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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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롱이 새끼인가보다.

차가 미끄러져 들어오는데도 불구하고 피하려고 하지

않는 새는 첨이다.

차를 일단 정지하고 아들에게 내려 새가 피하나 보라했다.

아들이 피하지 않는데 날 수는 있어 보인단다.

혹시 다쳤나 싶어 차를 멈춘 채 내려 새를 만지려하자

옆으로 살짝 피하면서 입을 있는대로 벌려 짖는다.

짖는다는 표현이 딱 맞다할 정도로 악을 바락바락 쓴다.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치 귀엽고 악동이다.

경비아저씨가 마침 장갑을 끼고 지나가길래 잡아보라고 했다.

잡혀서 손바닥 안에서도계속 입을 찢어지게 짖어댄다.

아저씨 말이 숲 속을 보고 계속 두려움에 떠는 것 같은데

까치에게 공격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 그 까치가 있는 숲엔 안간다는 것이다.

집 앞의 작은 정원에 놔주고 지켜보니 통통..뛰어다닌다.

그런데 그 새 진짜진짜 귀엽다.(새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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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약간 우거진 집 앞에 쌀이 놓여있다.

약간 헤쳐져 있기도 해서 어쩌면 새가 와서

쪼아 먹기도 했나보다.

문제는 새먹이를 줄 때는 시멘트 바닥이나 딱딱한

바닥 위에 먹이를 놓아두면 안된다는 점이다.

부리가 부딪혀 위험하기도 하지만 새는 흙과 함께

모이를 먹는다고 한다.

그러니 흙을 먹어야 한다는데 가만 생각하니 모래주머니

라는 게 새 종류에는 있다.

그러니 모래나 흙을 먹어도소화에는 무리가 없다는 말.

자연의 이치는 정말 신비하다.

시멘트 위에 모이라고 쌀을 두는 집을 찾아서 정원의

흙 위에 두라는 말을 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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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무
네 나무
따로따로 자기 나무를 가지지 않아서
어느 나뭇가지에나 앉아서
날개를 쉬고

내 먹이
네 먹이
따로따로 자기 곳간을 가지지 않아서
배고프면
어디에서라도
입을 다신다.

백 마리가 함께 살아도
산자락을 갈라서 담 쌓지 않고
천 마리가 함께 살아도
하늘을 조각내어 나누지 않는
산새의
산과 같은 온전함
하늘 같은 넉넉함

그래서
산새들은 늘 몸이 가볍다.
숲속에서도
하늘에서도
바람처럼
늘 몸이 가볍다.

—————이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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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날다가 창에 자주 부딪힌다.

공연히 지은 죄없이 미안하다.

거기에 창을 내어서 미안하고 투명하게

착각하게해서 미안하고.

매실따러 숲으로 가다가 푸두득하는 소리에

놀라 쳐다보니 꿩 한 마리가 도망간다.

미안하다.

내가 그 시간에 그 쪽으로 가서 미안하고 놀라게

해서 미안하고 어쨌든 미안하다.

산에서 사람들이 고함을 질러도 내가 미안하다.

여러 동물들에게..놀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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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omments

  1. 오드리

    2012년 6월 17일 at 2:41 오전

    그 새 사진이락두 찍지그래서…   

  2. 산성

    2012년 6월 17일 at 2:41 오전

    …그래서 산새들은 늘 몸이 가볍다.

    그렇군요.
    마음에 오는 아름다운 말씀.

       

  3. 벤조

    2012년 6월 17일 at 2:43 오전

    인심 많이 좋아졌어요.
    옛날같으면 그 꿩 잡아먹으려고 야단일텐데…
    그런데 왜 갑자기 동물들에게 미안하다고 그러시는거예요?
       

  4. Lisa♡

    2012년 6월 17일 at 2:45 오전

    오드리님.

    지금 그러잖아도 몹시 후회하고
    있답니다.
    정말 그땐 경황이 없었거든요.
    정말 귀여웠답니다.   

  5. Lisa♡

    2012년 6월 17일 at 2:45 오전

    산성님.

    그런가봐요.
    이해가 되는 말이죠?
    새들은 신비해요.   

  6. Lisa♡

    2012년 6월 17일 at 2:46 오전

    벤조님.

    저는 그 꿩 잡는다면 못먹을 것 같네요.
    요즘 놀라게 하면 미안하더라구요.
    헤헤헤…..꿩도 귀해서 잘 보존시켜야해요.   

  7. 푸나무

    2012년 6월 17일 at 1:03 오후

    헤헤헤.
    (나도 리사님 처럼 귀여운가. 따라서 해봄^^*)

    근데 정말 산에 가면 미안한것들 많아요.
    나무 뿌리, 사람들 손이 닿아서 반잘반질한 가지들,
    이즈음 들기 시작한 스틱,
    겁나 미안하지요.   

  8. Lisa♡

    2012년 6월 17일 at 2:33 오후

    푸나무님.

    스틱을 거문오름에선 일체 사용금지잖습니까.
    그러니 그만큼 땅에게는 미안한 거지요.
    오죽하면 지렁이나 땅에 사는 벌레들이 나와 숨쉴
    구멍이 없다잖아요.
    늘 미안한 걸 느끼고 살아야 하는 인간들이죠?

    근데 헤헤헤 하니까 저보다 더 귀엽답니다.   

  9. 누구나

    2012년 6월 18일 at 4:59 오전

    저 위의 시, Lisa님이 쓰신 줄 알았네요.
    새들이 가르고 나누지 않아서 가벼워요?
    그럼 나도 하늘을 가르지 않아서 가벼운가 보다.

    Lisa님, 산에 들어가고 꿩을 날아가게 하고…
    미안해 하지 마세요,
    그들은 Lisa님을 위협으로 여기지 않을 껄요.
    그리고 새들을 위해 유리 청소를 안 하거나,
    혹은 유리에 충돌주의 경고문이라도 붙여놓으세요.   

  10. Lisa♡

    2012년 6월 18일 at 2:43 오후

    앗..이무일 님의 시 입니다.

    이름 적으려다가…실수.

    유리창에 뭐 붙여 놓을까요?   

  11. 누구나

    2012년 6월 18일 at 4:29 오후

    시에는 원래 이름이 적혀있었는데요.
    실수 아닌데…

    "새 충돌 금지, 충돌 시 책임 안 짐"(빨간 글씨로)   

  12. 누구나

    2012년 6월 19일 at 6:04 오전

    위의 처방은 농담이고요.
    커튼을 치든지, 유리창에 그림 등을 붙혀 놓아
    투명하지 않게 보이면 되겠지요???   

  13. Lisa♡

    2012년 6월 19일 at 8:24 오전

    누구나님.

    친절하십니다.
    커튼은 블라인드가 있는데 바깥 경치가
    너무 좋아 치지 않고 살거든요.
    아무래도 새들 때문에 무슨 수를…
    솔거의 소나무도 아닌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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