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홉 단편집.
<산다는 것은><결혼3년>
두 단편이 들어있다.
출판사: 작가정신
상류계급 출신인 미사일은 그 사회에 회의를
느끼고 신성한 노동이야말로 인간이진정 살아갈
길이라고 생각하고직접 일해서 번 돈으로 생활을
하기 위해 노동사회에 편입을 하게 되고 상류사회로
부터는멸시와 조롱을 받는다.
하지만 신성하게 느낀 노동자의 사회인 하층계급에서도
환대를 받기는 커녕 그 사회도 결국 온전치 않음을 안다.
그러나 많은 걸 가르쳐주고 영향을 준 도장공 레지카 덕분에
그는 나름 성장하고 노동을 하면서 살아간다.
사랑하던 아내 마샤가 떠나고 하나 밖에 없는 누이가
유부남과의 사이에 딸을 낳고 죽어버리자 미사일은 심한
충격에 빠지지만 어느 날 자신이 레지카의 역할을 하고
있는 걸 발견한다.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담담하게 살아
가는 미사일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이제 나는 먹고살기 위해어쩔 수 없이 노동하는 사람들,
노새처럼 일하면서도 노동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며 노동
이라는 단어조차 쓸 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된 것이다.
그들과 지내면서 나 역시 스스로를 노새처럼 여기게 되었고
내 일의 필연성과 불가피성에 빠져들면서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온갖 회의와 의심에서 벗어났으며, 삶은 훨씬 편해졌다…중요한
것은 내 힘으로 번 돈으로 생활하며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았다는 것이다…<산다는 것은>
라프쩨프는 열렬히 사랑해 마지않던 시골의사 딸인
올리야라는 여성과 결혼을 한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권태와 참을 수 없는 삶으로 흘러간다.
올리야는 라프쩨프에게서 아무런 감흥도 사랑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고 그 또한 최대의 실수가 결혼이라는 걸
느끼지만 결국 삶이라는 게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3년 사이에 아이가 죽고 누이가 죽으면서 맡긴 조카들을
키우면서 더 가까이도 멀리도 가지 않으면서 살아간다.
쓸쓸하고 외롭지만 그렇게 인생은 지속된다.
..미래엔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살다보면 알겠지.
..특별한 두뇌와 재능이 없는 인간이 우연히 장사꾼이 되고,
부자가 되고, 매일매일 아무런 체계도 목적도 없이 심지어는
돈에 대한 욕심도 없이 기계적으로 장사를 하는 거죠.
그렇지만 돈이 직접 그에게 찾아온다는 겁니다.그가 돈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는 평생 일만 하지만, 그가 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지 점원들 위에 군림하며 손님들을 비웃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교회에서 그가 집사직은 맡는 이유는 성
가대 위에 군림하여 그들을 복종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학교를 후원하는 것은 학교 선생들이 자신의 아랫사람인
양 위세를 부릴 수 있는 게 좋아서죠. 장사꾼은 장사를 좋아하
는 것이 아니라, 위세 부리는 것을 좋아하는 겁니다….
누구나
2012년 5월 11일 at 3:28 오전
여기서 책 소개를 보고 읽어보았습니다.
두 소설 모두 당시의 혼란스런 러시아 사회의 사조가 주제이고
삶은 장식품으로 묘사되고 있는 듯합니다.
당시에는 경제학자들이 노동가치론을 믿었죠.
노동만이 상품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고,
이것이 발전해서 러시아혁명으로 간 거죠.
지금은 그렇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산다는 것은’에서는
후진적 러시아의 농노제에 대한 비판과 노동예찬 그것도 농사일이
절대선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것을 왜 사는지 안다는 걸로 거창하게 말합니다.
농노제는 없어질 수밖에 없는 제도였지만.
그렇다고 노동, 농사일이 무조건 훌륭한 일이 될 수는 없는 거지요.
(자본가의 돈은 그냥 돈이 아니고 생산의 가장 효율적 요소인데
이건 몰랐던 것 같애요.)
어쨌든 이런 문제의식이 사랑도 결정하고 있어
좀 답답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결혼3년에서도 똑 같은 구조로,
‘아름다움, 젊음, 행복에 대한 요구보다도
노동에 지친 여자에게 행복과 안식처, 평화를 주는 것이
고결하고 가치 있는 삶‘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네요.
사랑을 둘러싼 감정의 흐름은 예나 지금이나…
단 율리아가 사랑하지 않는 남편에게서
옛날 자신의(율리아) 상징으로 사랑하고 간직한
양산으로 인해 새로운 사랑을 찾아낸 장면은
그래도 한 줄기 위안을 주었습니다.
결혼이 원래 외로운 거라는 등의 메시지는 진부해보이구요.
당시 사회적 상황을 제외하면 두 소설에서 모두
마음속에 붙잡아 둔 무엇(특별한 기억)*이
사랑을 새롭게 하기도 하고 기쁨을 주기도 한다는
사실은 간직할 만한 지침인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 산다는 것에서 누나의 애인에 대한 기억과 결혼 3년에서 양산.
쓰고 보니 별 내용도 없는데 너무 길게 쓴 것 같죠?
덕분에 유명한 책을 읽을 수 있었고,
유명 작가를 마음대로 비판도 했고,
얻는 것도 있고,
좋았습니다. Thank you 항상.
Lisa♡
2012년 5월 11일 at 3:54 오전
누구나님의 댓글을
아예 리뷰로 올리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정말 제 생각도 똑같습니다.
역시 경제학자라서 짚어내는 실력이 있어요.
저는 막연하기만하지 콕 짚어서 추릴 줄
모르거든요.
저 역시 이 글들속에서 답답함을 느꼇답니다.
아무래도 그 당시 상황이니만큼…ㅎㅎㅎ
요즘 오래 전 명작이 역시 다르다고
말하면서도 달라도 너무 다른 시대라 오차가 커요.
요사이 시끄러운 통민당도 그 NL인지 NR파들이
시대를 잘 읽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어요.
누구나
2012년 5월 11일 at 5:59 오전
Lisa님도 똑 같이 느끼셨군요…
칭찬요? ㅋㅋ
요건 제가 좀 아는 거라서요.
다른 건 절대 아닙니다요.
요즘 시끄러운 이들…
저도 동감입니다. ㅎㅎ
Lisa♡
2012년 5월 12일 at 5:14 오전
호호호…..
^^*
밤과꿈
2012년 5월 27일 at 5:53 오전
산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한 거지♩~~~ – 김종찬 –
Lisa♡
2012년 5월 27일 at 6:17 오전
산다는 거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