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마르께스의 장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영화를 보면서 유치하지만 ‘은교’를 떠올렸고 주인공
엘 사비오는 마르께스 자신의 어느 부분을 대신 드러낸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절로 떠올랐다.
마르께스가 2004년 발표한 작품.
90살을 앞둔 기자와 14세 처녀와의 이야기다.
영화에서는 처녀 즉 델가디나가 19세 쯤으로 나온다.
내 아흔 살은 뱃고동 소리처럼 다가왔다고 말하는 그는
사랑 때문에 죽는 것은 시적 방종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으나
90살 생일에 만난 그녀에게 첫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는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고 죽기도 하는 것은 가능하며
자기 자신이 그 사랑 때문에 죽어가고 있음을 발견하다.
그는 ‘섹스는 사랑을 얻지 못할 때 가지는 위안에 불과하다’ 고 말한다.
12살부터 수없이 창녀들과 지냈던 그가, 결혼도 하지않고 창녀들 사이에서
살아온 그가, 이제 나이 아흔에 처음 사랑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늙은 나이가 주는 추함이나 초라함보다는 그 나이에도 저렇게 사랑에 빠질 수
있음을 이해하는 나이가 어느 새 되어버린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의 90살을 이해하는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으며 그의 사랑에 순수조차
찾으려는 내가 이미 어떤 경지를 이해한다는 것이 놀랍다.
풋풋한 그 자체로 마냥 사랑스러운 나의 델가디나.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은 그 자체로도 너무나 충분한.
어머니를흠모했던 소년 시절과 청년시절이
현재와 오버 랩되면서 보여지고 삶에서 뚜렷하게
투영되어지는 지난 과거들에 그는 늘 묶여있다.
늘 보면 어린 날에 겪은 어떤 성적 환상이나 경험들이
오래도록 그 사람의 인생에서 중요한 트라우마가 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거나 간접 경험으로도 알게된다.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린 시절에
반드시 어떤 상처나 경험을 갖고 있다.
사비오는 12살부터 창녀들의 틈에서 지내게 되고 결국
사랑보다는 육체적 탐닉에 몰두하게 된다.
그런 그가 90살에 사랑에 빠지고 신문에 연애편지를 기고하게
되면서 델가디나에게 사랑고백을 하게 된다.
책만큼의 넓고 깊음에는 다가갈 수 없으나 영화에서도
사비오의 캐릭터는 잘 전달된다.
미안하지만 은교라는책을 읽을 때 느끼는 감정이나
은교라는 영화를 볼 때 본다는 자체가 창피하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무엇이 있다.
노벨상을 받은 작가와 그렇치 못한 작가의 차이는 아닐진대
그 어떤 유치함이나통속적인 느낌에서는 확실히 벗어나있다.
영화조차 원작이 주는 느낌을 많이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어서이겠지만.
주인공 배우들과 배경들의 그 거친 느낌들이 참 좋았다.
주름이 어떻게 나있던 상관없는, 나이든 제랄딘 채플린을 보는 재미도
새로웠다.
Hansa
2012년 7월 21일 at 12:44 오전
젊은 아이들은 자기 또래들과 어울려야 이쁘던데요.. 하하
Lisa♡
2012년 7월 21일 at 1:24 오전
어느 또래든 거기에 걸맞는 상대가 보기에
이쁘고 좋치요.
90살 된 노인의 치기같은 행동인데..어찌보면
발악같은 노욕이구요.
그런데 그런 늙은 사람의 심리도 이해가 되어요.
몸은 늙어가는데 마음은 아직 청춘이니까요.
그리고 다시 지난 날처럼 젊어지고픈 욕망같은 거요.
김삿갓
2012년 7월 21일 at 6:02 오후
한국선 조금 부자연 스럽게 보일수도 있지만 오만 잡동사니가 모여 살고 나이에
관계없이 이름 부르는 이곳선 그리 주목 받을 관계가 아니죠. 그냥 남 해꾸지 안하며
자기 꼴리눈 데로 사는 곳이 니까요. 그나 저나 저도 몸은 늙은인데 정신연령이
아직 틴에져 같아서 고민 아닌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 걱정 입니다.
옷 차림새며 행동 그리고 말투 까지… 이궁 사는게 몬지…ㅋ
좋은 주말 지내세유!!! 구~우벅!!! ^_________^.
Lisa♡
2012년 7월 22일 at 1:19 오전
본래 몸은 늙어가고 마음은 틴 그대로죠.
나이들수록 그런 이들 많이 보여요.
특히 남자들….그야말로 주책들도 많고.
진지한 생각으로 다가서려해도 영 이해가
안되는 이들이 더러 있긴하죠.
뭐 어쩌겠어요…고쳐지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