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고슬링.
미셀 윌리엄스.
두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요즘 제일
잘 나간다는 배우가 주연이라 설레였다.
그리고 이 둘이 왠지 트루 러브라인으로
가는 건 아닐까 하는 묘한 흥분감마저 일었다.
미셀은 히스 레저를 잊었을까?
내가 미셀을 보면 늘 떠올리곤 하는 생각이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계단에서
k가 말했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
내가 말했다.
"아프네요..이 영원한 우리들의 딜렘마가"
사랑에 빠진 연인들.
그 사랑이 식어가고 있는 슬픈 연인들.
핑크빛으로 물든 결혼을 하는새내기 부부들.
슬슬 권태기가 오는 부부들.
걷잡을 수 없는 부분까지 간 부부들.
이혼한 부부들.
이혼을 생각하는 부부들.
………..모두에게 움찔한 영화다.
보통 사랑하는 감정의 유효기간을 말하자면
호르몬과 관계가 된다고도 하고 이유가 다양하다.
기간은 주로 1-3년 사이를 가장 많이 꼽는다.
슬픈 일이지만 사실이다.
그 화려하고 빛을 발하던 사랑이 그다지 오래도록
그감정 그대로 지탱해주지는 않는다.
누구나 사랑에 빠진 후 경험하게 되는 건, 시간이 흐르면서의
씁쓸함이거나 또는 체념이거나 또는 성숙함이다.
그렇다고 그 기간에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있는데 감정대로
불쑥 이혼을 하기도 겁나는 건 사실이고 그러다보니
그런 감정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제법 많을 것이다.
사랑하는 감정이 없이도 흔히 말하는 정 하나로 살아간다고들
하지만 어떤 육체적 설레임이나 흥분, 혹은 다가서고픈
마음은 줄어드는 건 사실이다.
영화에서 딘(라이언 고슬링)은 이삿짐센터 직원으로
고등학교도 마치지 않은 청년으로 결혼이나 양육에는
관심도 없다가 신디(미셀 윌리엄스)를 만나 가족이
되기로 결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6년…그들은 이미 지칠대로 지친 가족이다.
시작이 키우던 개인 ‘메건’의 실종이다.
우울함으로 시작되는 스토리는 결국 관객 자신의 이야기로
결론이나 마침은 없다.
낡은 싸구려 모텔에서 뭔가둘만의 분위기를 시도해 보기도
하지만 이미 감정은 식을대로 식고 야망이나 성실함을
잃어버린 딘은 신디에게 부담스럽기만 하다.
영화를 보는내내 회피하고픈 현실과 감정이 뒤섞이던
나만의 감정을 발견해내곤 했다.
우클렐레를 치며 내 창가 아래서 시종일관
변함없는 모습으로 다가오던 시우가 생각났다.
내가 시우랑 결혼했다면 아이들은 지금보다
못생긴 애가 태어났을 것이고, 경제적으로는
더 잘 나갔을지도 모르겠고,사회적으로 더 바쁘게
지낼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이 스치는 건 우크렐레
연주가 영화내내 흐르기 때문이기도 했다.
라이언 고슬링은 노래를 무척 잘 했다.
그의 취미가 재즈인 걸 감안한다면 무리는 아니겠으나
가수를 했어도 성공했을 실력이다.
그의 기막힌 노래를 들을 수 있고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의 음악을 그가 직접 선곡했다.
동갑내기 그들은 영화의 리얼리즘을 위해
실제로 한달동안 딸로 나오는 아역배우랑
생활을 하고 간호사역과 이삿짐 센터 직원역할을
그대로 수행하며 거기서 나오는 급여로 쪼개서
썼다고 한다.
미셀은 영화를 위해 8키로 체중을 불리고
고슬링도 마찬가지에 나이든 연기를 위해 반대머리
헤어스타일로 나오기도 한다.
달콤함이나 설레임이 없는 남녀 간의 관계.
신은 그래서 그럴 때쯤 아기라는 선물을 주신다.
그렇게 가족은 이루어지고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아들 간다.
신디처럼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진정한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 채 숨죽이며 살고 있다.
그냥 다들 그렇거니 하고 이런게 삶인가보다 하고
살아간다.
그렇다고 뜨거운 사랑이 다시 와줄 것 같지도 않고.
섭섭하고 미적지근하지만 그냥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가
보다 하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블루 발렌타인은 우리들의 관계에 대해 깊은 사고를 하게
하지만 그 사고의 끝엔 언제나 결론이 없다.
오공
2012년 6월 23일 at 3:38 오전
이 영화 볼까말까 했는데
봐야겠군요.
언제나 우리의 정보센터 리사님 캄사~
Lisa♡
2012년 6월 23일 at 3:38 오전
안봐도 될 듯..
보면 괜히 심각해지거든..
Lisa♡
2012년 6월 23일 at 3:39 오전
근데 고슬링 노래때문에 봐야 하긴 할 듯.
푸나무
2012년 6월 23일 at 1:19 오후
생각하게 한다니 급 보고 싶군요.
리사님 생각과 같을까…..
궁금해서…^^*
Lisa♡
2012년 6월 24일 at 2:51 오전
결혼하거나
사랑하고 있거나
다 보면 생각하게 하지요.
우리들의 삶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