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복싱을 하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코치가 체력이 좋다고 시합에 나가자고 한단다.
이시영이 나가서 메달을 따게 한 코치다.
보통 3분짜리 3번을 한 세트로 운동을 하는데
여자들은 3분하고나가 떨어지거나 아줌마들은
1분하고 헥헥거린다고 한다.
그런데 딸은 3분씩 3번을 하고도 끄덕없다보니
코치가 놀래고 훅도 좋다고 시합운운이다.
나는 나가라고 권하고 다른 이들은 날더러
웃기는 엄마라고 그러다가 얼굴이 찢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냐고 고민을 해준다.
여자들 아마추어 권투는 그렇게 격렬하지도않고
방송이나 만화처럼 과하지도 않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나가서 메달 하나 따면여러가지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선릉역 근처의 도장으로 가는 딸이 하루는
나에게 "엄마, 우리 도장 사모님이 가수래~"
해서 가수? 누구? 그러니까 딸이 "음..이름이
좀 촌스러운데…맞나..?" 하더니 머뭇거리며
"옥희 라던가?" 해서 내가 막 웃으며 진짜?
그럼 홍수환? 하자 딸이 깜짝 놀라면서 "아니
엄마 우리 사장님 이름을 어떻게 알아?" 한다.
얼마나 웃기던지.
그 사람 유명한 권투선수이고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거의 다 아는 선수라고 하자 몰랐단다.
이렇게 세대차이가 크단 말인가?
하긴 조영남더러 개그맨이라고 하는 아들이
있으니 이 정도쯤이야 뭐 놀랄 일도 아니다.
이 이야기로 나는 만나는 이들마나 애기해주며
우려먹고 또 상대방들이 다 즐거워하며 웃는다.
권투도장에는 뚱뚱한 아이들부터 아줌마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운동하러 온단다.
나도 한 번 떠 볼 작정이다.
물론 권투시합이 목적인 이들보다는 그냥 살이나
빼고 몸 만들려고 오는 이들도 있다.
딸도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다. 친구랑 같이 시작
했는데 그 친구는 며칠 나오더니 뻗어서 자꾸
빼먹고 힘들어하고 시간도 늦게 나온다니 내가 봐도
내 딸이 날 안 닮아서 성실하다.
나 같으면 이틀 나가고 온갖 핑계를 다 대며 나가지
않았을 게 뻔하다.
뭐든 성실함에는 따를 자가 없다.
아침마다 아무리 피곤해도 9시에 나가는 딸을 보니
내가 나이만 엄마지 속으로는 그 성실함은 반도 따라
가지 못하는 부끄럼쟁이다.
며칠 간 사위와 딸과 지내고 온 李교수가 난리다.
사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들 어쩌겠는가 이미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은 걸.
그 걸 눈치 챈 딸이 계속 전화를 하고 엄마는 전화를
피한다. 피한다고 될 일인가.
딸 자식잘 키워 판사까지 만들어놨더니 엉뚱한 놈
만나 맘고생하고 인색하게 군다고 어쩔 줄 모른다.
무엇보다 인품이 최고라며 목청을 높인다.
인품을 결혼 전에 잘 알기도 힘들지만 결혼을 위해
인품을 숨길 수도 있고 콩깍지가쓰일 수도 있다.
듣다보니 남의 사위지만 같이 성토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그 녀석 이 동네오면 밤길 조심하라그래~요.
까지 나오자 그냥 막 웃고만다.
어쩌겠는가..이미 결혼했고 미우나 고우나 내 사위인 걸.
김진아
2012년 6월 9일 at 9:45 오전
석찬인 학교에서 무조건 시키는 농구에 푹 빠졌어요….^^
그럼요. 성실함에는 따를 자가 없습니다.
그런데…복싱 시합은 저두 반대예요. ㅎ
고운 얼굴 걱정되는거 사실입니다.
나를 찾으며...
2012년 6월 9일 at 12:07 오후
암래도 난 ~ 리사님 꽈!!!^^
일단 난 함번 해 보아~^^!!ㅋㅋ
아~!!!하^^ 그 옥 희!!!! 저 알아요..ㅎㅎ
Lisa♡
2012년 6월 9일 at 12:44 오후
진아님.
여자들 경기는 그렇게 험하지 않다네요.
석찬이도 성실하군요.
복입니다.
Lisa♡
2012년 6월 9일 at 12:45 오후
나찾님.
일단 해보는 게 하지않고 후회하는 것 다는
낫다지 않아요.
ㅎㅎ….같은 꽈끼리 건배~~방금 백포도주 한 잔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