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홀씨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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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향이사단이었나?

걸음걸음 향기가 나를 감싼 느낌이랄까.

무게가 나가는 느낌마저 들었다.

천지가 아카시아 꽃향기다.

동네에 작은 꼬치구이집이 생겼다.

이름도 근사한 ‘청춘’이다.

열린 문사이로 버스가 지나다니는 길이

그대로 보이고 소리들이 시끄럽지만

개의치 않고 동네아낙들과 술을 마셨다.

몇시에 들어왔는지 남편은 아들은 12시,

엄마는 새벽 2시라며 푸념이다.

이 나이에 술병으로 종일 쓰러져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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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수는 동네에 마음맞는 술친구가 있고

말이 통하는 친구가 있다는 게너무 좋단다.

나이를 떠나 그건 맞다.

강의시간에 결혼과 섹스에 관한 파격적인 내용을

밀레니엄 책을 인용해 이야기하자 졸던 애들이

모두 눈이 반짝거리더란다.

아들 때문에 속이 많이 상한 그녀는결혼도 후회되고

아이를 낳은 것도 후회될 때가 있단다.

그러길래 아이큐 160 인 자식을 누가 낳으랜나.

날더러 미리미리 마음 비우란다.

다들 하는 얘기인데 나는생각하길 늘상 그런다.

‘내 자식은 다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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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쓰러져 누워있다가 정신을 가다듬고

민들레와 돌미나리를 캐러 나갔다.

보이지 않던 쑥이 그늘에 야들야들 깔려있었다.

민들레는 잡초 사이사이에 부끄러운 듯 숨어있다.

민들레도 미나리도 겉절이를 했다.

나물을 캐면서 잡초 사이를 들여다보니 온갖

벌레들이 부지런히 오간다.

하찮아 보이는 잡초들 사이에서도 저렇듯

생을 이어가기 위해 바쁜 벌레들을 보니 미물도

이뻐보인다는 말이 떠오른다.

아카시아와 라일락 향과 함께 온갖 새들이 지저귀고

여기저기서 꿩이 울어대는 이 환경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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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놈이 방학을 하고 오늘 들어오자 집이 시끌벅적하다.

레드와인을 따고 고기를 굽고..나물을 무치고.

딸기쥬스를 만들고갑자기 분주해진다.

아들은 오자마자 바로 내게 시험에서 발표난 한과목의

성적이 A라며 자랑질이다.

정말 공부하느라 수염깍을 시간도 없고 밥먹을 시간도

없다고 하니..그렇치만 아들의 눈빛이 너무 맑아 보자니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같은 학년 한국남자아이가 컴퓨터 공학에 천재인데

구글에 인턴으로 한달에 800만원을 받고 갔단다.

미래에는 컴퓨터 공학이 쓰일데가 많다며 2학년에는

컴퓨터 공학도 신청해서 들어봐야겠다고 한다.

밥먹으며 학교 자랑하느라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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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누구나

    2012년 5월 12일 at 3:58 오후

    큰 아드님이 들어왔군요.
    좋으시겠습니다.
    맘껏 행복하시길…

    저도 아카시아향에 취해보고 싶은데
    우리 동네는 간혹 바람에 실려올 뿐 입니다.

    간접경험으로 취한 듯 합니다. ㅎㅎ   

  2. 말그미

    2012년 5월 12일 at 4:33 오후

    근사한 큰 아드님 멋진 청년입니다.
    생각만으로도 이뻐요.
    우리 부모들은 그런 재미로 살지요, 이왕이면…

    그 동네 참 좋겠어요.
    서울에 사시면서 시골도 느끼고…^^   

  3. 나무와 달

    2012년 5월 12일 at 10:56 오후

    그…이교수..라는 친구분…잘, 모르고 계시는게 있는데요…ㅎㅎ

    저희들 세대가 부모께 효도하는 마지막 세대이고요, 또한 자식들에게 버림(?)받는 첫세대라는걸 아셔야 할텐데요…^^*   

  4. 안영일

    2012년 5월 13일 at 1:10 오전

    칸아들 이야기가 진솧하군요, A 학점 처음학년에 한국인으로서 누구든 어떤과목이

    든 힘든 공부 이야기 입니다, *전화번호부보다 더큰 카다로그에 무작위로 한두둔데 보

    게하고서 하루 이틀지나 그대로 골라낸다면 ?똑똑한놈 , 한달에 *8.000 $짜리 인터

    사 원 장닭회사 R/GA 에는 인도계 미국인 ,중국꼐 미국인 한국꼐 미국인 장닭이 데려

    다쓰는 뉴욕 본사의 인원들로 얼핏들었는데 아드님 따님 이회사 인터넷 소개에 각부

    서마다 필요한 인턴글을 모집한다함니다, 전무거의 무료의 직원이 인턴이고 최소한

    의 보수는 다른 명목으로 지출된다함니다, 집에서 홈바에서 딸 식구 영감 사위가 1

    잔씩 하는 저의집이 제일같습니다, 사회가 어떻드라도 **자식은 그부모의 모든것

    그대로 흉내내면서 닮아감니다, 걱정을 안하셔도 될것같습니다,

    원   

  5. Lisa♡

    2012년 5월 13일 at 1:18 오전

    누구나님.

    동네가 어느 방향이신지.
    그 방향으로 선풍기라도
    틀어볼께요.
    여긴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진한 향기입니다.
    부럽죠?
    아카시아 나무가 사실 아주 약해요.   

  6. Lisa♡

    2012년 5월 13일 at 1:19 오전

    말그미님.

    그러니까 말입니다.
    온통 나물천지입니다.
    그런데 쇠비름은 안 보입니다.
    제가 찾는 게 쇠비름나물인데..
    큰아이요…너무 귀여워요.   

  7. Lisa♡

    2012년 5월 13일 at 1:20 오전

    나무와 달님.

    흑흑…우리가 버림받는요~~

    기꺼이 버림받으려는 능력있는
    부모가 아닐까..해봅니다.
    하지만 늘 다들 우리 아인 다를거야
    하지요.   

  8. Lisa♡

    2012년 5월 13일 at 1:21 오전

    안영일님.

    맞습니다.
    1학년에는 A받기 힘들다고 해요.
    어쩌다…ㅎㅎ

    인턴들은 거의 무급인 경우가 많더군요.
    게다가 일학년은 더 구하기 어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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