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심리학자 김정운.
출판사: 쌤엔파커스.
아주 즐겁고 재미나게 읽었으며
어디 하나 버릴데 없는 야무진 책이다.
나는 확실하게 내가 새티스파이저(satisfiser)
라는 사실이다.
어지간하면 만족하려는 경향이 강한 사람이다.
행복지수는 높은 반면 출세와는 거리가 먼
스타일임을 다시 재확인했다.
지각된 자유
심리학자들은 행복을 가능케 하는 심리적 요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이 ‘지각된 자유 perceived freedom’
라고 주장한다.
행복은 얼마나 자유로움을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다.
..부귀영화가 자신을 자유롭게 해줄거라고 믿지만 사실은
엄청난 착각이고 그저 스스럼없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심리적
자유로움이 그래서 귀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흥미로운 사실 중에 심리적으로 경험하는 자유가 자신을 둘러 싼
공간의 자유로움과도 밀접한 상관이 있다고 한다.
탁 트인 자연을 접하는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 정서적으로 훨씬
자유롭고, 도시에 사는 사람보다 안정된 심리를 지녔다고 한다.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래서 자고로 호연지기를 기른다고 했나?
불안하고 우울하고 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날은 무조건
나가서 걷거나 산을 가는 게 좋은 방법이다.
흉내내기, 모방
행복과 재미는 리추얼로 확인된다. 리추얼을 통해
사람은 서로의 정서를 흉내내기 때문이다.
모든 재미는 이 흉내내기에서 출발한다. 어린 아이가 어
머니와 제일 먼저 하는 놀이도 흉내내기이다. 주로 엄마가
아기를 흉내내는 것인데 그때 아기는 나와 다른 사람이 나와
똑같은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자의식이 생긴다.
‘나’라는 자의식의 대표적 놀이가 ‘간지럼태우기’다
반드시 남이 태워야 느끼는 간지럼은 나와 다른 남이라는
존재를 의식할 때 가능한 놀이다.
그 단계가 지나면 ‘까꿍놀이’가 시작되는데 이 놀이의 본질도
흉내내기다. 자신의 시각경험을 엄마가 흉내내며 대신 해주는 것이다.
이 놀이가 게속 되다보면 아기는어느 순간부터 엄마가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된다. 눈에 안 보인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를 피아제는 ‘대상 영속성’ 이라 정의했다.
이렇듯 인간은 무언가를 모방하며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것들을
흉내내며 살아간다. 듣도 보도 못한 것을 상상할 수는 없다고 그는
말한다. 이렇게 모방하며 재미를 느끼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란다.
이것을 자신의 미학으로 삼은 사람이 또 아리스토텔리스다.
아리스토텔리스는 이런 현상을 ‘미메시스’ 라고 명명한다.
부지런히 즐거운 것을 상상하고 모방해보자. 열심히…그렇게.
순서 바꾸기, 관점바꾸기
21세기 리더십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 에서 나온다.
그래서 모두 소통이 중요하다고 한다.
우선 소통의 기본원칙을 이해해야 한다. 인간의 기초적 상호작용 형태인
의사소통은 두 가지 원칙에 의해 유지된다.
‘순서 바꾸기’와 ‘관점 바꾸기’ 가 바로 그것이다. 이 두 가지 중에
하나라도 망가지면 소통은 불가능해진다.
자신의 이야기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는 불안 때문에
게속 반복해서 자기 이야기만 한다면 그건 순서 바꾸기에 실패다.
나 스스로 내가 하는 이야기에 설득 당하고 확신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은 본능적으로 안다. 확신에 찬 이야기와 자신없는 이야기의
본질을. 이 순서 바꾸기가 되고나면 관점바꾸기를 하는 것이다.
네 살만 되면 타인의 관점으로 보는 눈은 가능하다고 하는데
상대방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능력이다.
삶이 갈수록 팍팍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하면 이 두 가지 소통의 능력이
망가지는 까닭이다.
맥시마이저와 새티스파이저
자신이 정한 원칙에 따라 앞뒤를 철저하게 계산하여 행동하는
원칙론자를 심리학에서는
‘맥시마이저maximizer’라고 부른다. 무질서한 현상을 어떤 원칙에
따라 정리하여 무언가를 극대화 하려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상항론자들은 ‘새티스파이저satisfiser’라고 부른다. 웬만하면 만족
하려는 경향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 둘을 비교해보면 ‘새티스파이저’쪽이 주관적 행복감을 더 느끼며
편안한 삶을 산다고 한다. 반대로 ‘맥시마이저’ 는 완벽주의에 대한
편집증과 자책감에 빠져 삶의 만족도가 현격하게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은 이 두 종류의 인간들이 섞여 살게 마련이다. 대부분
상황론자들이 일을 저지르며 치고 나가고, 원칙론자들은 쫒아 다니며
정리하는 방식이다.
장엄함
예술을 통한 가장 중요한 정서적 경험을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장엄함’ 이라고 했다.
입이 쩍 벌어지는 엄청난 자연의 풍광 앞에서, 폭풍우 치는
바다나 은하수 가득한 밤하늘을 보면서, 우리는 말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그 벅찬 느낌을 그저 숨막히도록 감탄할 뿐이다.
칸트는 바로 이 ‘숭고함’ 혹은 ‘장엄함’의 경험이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궁극적 경험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에술, 종교의 목적은 바로
이 숭고함과 장엄함이라는 궁극적 경험을 추구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감탄을 하기 위해, 감탄을 듣기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쉴새없이 감탄하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하자.
감탄이 많은 세상이야말로 내가 현재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하는 척도일지도 모른다.
강정애
2012년 5월 29일 at 6:12 오전
리사님!
임마누엘 칸트의 말에 공감합니다
대자연의 숭고함과 장엄함의
체험이 바로
인간의 인격괴 창조성의
모태가 되는 거지요
새티스파이저한 리사님!
그러니까 리사님은
자식들 교육문제로
더는 고민 마시고
온가족이 함께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찾아다니는 여행이나
즐기시면 될거예요
Lisa♡
2012년 5월 29일 at 6:21 오전
그러게요~~
저도 공감하는 부분들만 올린 것이거든요.
그리고 책을 읽다보니 제가 고민하고 경험
한 부분들이 많아 쉽게 공감하며 읽었답니다.
누구나
2012년 5월 29일 at 8:48 오전
멋진 독후감 잘 감상했습니다.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고 즐기는 데 있어,
출발점이 자유를 느끼는 데에 있는데,
평소에는 잘 못 느끼는 게 문제이지요.
모든 걸 느끼고 주관하는 우리의 뇌는
가만히 있지 않고 걷거나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애들 같다네요.
저는 원래 원칙론자인데 상황론자를 배우려고
원칙을 공부하고 있지요.
여기에 모순이 있는 건가요?
bon 지리산종주! 비가 안와야 할 텐데 그죠?
Lisa♡
2012년 5월 29일 at 10:02 오전
비 온다고해요.
제발 하루만 참아주면 좋을텐데.
엄청 많이오면 중간에 포기해야지요.
원칙론자 남편과 삽니다.
맨날 제가 저지른 일을 남편이 다 정리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나친 원칙론자는 싫은데 저처럼 덜렁거리는 상황론자는
좀 피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늘 재미있고 제 나름의 리추얼이 많은 편이지요.
그리고 대걔 즐겁게 받아들이고 별로 걱정을 안합니다.
참…나…김정운씨 책을 읽다보니 내가 공감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정말 놀랬지만 나 뿐 아니라 모두가 느끼는 공감대이겠지요.
나를 찾으며...
2012년 5월 29일 at 1:56 오후
모두 다 공감가는 이야기지만
유독 맥시마이저와 새티스파이저 야그가 제일!~ㅎ
김정운..이 분 책 제목을 왜 절케 잡았대요.
올리신 야그와 책 제목의 상이相異성에 그만 ~
Lisa♡
2012년 5월 31일 at 11:32 오전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부분은 두어 차례 나오지만
역시 낚는 제목이지요?
하지만 후회라는 부분에 있어서의 애기도 당근 나옵니다.
뭐든 후회는 따르기 마련인데 하고 후회하는 일과 하지않고
후회하는 일 중에는 일단 저지르고 하는 후회가 역시 짧게
하고 해보지 못한 행동에 대한 후회는 두고두고 한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