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문화센터.
그 곳에 있었다.
계동.
현대계동 사옥에서 계동 교회로 올라가는 길.
정갈한 마당 안을 누가 오가느냐?
나처럼 지나다 우연히 들르는 객과
안내서를 들고 기웃거리는 외국인들.
문화수업을 받으러 오는 이들이 오간다.
뜻밖의 행운.
다도를 가르치는 팽주가 고운 자태로우리를
마치 기다린 듯..
"들어가도 되나요?"
"어서 들어오세요~~~"
차분한 음색이다.
"저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부끄러워하며 겨우 허락하신다.
우리가 들어가 앉아 차를 마실동안
외국인 여성이 기다리는 것 같아 빨리
마시려하자 차를 마시는 일엔 기다림도
포함된다며 굳이 외국인이라고 이 시간을
서둘러 내줄려 하지말란다.
팽주는 갖고 있는 차가 제주산인데
자신은 개인적으로 하동산을 즐긴단다.
언젠가 마셔봤던 하동차에 반했던 기억이.
하동의 세작을 마시고 너무 맛이 기막혀
샀던 그때가 언제였더라.
조용히 돌아가는 선풍기 소리마저 대나무숲의
바람소리로 알아듣고,쪼르륵 붓는 찻물소리도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소리로 들으며눈감는다.
차가 우러날 동안의 잠깐 어색한 시간에도
팽주는 우아하게 기다린다.
침묵마저 그 기다림의 한 시간인듯.
차란 혼자 마시는 게 제일이라고 한 듯한데
팽주는 3사람이 마시는 게 가장 최적이란다.
4명 이상은 차를 마시는 게 아니라 대화하는
거라 했던가..말도 곱다.
자태처럼.
내가 차 맛에 감동하고 즐거워하자
너무 좋아하고 즐기는 모습에 선심을
쓴다며 ‘이슬차’를 대접한다신다.
이슬차.
같은 차를 적은 량의 물을 부어 우려낸다.
그야말로 한 방울만.
한 방울의 이슬차는 기적같다.
와인 테스팅에서 입 안에 와인 한모금을
넣고 굴려서 마시듯 한다.
먼저 향을 맡고 입 안으로 또르륵.
꼴깍 넘기고도 그 향이 입 안에 가득.
오래가는 짙은 향이 이런 향일까?
기가 막힌다.
우리는 그저 고마움을 인사로 표한다.
팽주는 자원봉사로 구청에서 파견한단다.
아무튼 즐거운 오후의 차 였다.
오현기
2012년 8월 3일 at 12:29 오후
정갈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네요
Lisa♡
2012년 8월 3일 at 1:32 오후
그쵸?
저 여자분이 저를 상당히
마음에 들어하시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