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낙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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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 전 백제로 여행하고 싶었던 것일까?

부여를 찾았다.

처음 간 나에게 부여는 조촐함 그 자체였다.

백제의 향기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백마강도

부소산도 지금은 예전의 그 정취란 찾아보기

힘든 초라함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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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과 의자왕, 삼천궁녀.

낙화암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그 아래 절벽에

쓰여졌다는 송시열의글씨체나 보면 모를까

감흥이나 역사가 주는 감동은 거의 생기지 않았다.

낙화암 내려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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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 제일 높은 곳(해발 106m)에 있다는 사자루.

의친왕 이강이 쓴 현판 ‘사자루’가 보인다.

이 땅을 고를 때 백제시대의 금동석가여래입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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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성 올라가는 길.

숲도 깊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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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 고란사.

아…이름에 비해 너무 초라한 고란사.

1700년대에는 단원 김홍도가 절벽에

위치한 고란사가 아름다워 그림까지

그려 남긴 그 고란사가 이 고란사란

말인가.

가치나 예술적인 부분을 무시하고 그저

편하게뚝딱 만들어버리는일들이 슬프다.

예산이나 거기에 따른 복잡한 부분들이

많겠지만 입맛을 달아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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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사옆으로는 배를 타는곳이 있는데

배라 해봐야 그저 상업적인 목적일 뿐 전혀

일말의 정도 가지않는 정도다.

고란사의 약수터 주변에는 고란초라는 약초가

나서 임금이 그 약수를 마시고 위장병을 물론

감기도 한 번 앓지 않았다는데 물을 떠올 때는

반드시 고란초를 한 잎 띄워서 가져왔다고 한다.

한 잔 마시면 3년씩 젊어진다는 전설이 있다.

3년 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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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식을 쌓아두었다는 창고가 있던 자리.

1915년에 불에 탄 쌀알이 발견되어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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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들이 거닐었다는 숲길.

마침 꽃잎이 바람에 하얗게 날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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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삼월 벚꽃은 날리는데

여고생들은 듣기 민망한 욕으로

일관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저러고 싶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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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에 있는 부소산은 해발 106 미터의 완만한

산으로 백마강과 맞닿아 있고 산성을 비롯해

삼충사,영일루, 군창지, 낙화암, 반월루, 사자루,

고란사와 절터 등 백제시대의 유물이 많다.

부소산은 백제시대 언어로 소나무라는 뜻이다.

지금은 소나무는 그리 많치 않아 세월이 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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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루.

왕과 귀족들이 계룡산 연천봉에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던 곳으로 현재의 영일루는 1964년에 이리로

옮긴 것이다.현판에는 부여출신 서예가 김기승이

쓴 글로 ‘영(迎)’과 ‘루(樓)’는 크게 적고 ‘일(日)’

자는 적게 적었는데 그것은 산봉우리 사이에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누각 안의 인빈출일(寅賓出日)은 정향 조병호의 작품

이다. ‘삼가 공경하면서 뜨는 해를 맞이한다’ 라는

뜻으로 서경의 요전에 나오는 말이라는 해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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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충사.

백제 말기 삼충신인 성충, 흥수, 계백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곳.

시간이 없어 부여박물관은 가지 못해

백제시대의 유물은 보지못했다.

논산이나 근처 공주에 갈 일이 있을 때

부여박물관과 정림사지석가탑과 능산리고분을 가볼까 한다.

16 Comments

  1. Hansa

    2012년 4월 22일 at 2:54 오전

    ‘부소’가 소나무란 백제 말이었군요.. 재미있습니다.
    떨어진 꽃잎도 이쁜데 이쁜 여자아이들이 천한 말을,, 세태가 안타깝습니다.
    한국이 과도기이므로.. 그럴 것이라합니다..

    성충, 흥수, 계백의 충심을 잊지않는 모습이 제일 아름답습니다..

       

  2. Lisa♡

    2012년 4월 22일 at 2:58 오전

    부소산이 그래서 ‘솔뫼’라고 하기도 한다네요.
    부여가 한 때 백제의 도읍지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굿뜨래’라고 부소산성을 중심으로 관광지를
    개발 중인가본데 굿뜨래 라는 자체가 어째 마음에
    썩 들지 않았습니다.   

  3. 누구나

    2012년 4월 22일 at 5:38 오전

    Lisa님 지금쯤은 몇년이나 젊어졌을 지? 궁금.
    위에서 두번째 사진 꿈속 같네요.
    그리고 떨어진 벗꽃잎들 꼭 찍어놓아야지 했던 건데 못찍었고,
    여기서 보네요. 감사.   

  4. 말그미

    2012년 4월 22일 at 7:29 오전

    부여까지 가셨군요.
    중학교 때 여행 갔던 기억이 아스라히 남아 있습니다.

    궁녀의 낙화가 아닌 지금은 떨어진 꽃잎들로 ‘낙화암’이 되었습니다.   

  5. Lisa♡

    2012년 4월 22일 at 7:35 오전

    누구나님.

    약 반잔을 마셨으니 정확히는
    1년하고 반년 더 젊어진 듯해요.
    정말이예요~~

    낙화암은 별로인데 그 위 정자 풍경이라도
    있으니 위안이 되었어요.
       

  6. Lisa♡

    2012년 4월 22일 at 7:36 오전

    말그미님.

    제 컴퓨터가 갑자기 글씨체가 아주 커졌어요.
    웬일일까요?
    시원하긴 한데 분위기는 없네요.

    부여 잠깐 들렀습니다.
    정말 낙화가 그러네요~~~   

  7. 말그미

    2012년 4월 22일 at 12:06 오후

    리사 님,
    컴 오른쪽 아래 몇 %라고 쓰인 곳을 눌러
    큰 글씨체보다 작은 걸로 눌러보세요.
    자기도 몰래 눌러져 저도 가끔 고칩니다.
    읽는 사람은 글씨 크기가 전과 똑같은데요?   

  8. 오현기

    2012년 4월 22일 at 1:13 오후

    ㅜㅜ… 가슴이 아픕니다..    

  9. Lisa♡

    2012년 4월 22일 at 3:01 오후

    말그미님.

    근데 글이 잘 보여 좋습니다.
    ㅎㅎㅎ   

  10. Lisa♡

    2012년 4월 22일 at 3:02 오후

    현기님.

    가슴 아파하지마요.
       

  11. 밤과꿈

    2012년 4월 23일 at 3:32 오전

    오랜만에 반가운 부소산을 보고 로긴했습니다^^
    처음 부소산을 찾은 게 1970년 여름인데 오르는 길엔 재일동포 사업가 모임에서
    벚나무를 기증하여 심었다는 팻말을 보고 갸우뚱했었는데 벌써 저렇게 자라났군요…

    많이 변했죠?
    고란사도 돌집이 됐고 낙화암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네요…
    군창지에는 예전에 일부러 곡물을 태워서 묻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도 당시네 흙을 파니 탄화된 곡식 몇알을 주웠으니까요.
    당시의 것이라고 믿지 마셔요~~~~~ㅋㅋ

    참 고란사 뒷쪽벽엔 아직도 고란초가 있습디까???   

  12. AnotherPhoto

    2012년 4월 23일 at 6:36 오전

    부여는 제 고향 근처이므로 자주가는 편입니다.

    언제나 그 곳은 제 마음을 우울하게 만들지요…

    부여의 박물관(금동대향로 전시)은 반드시 보셔야 할 곳입니다.
    정림사지 5층 석탑, 그리고 능산리 고분군, 궁남지

    조금 더 나아가서 공주박물관, 송산리 고분군, 산성공원

    그리고 익산 미륵사지, 왕궁탑을 보셔야 겠지요

    부소산은 오래된 유적임에 틀림없지만 너무도 초라해서 말문이 막힙니다
    그렇다고 백제문화재현단지는 가본적도 없지만 인공적인 관광지일테고요…

    박물관에 가보시면 그 화려함과 정교함에 말이 막힙니다

    백제는 전쟁에서 졌기 때문에 온전한게 거의 없지만 무령왕릉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13. Lisa♡

    2012년 4월 23일 at 11:51 오전

    밤과꿈님.

    고란초는 못 찾았습니다.
    눈이 나빠서요.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더군요.
    헤헤…내가 그동안 착하지 못해서요.

    벚나무들은 제법 자랐던데요~~ㅎㅎ   

  14. Lisa♡

    2012년 4월 23일 at 11:52 오전

    AnotherPhoto님.

    반갑습니다.
    님의 말씀에 완전 공감입니다.
    박물관을 갔어야 하는데 저녁에 도착을 해서요.
    박물관을 시간을 많이 잡아야 하잖아요.
    다음엔 말씀해주신 곳들 꼭 다녀보겠습니다.
    말만 들어도 그 곳이 볼만한 곳, 가야할 곳이란
    생각이 절로 듭니다.   

  15. 비풍초

    2012년 4월 24일 at 6:56 오전

    크게 뭐 다가오는 거 없는 곳 아니던가요? 현대적으로 지은 박물관이 좀 생뚱맞다고나 해야할까.. 오래전에 가봤을땐 전시품도 많지 않아서 한적하기만 했던..

    낙화암의 3천궁녀.. 그거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전 생각하는데요..
    3천일지 3백일지 3십일지.. 그 숫자는 둘째치구요..
    낙화암에서 떨어지면…. 강으로 입수가 안되는 구조입니다..
    그럼 빠져죽은 게 아니고… 돌에 부딪쳐?    

  16. Lisa♡

    2012년 4월 26일 at 4:31 오전

    비풍초님도 …ㅋㅋㅋㅋ

    맞아요.
    떨어지면 입수가 안되겠더라구요.
    그 당시에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많이 변했겠지요.
    낙화암은 그야말로 CC 하더군요.
    제 생각엔 거기말고 능산리 고분 같은 곳이
    더 낫지 않을까 해요.
    어디나 다 그런 경우가 허다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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