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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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나에게 술 한 잔 걸치더니 어깨에 손을

얹으면서 "이모, 우리 친구 아이가~~" 하던 강서방이

저멀리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 아내인 윤이와 내가 함께 차 속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다가 창너머로 "어이~~탈래? 야 타~~" 하자

강서방이 우릴 보더니 "너네 어디서 왔노?" 한다.

"우리? 서울서 금방 왔는데…" 하자 " 아 그래?

깔삼한데~~" 하더니 "몇 살인데?" 하고 너스레떤다.

"응…우리 이제 갓 서른이야" 하고 내가 말하자

건들거리는 태도로 " 나이도 개안네~~타도 되나?" 한다.

그러자 윤이와 내가 동시에 " 야—-타" 하고 웃는다.

아내와 처이모랑 이렇게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거

돈을 주고 일부러 하라고해도 안된다.

서울 오는내내 이 생각으로 인해 혼자 슬며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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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탁구장은 30분에 4000원이고 한 시간은

6000 원 한다.

아들이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해서 탁구를 치러갔다.

늘 아들이 내게 밀리는 편이어서 칠 때 일부러 봐주거나

시합할 때 5개 잡아주고 했었다.

이젠 전세가 역전되어 내가 5개 잡히고 해야할 판이다.

어느새 실력이 부쩍 늘어난 아들이 이젠 감당불가이다.

특히 서브를 스핀을 넣고 하면 받아치기 힘들다.

어쩌다 맞스핀을 넣으면 아들이 은근 엄마를 보는 눈이

달라지는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 뒤에 있는 천에 싸인 탁구대를 어느 쳥년이 오더니

천을 걷어내고 툭탁거리자 혼자 야구공이 튀어나오면서

치는 자동기계처럼 탁구공이 그 기계에서 계속 나오고

그걸 받아치는 청년을 보니 나도 다음에 와서 저걸 한번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게된다.

게속 나오는 탁구공을 보고 있자니 몸은 안따라주는데

마음만은 그야말로 홀쭉해서 설레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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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조카사위인 배서방이 내 아들의 군대문제가

나오자 군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빠삭한이론을

설파하면서 말이 없던 인상을 완전히 불식시키면서

다변가로 변신했다.

공수부대면 공수부대, 특전사면 특전사, 포병이면

포병 할 거 없이 죄다 아는 체 하며 상세하게 설명까지

곁들이는 걸 한참 듣다가 근데 배서방은 육군이야?

하자 갑자기 자기는 비밀부대라 뭐라 말하기가 곤란

하다고 하자 옆에서 듣던 그야말로 특전사 출신이

조서방이 배서방더러 신의 아들이라고 한다.

시력이 너무 나빠 군면제를 받은 모양인데 어쩌면 그리도

잘 알고 아는 체 하던지 완전히 속았다.

그래서내가 별명을 지어주었다.

완전음흉남…그래도 여전히 자기는 비밀부대 출신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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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피부과를 몇 번 다니더니 엄청난 멍과

지저분한 각질을 두어차례 보여주더니 이젠

반이상 여드름이 사라졌다.

그래도 아직 피부 아래 피지가 완전히 자리잡힌 게

없어지려면 한참이나 남았다고 한다.

여드름이 평생 없던 내가 볼때는 왜저러나 싶지만

막상 닥친 이들에게는 여간 고민이 아닐 것이다.

사람은 각자의 고민을 안고 태어나는데 딸은 현재

여드름이다.

큰아들은 귀옆에 작은 구멍이 난 체로 태어났는데

그게 뭔가 했더니 아들말이 선천성 전이개누공이란다.

그 작고 긴 구멍에 고름이 차고 붓고 하면 수술을

해야하는데 아들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고 단지 잘

씻지 않으면 약간 냄새가 꼬리하게 난다.

별의별 고민들을 다 안고 태어나니 고스란히 잘 태어나거나

병없이 살아가는 것도 효도이고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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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나의정원

    2012년 5월 23일 at 5:28 오전

    여드름 안 나본 사람은 그 고충과 고민,,, 모르실거예요.
    사춘기의 상징이라고 하지만 웬만함 사양하고 싶어질걸요.

    여드름 없이 보내셨다니 부럽네요.

    지금도 피곤하면 가끔 얼굴에 뾰로지가 나는 저로선 물광의 맨 피부가 그저 부럽기만…

    맞아요.
    아무런 일 없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것 정말 효도죠.   

  2. 말그미

    2012년 5월 23일 at 7:37 오전

    한창 때 여드름은 젊음의 증표입니다.
    누구나 흔히 있는 과정들인데 본인은 고민이겠지요, 속상하고?
    우리는 그 게 부러운데…
    리사 님은 어떻게 여드름도 안 났나요?
    피부가 곱겠습니다, 부러워요.   

  3. Lisa♡

    2012년 5월 23일 at 2:15 오후

    나의 정원님.

    맞아요..여드름 나보지않고 여드름에 대해
    그 짜증나는 고통을 어찌 알겠습니까.
    딸을 보니 정말 보통 고통이 아니더군요.
    저는 여드름 한 번 나지않고 뾰두라지도
    안나다가 40대 여드름 비슷한 걸로 잠깐
    고생한 적은 있었는데 금방 낫더군요.
    ㅎㅎㅎ..나정님 여드름 많이 나셨군요..후후.   

  4. Lisa♡

    2012년 5월 23일 at 2:15 오후

    말그미님.

    피부 하나는 타고 났다고 봐도 되는데

    요즘 너무 방치해 이젠 별 볼일 없게 됐답니다.

    좋을 때 지켜야 하는데 말이죠.   

  5. 누구나

    2012년 5월 24일 at 12:53 오전

    우리가 거의 온전하게 태어났다는 것이
    거의 바로 기적이지요.
    수많은 악전고투를 겪고 스스로를 실현시킨.

    그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불완전하게 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지요??!!   

  6. Lisa♡

    2012년 5월 24일 at 4:14 오전

    온전하게 태어나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축복이라는 걸 갈수록 느낀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고맙구요.
    내 아이들도 그런 마음을 빨리 가져야 할텐데
    좀 커야겠죠? ㅎㅎ   

  7. 리나아

    2012년 5월 24일 at 11:50 오전

    나도 여드름 안 나봐서 그런대로 피부고생은 안한 편인데..
    가끔 지방같은게 아주작은거지만 피부에 들어있어서 그걸 내버려두지못하고
    강제로 눌러서 짜(튀어나오게)보려하다가 벌겋게 되면…
    그 작은 벌검 하나 만으로도 며칠 속상한데…
    진짜 여드름쟁이들은 얼마나 미치고 환장할 일일까..??—
    내 작디작은 고통이나마 직접 느껴봐야 비로소 남의 큰 고통이 어떤지 알수있음을..

       

  8. Lisa♡

    2012년 5월 25일 at 2:34 오전

    딸은 하필이면 여드름 중에도
    보기 힘들 정도로 많이 나는 거 있죠.
    아무리 청춘의 심볼이라지만
    걱정됩니다.

    고모가 딸이 고민하니까 하는 말이
    "나는 나고 싶어도 이젠 안난다. 청춘이라 그래~~"
       

  9. 배 태윤

    2012년 5월 25일 at 3:52 오전

    저런 저런~~~~ 리사님 여드름 안난 것까지 따님이 다 덤탱이 써 그리도 많은 여드름이~~~~!!!   

  10. Lisa♡

    2012년 5월 25일 at 10:11 오전

    아하~~그렇구나.

    제 것 까지 덤탱이를..

    머리도 좋으세요~~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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