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 쪽과 귀 옆으로 흰머리가 뽀족뽀족 올라오는 게
보이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서인지 새치도 가늘다.
한 번 뽑아보려다가 그냥 검은 머리를 뽑기 일쑤다.
숱도 적은데 뭘그리 자꾸 뽑으려냐고 남편은 그러지만
이게 은근 재미도 있고 스트레스도 풀린다.
밝은 빛이 있을 때 제일 잘 보이는데 어제 미대사관에
갔을 때화장실 불이 상당히 밝아 마음에 들었다.
그때 거울 속의 나를 보다가 새치가 삐죽거리며 나온다는
걸 알고 오늘 기어코 거울을 마주하고 눈알을 360도
회전을 시키며 약 20개를 뽑았다.
주로 1cm짜리가 대부분인데 뽑을 때 쏙 하는느낌이
즐겁다. 아무래도 변태기질이 있나보다.
친구가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자기의 병명을
속 시원하게 알았으니 이젠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그녀 말로는 우울증보다 한단계 더 심한 게 공황장애라고
하는데 내 보기에는 공황장애보다 더 심한 그 무엇으로
보인다. 그녀가 힘들게 산다는 것도 알고 자존심이 세다는
것도 알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볼때마다 느끼는 것은이루어지지도 않을 욕심을
버리지 못해 늘 거기서 화가 비롯되는 것으로 보였다.
어제도 저녁을 같이 먹으며 대화를 해보니 자주 울고
많은 것을 바라고,스스로 하겠다는 것 보다는 남이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여전했다.
오래된 친구라하더라도 변하지않는 고집으로 상대를
대하면 자연 멀어지기 마련이다. 늘 그 친구를 만나면
마음이 편치않다고 숙이 말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해줘야만
친구라고 인정받는 기분이라 늘 찝찝하다는데 나도똑같은
기분을 느꼈다면 그 만남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턱이 진 곳을 빠져 나오다가 운전실력이 있다고
믿었던 나도 쿵~~ 하고 어딘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조용한 곳으로 나와 주차를 하고 보니 차체엔 아무 문제가
없어 혹시나 하고 바닥에 엎드려 차 밑바닥을 보니 플라스틱
하나가 축 쳐져 있었다.
미리예약을 하고 아침 일찍 AS를 받으러 갔는데 이게 생각
보다 오래 걸려서 정비를 했다.
속으로 물어보면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해야지하는 잔
꾀가 떠올랐고 그러리라 다짐 중인데 묻지않고 수리되었단다.
"왜 그런 거예요?" 하자 자기들도 모르겠지만 잘 고쳤으니
이상없을 거라며 문짝에 개발톱자국을 닦다가 뿌옇게 색이
변한 부분도 완벽하게 깜쪽같이 광나게 해놨다.
너무나 기분이 좋아 어떻게 이렇게 했냐고 하자 기계로
한 번 문질러줬다면서 손으로 닦는 것과 기계로 하는 건
차이가 있다며 씩 웃었다.
그리고더 기분 좋은 건 완전 공짜로 서비스를 받았다는 점이다.
머리 까질 가능성 100%다.
보통 식구 중에 변호사나 경찰이나 의사가 있으면
편하다고들 한다.
자주 드는 생각 중에 식구들 중에 있었으면 하는 직업은?
치과의사.
자동차 수리전문가.
여행사 사장.
컴퓨터 박사.
웹사이트 기술자.
피부관리사.
헬쓰트레이너.
과수원 주인.
헤어기술자.
생선도매상.(써놓고도 웃긴다)
등등이다.
뭐 있어도 도움이 안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김진아
2012년 5월 25일 at 11:02 오전
치과요.!. ㅋㅋ
가족중 직업이 있었으면 한다 했을때요. 저역시도
새치도 뽑지 마세요. 보기는 좀 그렇지만 자꾸 뽑다 보면 탈모가 올 수 있다는 기사를 보았거든요.
그리고 변태기질 아니세요. 묘하게 뽑힐때의 시원함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 느낌이 있긴합니다. ㅎㅎㅎ
그래도 대머리가 될가봐 겁나서 손을 꽈악 잡고 있어요.
Lisa♡
2012년 5월 25일 at 1:04 오후
진아님.
저는 숱이 없는 편인데 겁도 없죠?
그냥 하얗게 되면 하얀대로 살까봐요.
말그미
2012년 5월 25일 at 4:43 오후
리사 님,
활동적이고 박력있어 보여 늘 젊으신 분으로 알고 있는데
아까워요, 흰머리…
그러나 연륜엔 도리가 없겠지요?
아직 염색할 정도가 아니라면 걱정도 없겠어요.
Lisa♡
2012년 5월 26일 at 1:41 오전
제 친구들 중에 염색하지 않은 이는
저 밖에 없답니다.
당연히 염색한 걸로 알고 있구요.
저 젊은 편은 아니고 젊은 척 하지요.
아니..사고가 젊었다고나 할까요.
아직 염색할 단계는 아니고 슬슬..시작입니다.
새치나는 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