도 미우자 고우나 부부가 자식보단 낫단 어른들 말씀은 오랜 세월속의 터득한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Lisa♡
2012년 3월 30일 at 8:06 오전
나의정원님.
불륜도 아무나 하는 것 아니니
붙어다녀도 다 재주지요.
근데 본 부부가 불륜처럼 보인다면
부러운 거 아닙니까?
저도 그런 오해받고 싶지만 저와 남편을
본다면 아무도 그리 안 볼 겁니다.
스타일 자체도 그렇고…ㅋㅋ
나이드신 분들이 가령 70대 손잡고 다니면
보기 좋더군요.
뭐 4-50대도 마찬가지구요.
간혹 그런 부부들 눈에 띄더라구요.
James
2012년 3월 30일 at 1:41 오후
–나이가 들어서인지—- 에서
뻥~~~~.
아들이 자랑스럽지요?
Lisa♡
2012년 3월 30일 at 2:16 오후
제가 지나온 과거를 밟아가는 것 같아
재미있고 신기해요.
껄껄껄!!!
2012년 3월 31일 at 5:10 오전
하하하!!!
Lisa님! 올리신 글속의 노 부부 모습이, 우리나라 사람들 중 60세 이상인 부부들은요?
서로의 금실이 참깨처럼 고소하고 달콤하게 살아가더라도, 심지어 온가족이 바깥나들이를 가더라도 같은 모습의 행동모습이 아닐까요? 저희들도 자라면서 웃대 어른님들의 행동 모습을 보았기에 습관처럼 그리 되더이다 입니다. 옛 생각 회상하게 하시는 글을 고맙게 읽고 빙그레 웃으며 돌아갑니다. 타국에서 많복 많이 ~ 받으시며 행복하게 살아 가세요! 저는 중국에 살고있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초 노인입니다. 하하하!!!
Lisa♡
2012년 3월 31일 at 8:07 오전
어머….반갑습니다.
중국 어디신지 좀 밝히세요~~~ㅎㅎ
웃대에서 닮을 걸 ..그런 부분은 반드시 닮더라구요.
후후후…..다들 마찬가지인가 봐요~~^^*
리나아
2012년 4월 10일 at 5:36 오전
ㅎㅎㅎ 우린 20대 만나서부터 지금까지…
ㅎㅎ 60대부부인데
아직까지도 그때처럼… 여전히……..
……
^^
ㅎㅎ……….
리나아
2012년 4월 10일 at 5:37 오전
손잡고…..같이 걷습니다…..^^
추운날, 장갑없는 날은….잡은 손
남편포켙에 같이 넣고 걷습니다.^^ …
근데 이런 얘기가 머 굳이 남에게 할만한 얘기인가 궁금합니다…
그래서 … 별로 하는편은 아닙니다만…. ? ? ?
Lisa♡
2012년 4월 10일 at 10:03 오전
리나아님.
아…………………………………잉…
부럽습니다.
아직 그런 부부들 있더라구요.
리나아님이 예쁘시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