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샘의 따님이 오늘 휴가를 내어 빈으로 간다.
일찍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Bon voyage!!
‘빈에서는 인생이 행복해진다’
라고.
그러자 그녀의 답신이 왔다.
‘엄마를 부탁해요’
미소짓게 하는 답글이다.
그녀는 미인은 아니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것은 최고 신부감이다.
피아노는 수준급에 영어와 풍부한 독서량, 그리고
뛰어난 인간성과 센스, 클래식한 모든 것.
그런데 그녀를 알아보는 남자가 없다.
슬슬 결혼이 임박한 시기인데도 말이지.
어젯밤에 9:56분에 딸이 문자다.
뮤지컬이 방금 끝났고 정윤이랑 커피 한 잔 하고 온다고.
대학로라고.
11:27분에 지하철을 내려 동네로 오는 버스를 탔고 곧
들어갈거니 걱정 말라고.
아빠가 딸이 들어올 때 현관에서 모두 그녀를 기다리자고
의견을 모았다.
마침내 12시가 넘어 딸이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얌전치 못한 무질서한 발걸음 소리다.
우린 불을 끄고 누웠다가 다 현관문 앞에 서 있었다.
큰 아들은 웃음을 못참고 키득거렸다.
이윽고 딸이 들어서자 우린 모두 박수를 치며 늦게까지
놀다 오느라 수고가 많다며 말을 하자 딸은 "왜그래~~"
하면서 부끄러워하며 자기 방으로 쏙 들어갔다.
뭔가 느껴지는 게 반드시 있을 것이다.
어제 저녁, 아이들 저녁을 차려주고 나는 그저께
식당에서 남아 싸온 스파게티를 데워서 작은 량만
먹은 채 체중을 줄여보겠다고 굳은 다짐을 하는 중에
가까이 사는 권샘이 문자가 왔다.
‘저녁먹었어? 쌀국수가 땡긴다, 가자’
단호하게 저녁을 먹었고, 더 이상 먹기싫으니 그냥
걷자고 답문을 했다.
‘또 먹어’ 란다.
-누글 돼지로 아나?- 하고 답문을 보냈다.
‘오늘만 돼지해’
그래서 먹는 것에 마음이 약한 나는 다시 한 그릇의
양지머리 쌀국수 스몰을 먹어야만 했다.
당연히 국수는 남기고 국물은 죄다 주욱~~들이켰다.
살은 국물이 더 찐다는 거….미친다.
내가 그녀의 청을 거절 못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물론 나이도 나보다 10살 이상이 많지만 그녀가
몸이 아파 늘 식사를 못하고 입맛이 없어서 거의
한숟갈도 먹지 못할 때가 허다한데 어쩌다 식성이
땡겨서 뭘먹자하면 나는 한번도 거절않고 간다.
나를 좋아하는 이유가 단 한번의 거절도 없다는
것이라며 늘 말씀하시는 권샘의 그 기대를 저버린다는
건 뭔가 섭섭해 항상 따라주고 같이 동행한다.
가끔은 나이도 그렇고 몸이 약해서 나보다 먼저
세상을 하직하면 그땐 서러워서 어쩌나 싶을만치
나는 그녀와 친하다.
그런 그녀가 어쩌면 곧 신장투석을 할지도 몰라
시간이 날 때마다 함께 하려고 마음도 먹고 또
중요한 건 무슨 말을 해도 나를 다 온전히 이해한다는
점이 내가 그녀와 친한 부분이기도 하다.
상당히 지적인 그녀가 늘 내가 시쳇말을 지껄여도
즐거워한다는 점이 내가 그녀가 편한 이유다.
누구나
2012년 5월 26일 at 2:29 오전
bon voyage!
자꾸 이렇게 miskey 지적하다가
미움 받겠다. ㅋㅋ
Lisa♡
2012년 5월 26일 at 2:41 오전
저는 늘 g를 붙이네요.
버릇처럼.
발음때문에 나도 모르게…ㅋㅋ
암튼 땡큐~~
뽈송
2012년 5월 26일 at 7:11 오전
우리 애가 신촌 Y대학에서 한 때 킹카였었는데
지금은 늙다리 총각으로 변신해 있지요.
권샘여사 따님에게 다리를 놔주심 어떠실지요?
이렇게 쓰고는 ㅋㅋ 하든가 ㅎㅎ 해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벤조
2012년 5월 26일 at 8:16 오전
리사님이 뭔 소릴해도 항상 즐거워하는 사람, 여기 또 있소!
Lisa♡
2012년 5월 26일 at 9:19 오전
뽈송님.
미리 말씀하시지.
여자들이 요즘은 빨리
시집들을 안가요~~
제 주변에 괜찮은 처자 많습니다.
Lisa♡
2012년 5월 26일 at 9:20 오전
벤조님.
룰루랄라~~~
오늘 행복합니다.
士雄
2012년 5월 27일 at 12:26 오전
잘하면 술이 석잔이고 못하면,, ^@^
Lisa♡
2012년 5월 27일 at 1:35 오전
요즘은 그렇치도 않아요.
왜냐면 그냥 소개팅만 해주고
알아서들 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