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해피 브레드
이 영화가 나온다는 걸 아는 순간부터 기다려온 이유는
아름다운 레서피나 정갈한 화보같은 빵들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약간은 핀트가 빗나갔지만 고운 소품가게 같은 영화다.
홋카이도 츠키우라 도야코 호수변에 자리한
마니 카페.(실제 고슈카페에서 촬영)
‘마니’ 라는 명칭은 ‘달과 마니’라는 동화책
에서 따온 이름으로 동화 속 남자 주인공 이름이다.
일본 소녀들이나 시내기 신혼 새댁이 좋아하는
소품들을 파는 예쁜 집들이 간혹 보인다.
그런 소품파는 심플한 가게가 자꾸 떠오른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도야마 호수 풍경.
실제 존재하는 카페의 난로.
전통 화덕에 구운 빵들.
빵이 찢어지는 소리와 커피향이 그대로
들리는 아니 냄새 맡을 수 있는 영화다.
영화내내 빵과 커피가 어찌나 땡기던지.
빵의 가루 떨어지는 소리, 밀가루 퍼지는 모습.
핸드드립커피의 물소리, 커피가는 소리, 향기.
갓 빨아 널은 하얀 이불호청같은 영화다.
그것도 쨍한 태양광에 빠싹 마른 빠삭거리는
하얀 시트와 베갯닛같은.
콩소메, 호박스프, 오믈렛, 깜빠뉴….
예쁜 척 하는 것들만.
포즈도, 배경도 예쁜 것들만.
좀 인위적이긴 했지.
청정지역에 사는 무공해 인간들 이야기.
소녀- 엄마가 만들어주던 호박스프.
아코디언 아저씨- 커피, 와인, 사과빵.
노부부-콩빵.
우편배달부-커피.
갓 구워 낸 깜빠뉴.
말이 길게 필요없는 영화다.
맑은 공기와 평화와 배려와 치유와
사랑이 있는 동화같은 화보같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