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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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마지막 소설집.

문학동네.

석양을 등에 지고 그림자를 밟다.

빨갱이 바이러스.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

카메라와 워커.

(박완서와 관악산-김윤식)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박완서 선생님, 보셔요-신경숙)

닮은 방들.

(말 주변에서 말주변 찾기-김애란)

해설-신형철.

(박완서라는, 소설의 고향-고인의 마직막 소설집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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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잃은 주인공이 동창이자 오래된 친구네를 방

문한다. 그 친구의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전

신마비에 치매까지 빨리와 온전히 친구가 아들

을 돌봐주고, 씻어주고,욕창에 걸릴까봐 뒤집어

주고 하는 걸 보게 된다. 주인공은 그 모습에서

지금껏 어디서도 느끼지 못햇던 부러움을 느낀다.

마음껏 아들을 만지고 안아주고 씻어주고 아들이

다른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고 오로지 엄마의 손길만

을 요구하는 걸 보고 느끼고 만질 수 있는 생명의

실체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남의 아들이 아무리

잘났고 출세를 했더라도 한 번도 부러워 하지않던

주인공이 말이다. 그리고는 참다가 참다가 북받쳐

대성통곡, 방성대곡을 한다.

주로 이렇듯 주인공을 통해 박완서는 자신의 삶을

투영시켜 잃은 아들에 대한 슬픔을 자주 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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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는 천상 이야기꾼이다.

그녀의 소설을 읽다보면 옆에서 글쎄 수다를

떠는 기분이랄까? 뭐든 조곤조곤 이야기꺼리로

만들고 마는 기술에 혀를 두를 정도이다.

신경숙은당신이 살던 아치울 노란 집 마당에

새싹이 돋고 나무에움이 트고 꽃들이 만발할 때면

당신도 다시 봄바람으로 오셔서 남은 우리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길~~ 이라고 그리워했다.

아치울에 있는망고색 집에서 언젠가 해사한 차림으로

나와서 반겨주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최고의 이야기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만치 그녀는 뭐든 이야기로 소설로 만들어 내는

재주꾼이었다.

그리고 이야기 속에는 항상 가까운 사람들의 아픔이나

풍경이 서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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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선생님이 만들어낸 골목 안에서, 시

장에서, 학교 또는 주택가에서 내가 아는 장소,

내가 사는세계와 만난다. 그리고 궁금해한다.

반세기에 가까운 시차를 사이에 둔 선생님의 근본과

나의 근본은 어찌 만나나, 어둠 속 뿌리는 물길을 어떻게 아나.(김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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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도토리

    2012년 4월 2일 at 9:22 오전

    제 머리맡에 있는 책입니다.
    요즈음 읽고 있어요..
    정말로 그리운 분..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그 분을 다시 만나고 있지만서도….^^*   

  2. Lisa♡

    2012년 4월 2일 at 12:20 오후

    아—네—-그렇군요.

    금방 읽긴 다 읽어집니다.
    이야깃꾼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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