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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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하는 목소리에서 순진함과 때묻지않은

남자라는 게 흠씬 우러나는 H를 직접 만났다.

오피스텔 재계약건으로- 최고명당자리에 위치한

오피스텔이라 전세는 거의없고 말하는 게 값이다.

H는 30대 중반으로 아내는 미국대학교수다.

그는 한국 명문대교수이고 서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지내는 격월부부다.

그의 엄마가 2년전에 내게 전화를 했을 때 아주

교양있는 여성이라는 건 단박에 알았다.

그도 그 엄마의 자식답게 여러가지를 갖춘 남자다.

이 더러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될만치.

너나 잘하라구요? 네에~~

전세금을 배짱좋게 올린 내가 많이 미안했다.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괜찮은 인간을 만났다는

안도가 나도 모르게 들며 여의도건물들이 그리 멋질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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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를 하고있는 시누이네는 하나있는

아들이 의사의 길을 가지않은 것이 가장 선택을

잘 한 일이라며 또 이야기한다.

정말 매일 박혀 환자들만 보는 일에 간호사들의

잦은 이직에 할 짓이 아니고 이게 사는건가 싶어

돈도 싫고 다 때려치우고 어디로 훌훌 떠나고 싶단다.

어느 직업이든지 다 그런 애로사항이 있고,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얼굴이 햇볕을 쐬지못해 하얗게 변하는 남편이 오죽

안스러웠으면 그런 말을 할까싶다.

아들도 하나라고 끼고 있었던게 좀 후회가 된다면서

4학년이 되니 취직걱정이 앞서고 어찌될까 불안하다고 했다.

아니 알아서 하겠지, 그리고 안되면 좀 느긋하게 데리고

있거나 다른 공부시키면 되지…뭘그러냐고 하자 막상

당해보면 너도 그러지 않을거라며 울상이다.

날더러 미리 아이들 외국보낸 일이 잘된 일이라며 자긴

진작 그런 엄두를 내지못함을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유학하고 온 애들도 수두룩 뺑뺑 노는 애들도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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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아저씨뻘 되는 분 중에 대법관을 지내고

얼마 전 은퇴하시고 로펌도 마다하고 그냥 시골에

묻혀 지내시겠다고 가까운 경기도에 집을 하나

마련해 거기서 지내며 서울로 오고가고 하신다.

집이래야 작은 황토방 하나 있는 정도로 소박하다.

우연히 산에서 마주쳤는데 아주 젊어지셔서 맞는지

아닌지 긴가민가하고 있었다.

아저씨도 내가 모자에 썬글라스까지 끼고 있으니

뚫어져라 어디서 본 미모인데? 하며 본다.

그냥 서로 지나치다 뒤를 돌아봤다.

맞다.

시골생활에 산이나 다니시고 여유자적 묻힌 안빈낙도의

삶이 아저씨를 편하게 했나보다.

검소한 차림에 수수한 표정은 누가 그를 대법관을 방금

그만둔 이라고 할까. 존경하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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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액보험을 든 내 담당 설계사가 바뀐 모양이다.

새로운 담당자가 나를 보러 오겠단다.

마다해도 사양해도 그러겠다니 집 앞으로 오라했다.

집 앞 카페의 커피가 아주 맛있다.

보는순간, 아…상큼한 미모?

방금 들어올 때 세워둔 왠지 튀던 하얀 벤츠가 그대 차?

맞단다.

조안리를 연상시키는 그녀가 쏙 마음에 들었다.

그녀도 립서비스 차원으로 내가 아주 마음에 든단다.

10살의 차이를 넘어서는 우정의 첫발?

시시한 인간이 싫고 내숭떠는 인간이 싫고 회색분자가

싫고 갈수록 싫은 것 투성이다.

찌질한 모든 인간관계를 청산하고 싶은 게 요즘이다.

그녀는 내게 혜성처럼 나타났다. 첫눈에 알아봤다.

그녀가 괜찮은 인간이라는 것을..게다가 직업상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몇 십년동안 보험들고도 처음으로 모든 걸 알아듣는 순간이었다.

새롭고 괜찮은 사람 만나기 하늘에 별따기다. 왕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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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Beacon

    2012년 8월 7일 at 2:31 오전

    조안리 닮았다는 그 분께 나도 보험 하나 들고 싶어 지네요.. ^^   

  2. Angella

    2012년 8월 7일 at 2:57 오전

    그런 여자분을 만나셨어요?상큼하고 마음에 쏘옥 드는?ㅎㅎㅎ
    축하해요.
    저도 당췌 찾아도 없더라는…쪕…ㅎ   

  3. Lisa♡

    2012년 8월 7일 at 3:39 오전

    비컨님.

    그렇쵸?
    그러니 벤츠를 몰고 다닐 정도가 되나봐요.
    아마도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fsr같아요.
    인기 많을 겁니다.
       

  4. Lisa♡

    2012년 8월 7일 at 3:41 오전

    안젤라님.

    나이는 저보다 훨 어리지만
    격조있고 일단 세련되었고 분위기 좋더라구요.
    게다가 차분하고 뭔가를 알아보는 그런 자세에
    찬찬하고 쉬운 설명에 이해력까지.

       

  5. 벤조

    2012년 8월 7일 at 5:07 오전

    벤츠를 타야 리사님 같은 고객을 끄는거 아닌가요?

       

  6. Lisa♡

    2012년 8월 7일 at 7:59 오전

    벤조님.

    벤조랑 벤츠랑 앞 글자가 같으네요.
    ㅎㅎ….뚜버기도 만나는데…..헤헤   

  7. 김삿갓

    2012년 8월 7일 at 7:06 오후

    골치 덩어리인 사람만 빼면 세련된 사람? 이나 그렇치 못한 사람 다 거가서 거기
    인것 아닌 가요?

    좋은 시간 되세유~~~!!! 구~우벅 ^___________^    

  8. Lisa♡

    2012년 8월 7일 at 11:15 오후

    골치덩어리들이 꼭 있기 마련이죠.

    애나 어른이나..항상.

    좀 멋지게 살고싶은데 어렵네요.   

  9. 루시 Lucia

    2012년 8월 10일 at 9:55 오전

    요즘은 in Seoul 대학만 마치고 취직해서 제 밥벌이 하고 결혼하는 자녀를 둔
    엄마가 엄청나게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울 딸을 괜히 영국보내서 학위 받아 귀국하니 취업도 안되고
    직장이 없으니 시집도 못 보내고… (무직자 원하는 신랑감 없슈???)
    후회 막심…ㅠㅠ

    여드름 치료한다고 뭔 클리닉인가 하는 병원에 내 돈만 쏟아 붓고 있슴다.
    9월경에 다시 영국으로 갈 거라는데.
    앞날에 우리 주님의 자비하심만 믿습니다.
       

  10. Lisa♡

    2012년 8월 10일 at 11:52 오전

    어머…저도 우리 딸 여드름에 완죤
    어마어마한 돈 쏟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시간이나 먹는 게 원활하게 안되고
    지켜지지 않으니 여드름이 나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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