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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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셈?

‘광양에서 식사 중’

뭐혀?

‘완도간다’

뭐하고 지내?

‘청산도 가는데’

그래? 고뤠? 그—-레?

맞다.

떠날 때다.

4월 5월에 떠나지 않으면 언제 떠나?

맞지?

사람 불러야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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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된 문을 삐꺽 열면 오래된 고택으로

향하는파란 잔디 사이로 납작하고 평평하니 오랜

시간동안닳아 반들반들해진 평편석이있었으면 해.

그리고 기름칠한 듯 광택이 나는 시원한 툇마루에

올라앉으면 멀리개짖는 소리라도 들리면 해.

가까운 산에선 꿩이 간혹 "꿩!꿩!" 거리고 말야.

슬슬 걸어나가 긴 좁다란 풀밭을 끼고 지나가면

잔잔하고 조그만 모래사장이 있는 바다가 있었으면 해.

거기서 팥빙수파는 아줌마가 돈대신 서울 얘기를

들려달라고 할지도 모르잖니?

그러면 동네에 내려와서 글을 쓰던 안경 끼고 섬세하게

생긴 40대의 소설가가 와서 자기도 빙수에 미싯가루만

쳐서 달라고 할지도 모르잖아.

아니면 말이야, 바다가 살짝 보이는 귀퉁이쯤에 허름한

찻집이 도서관인양 책을 잔뜩 쌓아두고 기다릴지 누가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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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복사꽃이 잔뜩 피었다고 하는데

우리집 뒷산엔 매화가 이제 겨우 피어나서 화사하고

흰 목련은 지는데 자목련은 이제사 가득 피어나네.

겨우내 저게 살았나 죽었나 싶던 뼈만남은 나무들에

저렇게 초록이 쭈르르 나더니 이젠 숲이 가려졌어.

공연히 찔끔찔끔 더워지면서 짜증도 나고 목 뒤에

붙은 한가닥 머리카락이 성가시게 느껴지는 계절이야.

글쎄 이렇게 꽃들의 수다가 한창인데 말이야, 난 아침

으로 뭘하나 생각해야 하고 밥 뜸을 들여야 하는거야.

이게 무슨 엉터리같은 불공평한 일이냐구…

나도 꽃이 되고싶은 마음이 잔뜩인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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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남편에게 말했다.

"그래"

"근데 어디로?"

내가 말하고도 웃기다.

"용인으로 가"

"그래"

"밀리겠지?"

"응..훨배 밀릴 걸"

"그래도 가자"

"그래"

아들에게 가자니까 밤새 미국에 있는 여친과

통화하고, 채팅하고 새벽 3시에 잤단다.

"안가려구?"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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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벤조

    2012년 4월 29일 at 3:57 오전

    리사, 봄바람 나다!
       

  2. Lisa♡

    2012년 4월 29일 at 11:05 오전

    났다니까~~

    아무래도~~   

  3. 조르바

    2012년 4월 29일 at 12:36 오후

    어데서 바람을 맞으션는지? ^^
    얼릉얼릉 댕기셔야지
    꽃 다 져요~
    오늘도 날씨 화창하고 꽤 덥던데요   

  4. Lisa♡

    2012년 4월 30일 at 12:08 오전

    조르바님.

    그러잖아도 희원엘 다녀왔지요.
    꽃이 지기도 하고 다시 피기도
    하고 .. 초록의 음영이 아름다웠지요.   

  5. 누구나

    2012년 4월 30일 at 11:33 오후

    바다가 보이는 귀퉁이는 아니어도
    호수 중간에 도서관인양 책을 쌓아둔
    찻집은 있던데요. 제천호 호수 물 위에.

    꽃이 꽃이 되려 한다구요?
    동의어 반복?

       

  6. Lisa♡

    2012년 5월 1일 at 3:01 오후

    제주예요

    비오는거 알면서도 왔어요
    금욜 올라가요 ㅎㅎ
    그때뵈요   

  7. 벤자민

    2012년 5월 1일 at 11:24 오후

    난 여기들어오는순간 깜짝놀랬어요
    그소문만의 북한이 정말 핵실험을강행했나하고요 ㅎㅎㅎ

    난 이국땅에먹고살려고 이고생을하는데
    맨날 놀러간야기나하니
    블로거선수사기상^^

    참부럽습니다
    가자~~! 하면갈수잇으니 ㅎㅎ   

  8. Lisa♡

    2012년 5월 4일 at 6:28 오전

    벤자민님.

    가자하면 갈 수 있어요.
    누구나 다…별 거 아닙니다.
    저기 희원은 그냥 5시간이면
    다녀오구요.
    부지런하면 됩니다.
    그리고 위에 열거한 친구들은
    어쩌다 봄에 놀러 간 것이구요.
    하긴 저야 가자 하면 갑니다.
    뒤야 어찌되던 간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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