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무라카미 소설집을 한 권 읽었다.
오래도록 책꽂이에 꽂아두고도 눈에 띄지 않았다고나 할까?
‘우울한 오후’에 읽으면 ‘화려한 예감’이 생길래나.
아들에게 이 책의 제목을 말해주자 아들 왈
"겉 멋만 잔뜩 든 제목이네" 한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읽는내내 그 말이 계속 떠오르는 소설집이긴 했다.
도서관에서 있었던 기이한 이야기
춤추는 난장이
패밀리 어페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흙 속의 그녀의 작은 개
캥거루 통신
6편의 단편집으로 구성된 책으로 제목과 같은
단편은 없으며 내용 중에도 나오질 않는다.
특히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처녀작으로 소장한 이들이 많은 편이다.
한때 하루키에 미쳐 그의 소설을 있는대로 사 모으고
읽고 빠져있고 했었다.
그 중에 최고야 ‘노르웨이 숲’이지만 최근 1Q84에
이르기까지 참 다양한 소재도 많았다.
그래도 하루키의 소설은 상실의 시대(노르웨이 숲)때가 좋았다.
우울한~은 읽으면서 판타지적 요소가 강해 내가 갈수록
이런 소설류를 반기지 않는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다.
뭐 종류 나름이지만.
영화의 경우 동화적 판타지를 좋아하긴 한다.
그래도 소설 속 주인공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당신과
네 마리의 캥거루와 함께 나누겠다는 허무맹랑함에 그닥..
"뛰어난 지성이란 두 개의 대립하는 개념을 동시에 품으면서도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그런 것이다"
"나는 빈약한 진실보다 화려한 허위를 사랑한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굉장히 꺼림직한 일이다. 거짓말과 침묵은
현대 인간 사회에 만연한 두 가지의 커다란 죄악이라고 말해도 좋다.
실제로 우리는 자주 거짓말을 하고 부단히 침묵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연중 계속 지껄이고, 그것고 진실 밖에 지껄이지
않는다면 진실의 가치 같은 것은 잃어버리고 말지도 모른다’
‘아낌없이 주는 것은 언제나 줄 수 있는 것이다’
‘미로의 문제점은 끝까지 나가 보지 않고선, 그 선택의 옳고 그름을
알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그리고 끝까지 나가서 착오였다고 알게 되었을 때엔 이미
손쓰기가 어렵다. 그것이 미로의 문제점이다’
‘문명이란 전달이야. 만약 무언가 표현할 수 없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지. 말하자면 제로상태야’
벤조
2012년 8월 14일 at 12:17 오후
우리때는 그런 제목이 먹혔는데,
요즘은 아닌가봐요?
하긴, 좀 촌스럽죠?
글도 작가와 함께 나이가 먹어가야 좋은 것 같습니다.
Lisa♡
2012년 8월 14일 at 1:14 오후
저도 아마 제목에 꽂히거나 작가를 보고
샀을 겁니다.
아니면 제목이 좋아서 산 오드리님이 줬거나.
근데 아들은 딱 겉멋이라고..후후