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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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오빠가 있다.

친구의 오빠이기도 하고 소문난 바람둥이?이기도

하고 자칭 바람둥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남자다.

할말이 있다며 저녁을 먹잔다.

정말 날이 갈수록 동네 외에는 나가기 싫어진다.

아예 다른 곳에서의 약속은 망설여질 정도이다.

집으로 온 오빠와 10분거리에 있는 아구찜집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 사람은 자신이 상당한 외모와

체격을 지닌 걸로 착각을 하고 산다는 걸 발견했다.

내가 오빠~~아니야~~절대~~그냥 평범한 외모구 체격은

어깨만 넓고 좀 아니야…하자 결단코 아니란다.

자기 정도면 봐줄만하고 여자들이 줄줄 따른단다.

자신감 하나는 높이 사줄만하다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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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지나가는 사람들이 "미인이시네요" 라든가

"따님들이 예쁘세요" "아이구 잘 생기셨네~~" 하면

그 말을 꼭 다른 이에게 전하면서 "날더러 그러더라~"

하는 실은 속으로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음을

내비치는 이들이 더러있다.

그런데 진정한 바람둥이는 말없이 가만있는 것처럼

진정 잘 나고 잘 생긴 사람들은 외모에 대해 말없다.

남의 외모를 탓하지도 않고.

이 오빠는 남의 외모는 엄청 탓하고 못생긴 여자는

거의 물건 취급을 하는 수준이라 나와 말이 시작되면

쿠사리만 듣는다고 울상이다.

문제는 내가 아무리 야단을 치고 쫑고를 줘도 그냥 웃으며

다 들어주고 부인만 귀엽게 하기에 싸움이나 다툼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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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을 쳐다보더니 "너 어디서 밭일하다 왔어?"

한다. 아이들 저녁을 챙겨주느라 오디와 산딸기를

만져짧은 손톱에 물이 꺼멓게 든 것이다.

그가 만나는 여자들은 모두 색깔 고운 매니큐어를

일주마다 다르게 관리받고 나오는 여자들일 게 분명하다.

내 손이 부끄럽거나 그런 건 아니고…"응~~일하다가

나왔고 산에서 보리수랑 오디손질을 했더니 이래~~"

하니까 "너 참 잘 한다" 하며 그게 여자 손이냔다.

그렇게 못생긴 손은 처음봤다며 자기가 만나는 여자들은

마타하리 뺨친다나~~어쩐다나~~기러기 아빠 10년에 는 건

바람이요~~ 생기는 건 공허함 뿐인 듯.

그러면서도 맨날 외롭단다. 바람둥이들의 특징은 늘 외롭다.

"유유상종들만 만나니 외롭지 않으면 이상하지~ 정신차려~"

하자 인정하며 자기가 만나는 여자들은 다 왜 엉기는지 모르겠단다.

내가 볼 때 전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하긴 대화 도중에도 계속 같은 여자가 받지도 않는데 전화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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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하면 부러진다했고 지나치면 하지않은만 못하다고

했던가, 그는 요즘 고민이 있는데 한 여자가 시도 때도

없이 새벽에 벨을 눌러 나가면 거기 서 있다고 한다.

"나만이 너를 구원해줄 수 있어" 하면서.

깔깔깔…왜그리 웃기던지, 이건 까불락거리다가 걸린

꼴이다. 그 여자에게 얼마나 잘난 척을 했으면 그 여자가

그럴까 상상만으로도 충분히 짐작이 되었다.

"꼬시다~~" 라고 내가 말하자 자기는 진짜 미치겠단다.

그런데 그 여자 병원가야지..하니까 남편이 병원한단다.

그 나이에 여자들에게 도대체 무슨 뻥을 치기에 그러냐고

하자 자기가 너무 섹시하다나~~ 사랑이 없는 섹시함을

쫒는단 말?

그는 나에게 죽어라 야단만 2시간 맞다가 집으로 갔다.

도대체 무슨 결락이 그를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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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omments

  1. Hansa

    2012년 6월 28일 at 12:10 오전

    하하 재밌어요.

    아스파라가스 싱싱해보입니다.

       

  2. 나무와 달

    2012년 6월 28일 at 12:37 오전

    바람둥이들의 특징은 늘 외롭다…저는 바람둥이도 아닌데, 왜 늘 외롭지요…?? ㅎㅎㅎㅎ

    늘…재미있는 사연들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3. 김술

    2012년 6월 28일 at 12:59 오전

    망상해수욕장에 가셔야할 분!   

  4. Lisa♡

    2012년 6월 28일 at 3:02 오전

    한사님.

    아스파라가스를 어제 좀 샀습니다.
    새우와 소고기를 잘라 간없이 같이
    꼬치에 끼워 살짝 게란 묻혀 구우면
    맛있더라구요.   

  5. Lisa♡

    2012년 6월 28일 at 3:03 오전

    나무와 달님.

    인간은 늘 외로운데
    늘 잘난 척 하는 바람둥이는 왜 외로운지
    모르겠어요.
    진정한 사랑을 찾으면 덜 외로울텐데 말이죠.
    후후…나달님 외로운 거야..근원적인 거?   

  6. Lisa♡

    2012년 6월 28일 at 3:04 오전

    술님.

    망상 해수욕장에 보내버릴까요?
    너무나 웃기고 유치해 되려 안되어 보이더라구요.   

  7. 단소리

    2012년 6월 28일 at 5:16 오전

    모처럼…
    상큼하게 인사한 후에….

    그런 사람 붙잡고 2시간씩이나 상담(?)하는 사람이 더 이상한 것 같지 않으시오?
    내가 보기엔… 그런 것 같구만요.
    내 같았으면…. 야, 담부턴 전화도 하지 말어.
    끊어….그걸루다가 끝인 것이제. 잉!!

    오늘도 영양가 없는 일에 2시간씩이나 아까운 시간을 꼴박으면서….^^
    즐겁게 보내시오소서….   

  8. Lisa♡

    2012년 6월 28일 at 5:33 오전

    너무나 오래된 몇 십 년 된 오래비래서..

    집안끼리도 알고…흑흑…죄송해요~~

    진짜 속으로는 내가 영양가없는 이 인간
    왜 보고있나 했어요.
    근데 뭐 따로 부탁할 게 좀 있더라구요.   

  9. 푸나무

    2012년 6월 28일 at 7:01 오전

    잼있네요.
    글로보니
    실제 봤으면 한심헸겠지만,
    근데 너무
    자신을 잘 알아도 재미 없어요.
    나같은 사람. ^^*

       

  10. 나의정원

    2012년 6월 28일 at 8:18 오전

    항상 재밌는 얘기에 푹 빠져서 읽다 갑니다.

    생활에서 나오는 이야기의 재미~

    정말 좋구먼요~~~   

  11. Lisa♡

    2012년 6월 28일 at 3:56 오후

    푸나무님.

    한심해도 귀여운 사람 있어요.
    밉지 않고..그게 문제이지요.
    너무 잘 아는 처지라 모르새기로 일관
    하기도 그렇고…보면 미워할 수 없는~~ㅎㅎ

    자신을 너무 잘 알아도 재미없어요~~   

  12. Lisa♡

    2012년 6월 28일 at 3:57 오후

    나의 정원님.

    저녁에 산책갔다가
    아는 분 만나 지금까지 와인에
    대화에 빠져 있다가 들어왔네요.
    새벽에 독일과 이탈리아 축구 있는데
    고민 중입니다.   

  13. 김삿갓

    2012년 6월 28일 at 4:16 오후

    바람 이라는 어원에 대하여 궁금 합니다. 왜 바람 이라고 했는지…ㅋ

    제가 볼떈 그 오빠라는 친구 준 바람둥이? 로 밖에 않보이네요. 진짜 바람은…
    으~음. 관계 유지와 원나이트 가 있는데… 에이 그만 두자 괜히 뽀록 나겠네.ㅋ

    아 한국에 친구 중 정말 대단한 친구가 있는데… 지금도 그친구는 길가다가
    지나가는 여자중 아무나 찍고 가서 말 걸곤…거의가 성공으로 이끄는 친구인데…
    그냥 말빨 하고 돈으로 직이더 군요. 정말대단한 친구 입니다. 한국여자를 한번도
    사귀어 보지 못한 촌넘이였던 총각 시절엔 저도 그친구 덕? 을 많이 봤었죠 넵.

    좋은 시간 되세유!!! 구~우벅 ^_________^    

  14. Lisa♡

    2012년 6월 29일 at 12:22 오전

    삿갓님.

    바람에도 종류가 많지요?
    이 사람은 그냥 제가 그렇게 붙인 겁니다.
    이해하기 편하시라구요.
    진짜 플레이걸과 플레이보이는 표도 안나요.
    그리고 그렇게 꼬이는 남자도 여자도 있더라구요.
    그게 그렇게 태어난 것 같아요~~^^*   

  15. 뽈송

    2012년 6월 29일 at 4:57 오전

    그런데 통계학상(?) 주제파악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정신 건강엔
    문제가 없다든가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좀 주제 파악을 못하고
    사는 편이라서 그런지 우울증 같은 것에는 걸리지도 않고 종종 공상의
    세계에서 작은 행복도 느낀답니다. 그것 때문에 여지껏 버티고도 했고요.
    앞으로도 그렇게 그렇게 재밌게 살아보렵니다…ㅎㅎ   

  16. 오를리

    2012년 6월 29일 at 5:29 오전

    오늘 병원가서 수술 곧해여되는
    CT 스캔 결과를 듣고 와서 스트레스 받고 있다가
    리사님 글 읽어 보고 한방에 날렸씁니다 ㅎㅎㅎㅎㅎ

    자신이 미남이라고 착각하는 남자, 자신이 미녀라서
    여자들이ㅡ 남자들이 줄줄이 따라다닌 다고 착각하고
    사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나도 한번 그렇게 생각하고 산다면 아마 아무 근심걱정이
    없을듯도 합니다~~~~   

  17. Lisa♡

    2012년 6월 29일 at 2:09 오후

    뽈송님.

    저는 뽈송님보다 더하면 더 했지
    결코 덜하지 않답니다.
    그래서 저도 늘 행복해하는 편이구요.
    그럼 우린 다 행복하게 버틸 수 있는 거죠?
    아마 저는 70세가 넘어도 철이 없을 예정입니다.   

  18. Lisa♡

    2012년 6월 29일 at 2:10 오후

    오를리님.

    수술요?

    아마 잘 될 겁니다.
    인간의 능력이 대단하잖습니까?
    능력을 보여주세요.

    세상에 미의 기준이 정해져 있다면
    아마 지금처럼 살기 힘들 겁니다.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기에
    그런대로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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