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에 뜬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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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개인 후의 공기는 아무래도 씻겨나간

말끔함이 느껴진다.

아침, 아산에 사는 임모씨가 문자다.

비 그친 후의 정경에사뭇 감회가 새로운 모양.

이 경치만으로도 만족한단다. 당연하지.

그걸로만족 못하면 아니아니아니되오~~

비가 그친 후 봄나물들은 쑥쑥 소리내며

올라온다고 봐도 된다.

딸을 데리고 뒷마당으로 나가 며칠 전에 비해

촘촘하게, 토실토실하게 올라온 나물들을 캤다.

돌미나리와 돌나물은 캐어도 캐어도 그대로다.

두어번 먹을 분량만 캐어서전리품 챙긴 병사마냥

으쓱대며 들어왔다.

돌나물은 초고추장을 곁들여, 미나리는 겉절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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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지난 여름방학 마칠 때쯤 아들이 신던

벌킨스탁 슬리퍼가 냄새가 난다고 투정이라 새로

하나를 사줬는데 없다. 버렸단다. 오잉?

왜 버렸남?갑자기 머리에 쥐가 나려했다.

학교에쌔고 쌘 거위가 똥을 싼 걸 밟아 똥이

슬리퍼 두께보다높아 발바닥까지 넘친 것.

냄새도 심하고 씻어도 찜찜해서 그냥 버렸단다.

우리 아들 그러고도 남을 아이다.

나 참 이 에미를 닮지 않고누굴 닮았는지.

닮을 걸 닮아야지, 왜 고모를 닮는지 모르겠다.

남편 군의관 시절에 진해에서 욕조에 새앙쥐가

들어가 죽었다고 욕조를 통째 바꿔버리던 시누이.

전세집에 욕조를 바꾸긴 왜 바꾸는지…

아들의 슬리퍼에서 시누이의 그 일이 연상된다.

이노무 시키 버릇을 단단히 고쳐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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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비싼 행주가 하나 없어졌다.

행주는 주로 만들어서 쓰는데 큰 맘먹고

산 건데…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걸레통에 걸레로 전락된 채 이미 행주의 생명과는

거리가 먼 걸레로 바뀐 채숨어있던 내 행주.

도우미아줌마의 칠칠한 행동이야 다 알지만

어쩌면 하나도 나아지는 게 없는지 어쩌나…

내가 직접하지않으니 뭐 할 말도 없지만

자기 옷도 두고가고, 원목인 창 가에 젖은 걸레를

올려놓고 가질 않나…그런데도 계속 쓰고 있는

나는 또 무엇하는 여자인지…모르겠다.

아는 애 중에 란이는 선물을 받을 때 기호 1번이

행주선물이다.

행주나 키친타올을 제일 좋아하는데 일전에 누군가에게

내가 수놓아 만든 효재 뺨 치는 행주를 선물했더니

직접 만든 거라고 전혀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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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계획을 하고 바꾸려 할 때 그 일이 다 성사되거나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뭔가 매일 되다만 일이 있는 모양

불안하고 마음이 안정이 안된다.

별 일도 아닌데..그런 식이다.

은행 일이나, 렌지교체 일이나아이들 헬스권끊는 문제나

다 마무리짓기 전에는 안정이 안된다.

오늘 헬스도 끊고 렌지도 아침에 후딱 교체하고 이제 씻고

은행 일만 보면 된다.

특별한 이유없이 마음이 불안하고 안정이 안되는 게 도대체

왜 이런지 모르겠다.

공중에 떠있는 상태처럼 이상하다.

이럴땐 어디론가 휙 떠나야 하는 건 아닌지..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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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김술

    2012년 4월 26일 at 3:41 오전

    사진들이 왜 내겐 가을로 보이는지…
    날씨가 너무 상큼해서 그런 모양입니다.
    분주한 일상이 눈 앞에 선하네요.
    피오나 공주 같다던 따님,
    헬스장 다니면 좀 나아지시려나…
    아드님은 군대갔다 오면 바뀔겁니다.   

  2. Lisa♡

    2012년 4월 26일 at 4:04 오전

    술님.

    청보리는 5월입니다.
    그래서요.
    보통 4월부터 청보리가 푸르더군요.
    밀도 그렇고..

    슈렉 피오나에서 공주 피오나로 변신시켜야
    하는데 그게 잘 될지 갈수록 내 딸에 대해
    실망 중입니다.
    외모만…..ㅎㅎ   

  3. 무소뿔

    2012년 4월 26일 at 5:59 오전

    청보라가 싱그럽습니다.
    사진을 보니 왠지 떠나고 싶어지내요.
    늘 건강하세요.   

  4. Lisa♡

    2012년 4월 26일 at 8:34 오전

    마음만 먹으면 떠날 곳이 가깝잖습니까?

    저는 맨날 떠나고 싶은 역마살이….ㅎㅎㅎ   

  5. 안영일

    2012년 4월 26일 at 12:19 오후

    밀받의 푸르름 봄입니다, 마침 바람이 지나가면서 보는이에게 인사를 하는듯 함니다

    아들 식구 친구중에 늙은아들 (40살넘어서 ) 엄마이웃에서 혼자사는데 엄마는 매일새벽

    기도를 아들 아파트앛 전신주붙잡고 아들 장가 가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는데 이를

    안 아들 어디로 같는지 또 어디로 이사를 가서 애타게 아들을찿는 ?즐거운 식구친

    구 , 코쟁이음식을빼고는 거의 한국음식 만들고 설것이하는데 매번 쓸만한 신식 수

    세미 며칠되며는 없어져 새것들고 왜 쓰기좋은것 버렸냐 하면 살균력 떨어지고 버

    려야 된다는 술꾼?딸 (저녁에 애비보다도 더먹는것같음 (포도주))즐거운 주인장네의

    여름방학동안의 집 이 그려집니다, 톨스토이의 세 사과나무중의 걸레질 내용이 생각

    됨니다,,세상에 손이안탄곳 ? 충북 제원군 (지금은 아랫동네는 청주호)의 산 위의

    흙 무지골 에서 산등성이타고 충주호가 내려다 보이는 곳 절터 이곳에 소개해 봄니다,

    안녕희 계십시요   

  6. 나를 찾으며...

    2012년 4월 26일 at 12:24 오후

    리사님 사진 조하요!!!

    어디에요?^^   

  7. 김진아

    2012년 4월 26일 at 1:32 오후

    청보리밭..사진에 흠뻑…

    정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집니다.
    잠시라도…   

  8. Lisa♡

    2012년 4월 26일 at 2:20 오후

    네…안선생님

    소개 잘 받았습니다.   

  9. Lisa♡

    2012년 4월 26일 at 2:20 오후

    나찾님.

    여수 금오도
    비렁길 중에..   

  10. Lisa♡

    2012년 4월 26일 at 2:21 오후

    진아님.

    누구나 다 바람드는 봄이네요.
    오늘 블로그는 물론이고 주변에서
    그 소리 엄청 듣네요.   

  11. 누구나

    2012년 4월 26일 at 3:42 오후

    누구나요? 전데요.

    Lisa님, 마음이 원래 그런건디요.   

  12. Lisa♡

    2012년 4월 26일 at 4:00 오후

    ㅎㅎㅎㅎ……여지껏 지난 드라마

    보다가 이제 자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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