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가 새 잎이 날 때 제주도로 가자고 했다.
새 잎은 이미 남쪽엔 다 나왔다고 해도 된다.
k씨는 언제나 한 발 느리게 뭔가를 계획한다.
이틀을 서울을 비웠더니 창가의 마른 나무에
하나같이 파란 새 잎이 바지런히 나왔다.
누렇던 잔디도 하루만에 새파랗게 올라오더니
지금도 써프라이즈처럼 연초록이 가득하다.
갑자기 멍하도록 어지럽게 꽉 차버린 것이다.
오늘은 비라도 맞으며 돌미나리를 뜯어봐야겠다.
"언니..제주도 왔는데 비 엄청 와"
하필이면..참 너두…이 빵꾸똥꾸야.
지난 번 제주도 갔을 때 갑자기 강풍에
눈보라가 몰아 친 까닭이 있었구나.
알고보니 네가 비바람을 몰고 다니는구나.
혹시 용띠?
여행갈 때 빵꾸똥꾸랑은 되도록 피해가야
하는 건 아닐까?
봄이라 비가 잦다.
서귀포에는 강수량이 시간당 20mm
그 전날 강수량은 80mm라니 봄비치곤 세다.
꽃이 지는구나…..흑!
옛날선비들은 대화를 나눌 때 멋스러움을 담았다.
-구름 병풍 안개 휘장이 눈앞에 드러나니 누구의 솜씨인가,
아득히 망망한 열두 폭 그림일쎄.
-퇴계 선생 노시던 소나무, 계수나무는 늙었는데
아직도 이끼 낀 石엔 지팡이 발자국 남은 듯 하네.
-초여름 강물은 깊어가는데 초가 누각은 쓸쓸하네
오래된 지기라도 찾아와 주려는지.
-동주의 달이 밝으니 고국도 응당 밝은 줄 알겠노라.
이렇듯 멋지게 표현들을 했다.
언담 속에 은근한 멋이 들어있다보니 멋져보여이 시대에도
나이가 들수록 선인들을 따라 고담준론을 즐기고파 한다.
‘아내의 자격’이깔끔하게 막을 내렸다.
변호사인 남자가 같은 동네에 두 집 살림을
했고 아내는 딸을 세컨은 아들을 두었다.
두여자는 한 쪽만 모른 채 친하게 지냈고
아들을 둔 세컨의 교묘함에 혀를 두를 지경이다.
그들은 조연이었는데도 그 둘의 나중 결말이
제일 궁금했다.
모든 게 들통 난 후에도 남자는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여자 둘은 소위 힘있는 시아버지의 하명만
기다려야 했다. 그러니까 그 시아버지와 아들은
언제나 ‘갑’ 이었던 것이다.
‘갑’으로 산다는 건 분명 대단한 일이지만 어쩐지
씁쓸하다. 왠지 눌리는 기분이랄까?
누구나
2012년 4월 22일 at 4:33 오전
어제 온 비가 벗꽃들을 말끔히 씻어 가버렸네요.
집옆 탄천에 내려갔더니 탁한 강물위로 벗꽃잎들이 가득차서 흘러가고 있네요.
마지막 순간까지 위안을 주는구나 했습니다.
선인들의 언담 멋있고, 사진도 멋있습니다.
Lisa♡
2012년 4월 22일 at 7:33 오전
꽃이 지면서까지 우리에게 위안을
주며 사라지죠?
백화점 잠깐 다녀왔더니 정신이 없네요.
예전에 이런 곳을 자주 갔다고 생각하니
그땐 어떤 정신으로 갔는지 모르겠어요.
내리는 비가 아직도 추적추적 봄으로 가네요.
TRUDY
2012년 4월 22일 at 2:10 오후
깔끔 마무리 표현 참 적절하네요.
매주 기둘리며 봤어요.
아이들 교육에 매달리며 올인하는 부모들,,
커피집에 모여 수다떠는 여자들 혹 리사님 이웃들 아니였나.
변호사의 대담성, 사회 권력층의 행포, 집안배경 없는 여인의 비애
나약한 칫과샘 하지만 사랑엔 열정적인 남자 – 얼짱아닌 첨보는 남
한국 사회가 저런거구나! 공부했어요.
Lisa♡
2012년 4월 22일 at 3:05 오후
제 이웃들 맞아요.
거기 교활한 여자들 몇 명
제가 아는 여자들이구요.
그런 유형들을 좀 알고있지요.
너무나 잘 알고 넌더리내던
참이라 속으로 엄청 시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