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보다가

IMG_1101.JPG

블로그에 길게 글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실력도 실력이려니와 읽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되도록 간명하고 재미있게 즐겁게 읽을 수

있으면 했고 길면 지루해지고 아~~너무 길어!!

라며 꼼꼼하게 읽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려운 말도, 미사여구도 거의 쓰지않고 편하게

이야기하듯 일상을 쓴다고 늘 생각했다.

내가 화인열전을 읽고 길게 쓴 편이라 다시봐도

길어 어쩌나 싶지만 워낙 좋아하는 분야라

참 재미있게 읽었고 평소에 늘 전시회에 가서

눈요기하던 작품들이라 신이 났던가보다.

그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은 정말

추천하는 책이다.

IMG_1100.JPG

남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남편은

차나 전화기, 또는 시계 등 기계에빨려

드는 편으로 주말엔 요즘 내 차에 붙어 나오질

않는 모양이 웃긴다.

종일 메뉴얼에 있는 이것저것을 다 시험해보고

혼자 놀라고 감탄하고 안되면 또 안된다고

투덜거리고 모든 걸 다 직접해보느라고 바쁘다.

그런데 그렇게 부지런한 줄 몰랐다는 거..

움직이는 걸 싫어하고, 어디 운동하러 가는 건

누군가와 같이 가야만 하는 걸로 아는 이가

자동차만 보면 그리 환장을 하는지 애당초

어머님은 남편을울산공장으로 보냈어야 했다.

대학이고 뭐고 거기서 어릴 때부터 자동차 기계를

연구하고 만들고 조립하는 걸 했으면 차 회사를

차려도 차렸을 것이다.

IMG_1103.JPG

어제 그제 기분이 좋은지 잠을 푹 잤다.

잘 자고나면 바로 몸과 마음에 붓기가 빠진 듯

샐쪽하니 몸놀림이 편해진다.

잠을 그르치고 나면 뒤숭숭하고 잔뜩 부은 것이

영 개운치가 않고 쓸데없는 잡물이 붙어 있는

그런 기분인 때가 많다.

침대에서 쏙 빠져 나올 때 하루의 모든 걸 좌우

한다고나 할까? 오늘은 그래서 유쾌할 모양이다.

밖은 아직 비온 뒤의 그 뿌연 회색안개가 가득한데

마음만은 푸른 청춘이랄까.

비타민을 털어넣고 시원한 물 한잔을 벌컥벌컥..

IMG_1099.JPG

어제 개콘을 남편과 보는데 신보라가 노래를 하며

남자 조건을 다이아반지있냐~~강남에 집은 있냐~~

하면서 남자가 그럼 넌 뭐 있는데? 하자 카드빚

잔뜩 있다~~하며노래를 불렀다. 이 코너 너무 재미있다.

하지만 늘 그런 식으로 하면 청소년들에게알게 모르게

주는 영향이 크다고 본다. 뭘 그렇게 다이아반지만

받아야 하는지, 꼭 강남에 집이 있어야 하는지, 남자만

그렇게 돈이 있어야 하는지, 늘 그런 식이다.

내 친구중에도늘 그런 식의친구가 있다. 자기 딸은

생각않고 상대 남자에게만 그런 조건을 요구한다.

남편과 나는 비교적 어렵지않게 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나 그런 것에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뭐 해줄 형편은 아니지만 그냥 닥치면

그때 형편에 따라 결정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제일 인기많다는 프로에서 그런 식의 우스개를 좀 사양했으면.

IMG_1102.JPG

12 Comments

  1. 뽈송

    2012년 4월 23일 at 1:02 오전

    아마 긴 글들은 좀처럼 보지 않으려 할 것 같은데요.
    여기저기 다니며 댓글을 달아주는데 우선 시간이 안 되겠지요.
    그래도 리사님은 글을 이쁘게 써서 많이들 읽었을 겁니다.
    저도 능력도 능력이지만 읽히게 하고 싶어서 길게 쓰지 못하는 것도 있지요.   

  2. Lisa♡

    2012년 4월 23일 at 1:19 오전

    뽈송님.

    저 자체도 긴 글은 잘 읽지 않아요.
    시간도 없고 그다지 흥미를 끌거나 웃기거나
    재미있다면 모를까 다 읽어지지 않더라구요.
    간혹 끝까지 다 읽은 경우도 있지만 그게
    어쩌면 폐라는 생각도 듭니다.
    관심있는 글이라면 끝까지 읽겠죠?
    이제 비는 그쳤나보네요.   

  3. 안영일

    2012년 4월 23일 at 1:25 오전

    수국 누가길러서 피운꽃인지 ?아름답습니다, 이유라면 가을 수국을 꺽꼿이하여서 뿌리를 내리고 마사토 배양토에 심어서 2-3년 길러야 피는 꿏(물론 분주도함니다)

    짧은 생각 *무덤가 억새풀 오는자식 역겨워 이마를 찌른다 *저 자신을 적어보았읍니다,

    ,항상 건강 하십시요,   

  4. Lisa♡

    2012년 4월 23일 at 1:39 오전

    수국이 하도 정갈하고 우아해서

    꽃을 사러갔다가 꽃집에서 찍었습니다.   

  5. 누구나

    2012년 4월 23일 at 2:10 오전

    개그콘서트 공감.
    유치원은 더한 것 같지 않아요?
    원래 위트도 공격적인 거라고 하던데,
    위트도 별로 없이 가치관을 왜곡시킬 여지가 다분한 것 같다고 느꼈는데
    Lisa 님도…
    저도 지금 차 보러 나가야 됩니다.
       

  6. Lisa♡

    2012년 4월 23일 at 2:23 오전

    개콘처럼 시청률 1위인 프로일수록 더더욱
    청소년들에게 선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을
    할애해서 일부러라도 배울 점이 있는 개콘으로
    발전해야 하는데 그게 아쉬워요.
    재미있고 다 좋은데 말입니다.
    사마귀유치원의 경우 그 징그러운 바둑이는 그만
    나와도 되겠더만 남편도 쟤는 왜 자꾸 이슈도 없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뭘그리 선정적으로 이끄려는지…그쵸?
    네–저도 나갈 준비를 해야해요.
    ㅎㅎ   

  7. 푸나무

    2012년 4월 23일 at 3:16 오전

    맞아요,
    긴글 피곤하기만 하죠.
    리사님 글은 재미있고…..
    읽을 때 마다 즐거우니
    금상첨화죠.

    짧게 쓰는것도 재능이에요.
    난 그재능이 없는것 가터…요    

  8. Lisa♡

    2012년 4월 23일 at 11:48 오전

    푸나무님.

    왜이러시나요…후후
    명품 글과 저같이 막글하고는
    완전 다르지요.
    저는 푸나무님 처럼 그렇게 멋지게
    글을 쓸 능력이 안되옵니다요~~   

  9. 누구나

    2012년 4월 23일 at 12:06 오후

    아까 까먹은 게 있어요.
    문제: Lisa님이 글을 짧게 쓰면 그건 무엇이 될까요?
    답: 시(poem)입니다.
    딩동댕~~
    차는 제 능력 범위를 넘어서 공장에 갔다 왔습니다.   

  10. Lisa♡

    2012년 4월 23일 at 1:40 오후

    누구나님.

    먹고픈 거 있음 연락주세요.
    부쳐드려야겠어요.
    이 거 비밀글해야는데…후후   

  11. 말그미

    2012년 4월 24일 at 7:26 오후

    이야기하듯 술술 읽히는 게 잘 쓰는 글 아닌가요?
    이런 글은 좀 길어도…
    리사 님 글은 거기 딱 맞아 재미 있으니 안심하시길~~~   

  12. Lisa♡

    2012년 4월 25일 at 12:13 오전

    말그미님.

    그런 글이 박완서님 글이라고 하네요.
    이야기 꾼의 전형.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야기꾼이시라고.
    그래서 편하고 쉽고 그 속에 철학이
    들어있고 그렇쵸?
    수필은 단연 피천득씨구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