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새 무슨 새인지 이름을 모르겠어.
우는 소리가 엄청 듣기 싫어.
꾸르르르르르~~꾸꾸 트르르르…
음흉해 뵈는 게 소리가 영 맘에 안들어."
내가 이렇게 말하자 남편이 나무 위의
새를 바라보면서 아는 체 한다.
"산비둘기잖아"
"진짜? 확실해?" 맞단다.
그러고보니 약간 밤색을 띄긴 했지만 비둘기처럼
생겼고 길죽한 몸통도 그대로다.
뻐꾸기도 아니고 울새도, 참새도, 딱따구리도
아닌 산비둘기라니..근데 자기 그런 것도 알고
좀 괜찮은 남자네~~ 하는 찰나에 남편 왈,
"저거 구워 먹으면 엄청 맛있어"
띠용~~~
멀미약—귀미테
피임약—저미테
변비약—더미테
무좀약—맨미테
하나같이 써본 일 없는 약이네.
귀미테는 붙이고 손으로 만진 후 눈을
만지면 동공이 풀린다는 말을 들었다.
이 거 우스개지만 순서 바뀌면 안된다.
1시간 이상을 걸어서 운동삼아 재래시장으로 갔다.
가는 길에 평소에 모르던 싸고 여러가지를 파는
잡화점도 알아두고, 옛날 먹걸리에 홍어회를 파는
할매집도 체크하면서긴 길을 걸어갔다.
내일 아침에 끓일 아구를 5000원 주고 한 마리사고
저녁에 끓일 쑥과 날콩가루를 2000원 주고 샀다.
쑥은 2000원어치 손질을 잘한 할머니에게서 사고
바로옆에 쌓아둔냉이과의 긴 뿌리만 있는오재?
듣긴 했는데뿌리도 2000원 어치 떨이를 했다.
그리고 17000원 주고 가리비 조개 1 키로와 키조개를
3개 5000원 주고 손질해서 샀다.
가리비는 찜기에 찌고, 키조개는 끓는 물에 삶았다.
뿌리만 산 것 살짝 삶아서 초고추장에 참기름과 깨를
듬뿍 뿌려식초 조금 쳐서 무쳐 먹으니 기가 막힌다.
건강에 좋을 것 같아 샀지만 거기에 쑥국까지..건강이
절로 내 몸 속으로~~~아니 가족의 몸 속으로~~
귀걸이를 잃어버린 다음 날, 서래마을에서 약속이
있어서 가다가 지하철에서 내려 걷다보니 한참이다.
쭉 가다가게시판 같은 곳에 머플러 하나가 매여있다.
누군가 흘린 건데 척보니 에트로다.
주인이 찾아가기 전에 누군가 채어 갈 판이다.
나는 보상심리 비슷한 것이 발동하기도 했고 내가 평
소에 나이들어 보인다고 기피하던 것이지만 하나 살까
하던 중이라 냉큼 집어오고 말았다.
돈으로 치면 약 20만원 정도가 되는데 귀걸이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자리한지라 그거라도 건졌다는 기분이
들었다. 헌데 이 게 두어 번 하다보니 할 때마다 썩
즐겁지가 않고 주웠다기보다는 훔친 쪽으로 기분이 가
면서 뭔가 내가 편하지 않다. 인간이 그래서 나쁜 짓
하고는 못산다는 것이다. 그냥 땅에 떨어진 것도 아니고
누가 주워서 찾아가라고 기둥에 묶어 둔거라 더더욱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래도 이왕지사 참고 해야겠지?
근데 확실히 에트로 나이들어 보인다.
말그미
2012년 4월 2일 at 3:10 오후
약 이름들, ㅋㅋㅋ
스카프, 잘 찾아 오셨네요, 리사 님.
넌픽션(?)이 ‘백주에 스트리킹’입니다.
재미있어요.
말그미
2012년 4월 2일 at 3:10 오후
혹~ 오해는 안 하실랑가
다시 왔어요.
‘백주의 스트리킹’이 걸려서…
블로그에 글을 쓸 때, 프라이브시를 본의아니게
지키지 못해 안타까운 일이라고 고백했을 때,
글은 백주의 대낮에 스트리킹 하는 것처럼…이라고 리사 님의 덧글을 기억하고선…
빈추
2012년 4월 2일 at 11:19 오후
에트로..나이들어 보이나요?많이? 어쩐지..ㅎ
기내에서 사서 건네주시던 모업체 사모님의 선물(?)뇌물(?).
집사람은 거들떠 보지도 않더라구요.ㅋㅋ.
사실 가져다 준 저나 집사람은 그런게 뭔지도 잘 모르고 살지만요.
어디 처박혀 있을텐데..ㅎㅎ
Lisa♡
2012년 4월 3일 at 12:10 오전
말그미님.
약 이름이 재밌죠?
진짜 약은 한 개지만..
백주의 스트리킹요~~네.
맞네요~~ㅋㅋ
우리 서방님도 참….못말리죠?
Lisa♡
2012년 4월 3일 at 12:10 오전
빈추님.
그거 찾아서 저 주세요~~
히히히….뭐든 자원을 아낀다는
차원에서..근데 얇고 화사한 스타일은
나이 들어 보이지 않을 수도..
나를 찾으며...
2012년 4월 3일 at 12:19 오전
아니~아구가 왜 절케 값이 쌀까요?
정말 띠~~~용!!!!ㅎㅎ
Lisa♡
2012년 4월 3일 at 12:40 오전
아구 싸요.
임아트에서도 보통 작은 포장에
3800원 정도하구요.
시장에 가면 중간크기는 5000원 정도면 사요.
그 정도면 4명이 먹을 수 있어요.
요즘은 썬 것만 먹게되어요.
Hansa
2012년 4월 3일 at 1:04 오전
산비둘기 맞는 듯. 울음소리와 용모가 산비둘기와 들어맞습니다.
키미테 언급도 정확합니다. 일부 약 성분이 동공을 확장시킵니다.
Lisa♡
2012년 4월 3일 at 1:19 오전
한사님.
산비둘기 맞군요.
울 남편이 알리가 없는데
먹어봤다네요…
놀랬어요.
색연필
2012년 4월 3일 at 3:29 오전
ㅎㅎ
저도 산비둘기 소리 듣고
요리 해서 먹으면 맛있겠다~고
생각했는데~ㅎㅎㅎ
그리고~그런 것 가져 오지 마세요~^^ㅋ
푸나무
2012년 4월 3일 at 1:03 오후
저 물방울 홍매 사진 리사님 찍으셧수?
좋네….
약은 외우기 좋아서 어디가서 한번 써먹어야지.ㅎㅎ
Lisa♡
2012년 4월 3일 at 1:51 오후
색연필님.
진짜?
울남편 소개해줘야 할 판이네요.
안가져 올께요…그래도….ㅋㅋ
Lisa♡
2012년 4월 3일 at 1:52 오후
푸나무님.
제가 찍은 거 아니고 구글에서 퍼왔어요.
여기 저렇게 나오는 사진은 다 퍼온 거 랍니다.
보통 늘 제 사진만 올리는데 저런 건 요즘 퍼오지요.
그런데 저도 저 정도는 찍지요.
근데 아이뻐펀으로는 클로즈업 힘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