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 비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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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金鰲島)는 여수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여수터미널~연천과 신기항~연천까지 가는 배가 있는데

내 경우는 들어갈 때는 신기항에서 들어가고 나올 때는

연천에서 바로 여수로 오는 큰 배를 탔다.

비가 제법 오고 바람이 좀 부는 까닭에 계획에 차질이

생겨 그냥 아침일찍 여수로 나와 해산물을 사서 고속도로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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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들은 먼저 금오도로 내려갔다.

날더러 내려오라는 말과 함께 차로 내려가고

나는갈까말까로 고민을 하던 참에 비렁길이

좋다고 오면 후회않는다는 말에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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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행 KTX는 만석이었다.

이틀 전에끊어도 자리가 없고

어쩌다 특실 하나가 비었다.

그것도 내가예약이 안되어 대기를

누르는 순간 한 자리가 났다.

5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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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은 금오도 함구미 마을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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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은 순우리말로 ‘벼랑”바위’라는 뜻이다.

가는 길에 수달피 비렁, 널다리 등.

여러 비렁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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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걸은 곳은 1구간으로

함구미 마을에서 시작해 직포까지 오는 구간인데

직포에서 시작하는 3구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아직 미개방이지만 가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비가 오지않았다면우리도 갈 예정이었지만

비가 제법 오고 바람이 심상치않아 배가 뜨지않을지

몰라 미리 짐을 챙겨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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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는 안도와도 다리로 연결이 되어있어

섬을 둘러보다보면 안도까지 다녀오게 된다.

비가 내리는 안도는 약간은 쓸쓸하기도 했지만

우리끼리라는 오붓함이 있어서 좋았다.

비오는 날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

이런 날 이런 비렁길과 안도의 동백이떨어진

숲을 연인과 둘이 손잡고 걸어보는 건 세상의

더없을 행복이다.

다들 도전해보시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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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연두가 얼굴을 뽀족하게 내밀고

새 잎들이 부산하게 나올 때라 그 신선함이

비에 젖어한껏 풍미를 더했다.

바다가 있는 절벽과 한껏 연두에 젖어

이 4월의 시간을 이리도 사랑스럽게 보낸다는

행복감에 푹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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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온다는데

섬 사람들은 돈도 싫다고 하는 이가 있다.

마침 우리 일행은 이 섬에 집이 있는 이가

있어 가게 되었는데 덕분에 먼저 간 일행들은

전복과 커다란 갑오징어로 포식을 한 터였다.

뭐 내 것도 남겨 놓았지만 전전날의 민어회는

맛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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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에 딸린 면이 있긴한데

그 쪽은 학교도 있고 제법 가구 수가

되는데 함구미쪽은 몇 가구가 안되고

그나마 빈 집들이 있다.

빈 집들은 팔려는 집들은 없고 다만 비워

둔 채 방치되고 있다.

자녀들이 파는 걸 원치 않는다고 한다.

세상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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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식당이나 민박의 수준은

떨어진다고 봐야겠다.

보통 하루 3만원(비수기) 5만원(주말)

7만원(성수기) 수준이다.

현대식 건물이나 민박집은 거의 없다.

금오도의 특산물은 전체 섬에 다 깔린

방풍나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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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림이 아직 살아있는 곳.

사람의 손 때가 덜 탄 곳.

사슴과 고라니를 직접 볼 수 있다.

나도 2마리나 봤다.

꿩은 지천이다. 갈 때부터 올 때까지

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비렁길 곳곳에

꿩들이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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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도는 명성황후가 사는 궁에

왕이 선물한 섬으로 그 궁에서는

금오도에 사슴을 키웠다고 한다.

금오도는 금색 자라를 닮은 섬이라는

모습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그때 키운 사슴들 탓인지 섬에 사슴이

많다. 그렇다고 가까이 가면 뿔에

다치기 쉬우니 조심해야한다.

사슴이 인간을 보면 먼저 도망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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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길이 tv에 소개되었는지 사람들이

요즘 많이 찾는데 길이가 총 18.5km이고

5코스가 있다는데 아직 다 개방이 덜되었다.

길은 찾기쉽고 바다가 보이는 비렁길과

마을의 집들이 있는 돌담길이 이색적이다.

깨끗한 펜션 한 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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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2일~8월12일 간은 피하는 게 낫다.

열차표도 거의 매진이 되니 미리 사야한다.

여수에서 금오도까지의 배편은 하루 3번 있다.

여수에서 함구미 마을로 바로 가는 배편도 있다.

6 Comments

  1. TRUDY

    2012년 4월 20일 at 3:54 오후

    와아~ 아름답다는 표현이 무색하다.   

  2. Hansa

    2012년 4월 21일 at 12:12 오전

    "연두가 얼굴을 뾰족하게 내밀고.."

    이쁜 표현입니다. 리사님

       

  3. Lisa♡

    2012년 4월 21일 at 12:19 오전

    트루디님.

    마을은 아지 촌스러운데 그게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그리고
    아직 손 때 묻지 않은 그대로
    입니다.
    연인이 생기기 전이라도 강추!!   

  4. Lisa♡

    2012년 4월 21일 at 12:20 오전

    한사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기 비경입니다.   

  5. 누구나

    2012년 4월 21일 at 3:55 오전

    여수 여행에서 봄을 온 몸에 담아오셨군요.
    ktx 타고 가는 동안에 책을 1/4나 읽으시다니.
    지는 자기 전에 침대에서 책 펴들고
    너덧 페이지 읽다 보면 잠들고 하고 있는데…
    이제 좀 분발해야…

    연두들 정말 이쁘죠?
    불어로 pousse(뿌쓰)라고 합니다. 영어에 push에 해당되죠.
    둘 다 밀어낸다는 말인데, 불어에서는 새싹이라는 의미도 있지요.
    밀어낸다는 것과 새싹과 잘 어울리는 것 같죠?
    얘들이 너무 짙게 변하기 전에 보러 나갈까 합니다.
    근데 비가 오네요. 그래도 나가야지…

    잠시 더 여수 기행 읽고 가겠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상주 가느라 여수 한번 거쳐 간 적 있는데
    역에서 내리는데 사람들이 경상도 말을 쓰는 것 같아 잠깐 놀랬는데,
    경상도랑 좀 붙어 있어 그런가요.
       

  6. Lisa♡

    2012년 4월 21일 at 4:05 오전

    누구나님.

    뿌스 너무 예쁘네요.
    앞으로 제가 좀 쓸래요.
    저는 이끼도 좋아하는데
    모스보다는 뿌스가 더 예뻐요.
    고맙습니다.
    이렇게 예쁜 단어를…
    연두는 진즉에 좋아했지만 그 사랑이
    갈수록 더한답니다.
    여수와 진주, 통영이 근거리네요.
    저도 누구나님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그 책은 한 단락이 1/4이라 그렇게 읽게 되어요.
    저는 책을 읽으면 어떨 땐 그 자리에서
    반권은 읽어 버리는데…성격이 급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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