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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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서 팥빙수를 먹었다.

수녀님들이 옆에서 같이 팥빙수를 드신다.

언제부터 팥빙수도 거의 만원에 육박하는지

무섭다.

인사동에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투명한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귀하다.

우리에게 귀한 건 왜이리도 많은지.

노시인의 모꼬지에 갔다.

누군가를 배웅하고 새로운 장소에 발을 넣는 기분.

그거 해볼만 하다.

순수한 얼굴들이 가득한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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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가면서 어떤 이는 표정에 음흉함이 가득하고

어떤 이는 욕심이 차고 넘쳐 보이고, 어떤 이는 거만과

독선이 가득해 보이기도 한다.

곱게 차분하게 선량한 얼굴로 늙는 거 힘들다.

어느 60대 여성의 고운 목소리를 들으며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된 건 그녀의 모습도 참 고와서이다.

어쩌면 그렇게 고운 모습에 고운 목소리에 표정을 지녔는지.

욕심이 없는 순수한 마음이 그렇게 만드는 게 아닐까.

또 사랑하고 좋아하는 취미를 늘 간직하고 자기만의

리추얼을 잘 키워나가기에 그런가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그녀 모습이 창에 빗물과 오버랩된다.

나는 그녀를 모르지만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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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를 듣다가 웃음.

1. 손석희 프로에 나온 어느 민주당 인사가

새누리당을 말하며 ‘온누리당’ 이라고 했다.

잠시 후, 손아나도 자기도 모르게 ‘새나라당’

이라고해서 듣는 내가 슬며시 웃었다.

2. 아이들을 아침에 지하철에 내려주고 가고

오는 길엔 늘 장일범의 시간을 듣는다.

클래식 음악에 클래식 연주자들만 나오는 시간에

그들이 꾸미는 오페라 이야기나 그들이 꾸미는

연극에 갑자기 사투리로 오페라를 만들어 나가면

나도 모르게 엄청나게 웃게 된다.

예를 들면 토스카 아리아를 부리기 위해 나오는

카바라도시 역의 테너가 전라도 사투리를 팍팍

쓰면서 나오면 장일범이 경상도 사투리로 하인역을

한다던가..진짜진짜 웃긴다.

하루가 유쾌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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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를 빠져 나오는 방법.

남산 터널을 2000원 내고 통과하기.

또는 그냥 동호대교 쪽으로 건너 턴해서 88타기.

금요일 밤 9시 30분.

어중간한 시간이다.

2000원을 받는 시간일까? 아님 무료통과하는 시간일까?

그것이 문제로다.

나의 운에 맡기기로 했다.

2000원을 아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아~~~~어두컴컴한 도로를 지나 약간 기대를 하거나

떨거나 하면서 터널 쪽 한남대교 방면으로 가는 순간

거침없이 쌩쌩 달리는 차들은 멈추지 않았다.

얏호~~~2000원 아끼다.

나 소탐대실이다. 인사동 주차비가 엄청 나와서 그거라도

쪼매 아끼고 싶었다는 거…..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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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Hansa

    2012년 6월 30일 at 5:24 오전

    늙어가는 얼굴.. 의미심장한 말씀이군요.
    평온한 얼굴이면 좋겠어요. 하하

       

  2. Lisa♡

    2012년 6월 30일 at 8:40 오전

    저두요~~

    선량해뵈고.

    저는 욕심을 좀 비워야 하거든요.   

  3. 오드리

    2012년 7월 1일 at 3:22 오전

    팥빙수, 오설록에서는 이만원 하드군…..맛있긴 했지만 역시 심하다는 생각이………   

  4. Lisa♡

    2012년 7월 1일 at 11:18 오전

    어머 너무 비싸다.

    세상에..지나가다 사진보니
    녹차가 들어간…?
    심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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